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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브 Aug 07. 2019

할아버지가 나라면 무슨 책 골랐을 거 같아요?

퇴근길 갑작스레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았다. 약속 장소인 신사역에 도착했지만 퇴근이 늦어지는 친구를 기다려야 했다. 카페를 가려고 발걸음을 옮기다 알리딘 중고서점을 발견했다. 굳이 땡기지 않았던 커피를 안 먹어도 되고 커피값도 굳으니 꽤나 좋은 선택이라 생각하며 서점으로 들어갔다.

요즘 나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제목의 책 두 권을 골라 자리를 잡았다. 먼저 펼쳐 든 책에 별 내용이 없다고 느끼던 차에 뒤에서 꼬마 아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할아버지는 무슨 책 골랐을 거 같아요?"
"응?"
"아니, 할아버지가 나라면."

아이의 질문에 흥미를 느낀 나는 할아버지의 대답에 귀를 기울였다.

"음, 우리 승민이 조만간 여행 가니까, 여행 관련된 책은 어때?"
"오 그럼 이거 어때요?"

"네가 좋은 거 골라야지. 할아버지는 모르지."라고 생각한 내 예상 답변이 부끄러워지는 멋진 답변이었다.

적어도 60년은 차이 나는 그 둘의 대화에서 서로에 대한 보이지 않는 존중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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