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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브 Jan 22. 2019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 말하는 법

2018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가버나움 >

지금 이 글을 쓰는 날짜는 2019년 1월 22일, 영화 <가버나움>의 국내 개봉일은 1월 24일.

나는 영화 관계자도 어둠의 경로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아니기에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렇다. 이 글의 제목처럼 나는 아직 <가버나움>을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나 커서 동시에 이 영화의 주제, 태도가 너무나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영화를 보기 전 <가버나움>에 대한 글을 짤막하게 남기고 싶었다.


<© 네이버 영화>


이 영화를 접한건 바로 어제 1월 21일(월)이다.

매주 월요일,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는 '영화음악'이라는 코너가 진행된다.

영화 칼럼니스트 김세윤님이 영화와 그와 관련된 음악들을 소개한다.

바로 어제의 영화가 <가버나움>이었고 김세윤님은 2019년 최고의 영화라고 했다. (2019년 1월 21일 기준)


이쯤에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다.

지금 이 글의 제목은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 말하는 법>이다.

아시는 분들은 아실 테지만 이 제목은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에서 따온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제목에 충실하기 위해 위의 책도 읽지 않았다.


사실 이 글은 제목과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보지 않은 영화에 대해 말하는 법이 아닌 내가 아직 보지 못한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영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끄적일 것이다.


<가버나움>이 칸 영화제에서 이례적으로 15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사실보다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자인의 한 마디에 소름이 돋았고 이 영화를 사랑하게 되었다.


"부모님을 왜 고소했나요?"

"세상에 나를 태어나게 했으니까요."


<© 네이버 영화>


영화를 본 것도 아니지만 라디오 안에서 김세윤 칼럼니스트가 읊조리듯 내뱉은 이 한 마디의 대사에 소름이 돋았다. 저 한 문장의 대사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느껴졌다. 또한 감독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이 영화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는지 전해졌다. 마치 영화를 다 본듯했다.


더불어 영화 <로마>와 동일하게 전문 배우가 아닌 현지의 실제 인물들을 위주로 캐스팅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가슴에 무언가 쾅 부딪쳤다. '정말 영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졌겠다'라는 생각도 잠시 레바논에서의 삶을 실제로 '지옥'(현지에서 가버나움은 '지옥'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이라고 표현하는 아이들이 연기를 통해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축약하여 재현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기도 했다. 신발 브랜드 탐스 TOMS가 판매된 신발 수만큼 아프리카에 신발을 기부하며 아이들의 발을 보호했지만 동시에 아프리카 지역의 신발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누군가의 좋은 의도가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아마 <가버나움>을 보고 나서는 느끼는 바는 커지고 하고 싶은 말은 적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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