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잘하자...
나는 교육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can not이 can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과정과 활동 및 그 결과"
그리고 이 시대의 사람들이 교육에 대해 가진 관심은 상상 이상이다.
최근 한 신문에서 "교피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부 장관"의 평균 임기는 단 376일이라고 한다. 그리고 대학 입시정책은 수도 없이 바뀌었다.
2019년 지금 고등학교 1,2,3학년의 교과과목과 대입체제가 모~~두! 다르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미친 짓"이라는 말만 나오게 한다.
그러면서도 각종 제도를 만들어내는 모든 위정자, 권력자, 교육자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교육은 백년 앞을 내다보고 해야 한다..."
인지부조화도 이 쯤되면 집단적인 병이라 해도 될 것 같다. 각각의 분야에서 동량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이 그네들의 희생양이 되어버리는 구조가 반복된다.
공교육에서의 갈증은 거대한 사교육을 만들었고, 공/사교육에서의 갈증은 다시 다양한 책, 모임, 활동, 대안적 교육기관 등을 낳고 있다.
도대체 왜, 유아/청소년 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는 가장 후진적이고 시대착오적이고, 가장 뒤쳐지는 기관이 되고 있는 걸까? 한국의 현대 공교육 제도의 뿌리에는 무엇이 있는 걸까? 조금씩 거슬러올라가다보면 젠장, 또 일제식민이 있고, 조금 더 올라가면 또 다시 요시다 쇼인을 훑어지나가게 된다. 현대 한국의 공교육체계는 일본이 설계한 식민지교육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아직도 그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시대와 개인의 거의 모든 병폐가 이에 뿌리하고 있다...
심지어 조선의 유학, 민예, 문화, 사상, 사회 등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한 것도 일본제국의 학자들이었다. 한국사상, 한국철학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이제야 한국사상/철학을 그 자체로써 드러내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분이 바로 조성환 선생이다.)
현대 교육제도 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지녀온 가치/전통들마저도 일본제국의 손아귀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교육의 오늘과 미래를 논의하면서, 교육이 문제다라고 말하면서도 그 '뿌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보려고도 알려고도 하지 않다보니 근본적인 담론도 형성되지 않는다.
나는 최근에 운이 닿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몇 가지 대안교육기관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됐다.
- 두양기업의 회장께서 미래혁신인재를 양성해달라고 기부한 자산으로 운영되는, "건명원"
- 건명원의 뜻을 이어받아 중장년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건명학관" 그리고 "혜명원"
- 동원그룹의 창업주께서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거액의 자산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자양아카데미"
- 한국 고유의 사상에 근거해 유라시아를 아우르는 새 시대를 열어젖히기 위해 이병한, 조성환 선생께서 청년들과 함께 꾸려나가는 "개벽학당"
- 미국의 '싱귤레리티 유니버시티'를 수료한 훌륭한 분들과 4차산업혁명의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된 "Tide"에서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계신 "TEU Academy"
- 네이버에서 SW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한 "커넥트재단"
- 이 시대 직장인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기획하고 진행하며 컨설팅하는 "퇴사학교"
- 기업의 HRD 교육을 한 단계 더 높여나가는 "현대차그룹 유니버시티"
- 더욱 지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넛지하고, 사람들을 엮어주는 다양한 종류의 독서모임
- 각 지역사회에서 뜻있는 분들께서 운영하며 지역의 학생들을 보살피고 양성하는 학원, 개인학교 등
그리고
-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학교로 메이지유신의 주역들이 배출되고, 한반도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요시다쇼인의 학교, "쇼카손주쿠"
- 쇼카손주쿠를 모델로 삼아 파나소닉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설립하고 일본인재양성의 산실이 된 "마쓰시타 정경숙"
- 기업가/혁신가를 양성하기 위한 스페인의 "MTA" 등...
앞으로 요구되는 교육은 이제까지 알고 있던 "획일적인 공교육제도"가 아닐 확률이 높다. 다양한 대안적 활동과 교육기관들을 포괄하여 "공교육"으로 명명짓는 게 오히려 바람직할 수 있겠다.
뜻있는 분들께서 새시대 교육을 이끌어가시는 모습을 보고 그들과 대화하면 든든한 마음이 들면서도, 공사교육현실에 대한 좌절감도 교차한다. 어디서부터 풀어야할 지 아무도 모르고, 위정자/정책가들은 스스로 옳다고 뻗대며 매년 변태(형태를 바꿈)하는 모습에 실소도 나온다.
세상은 가르치려는 사람은 많은데, 배우려는 사람은 없어서 이리도 어지러운 걸까?
'교육'은 만병통치가 결코 아니다. 교육은 목적에 맞는 인재가 튀어나올 확률을 높이는 게임이다. 교육의 성패는 결국 그 교육을 받는 이들이 삶으로써 증명해내야만 하는 문제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다. "너 자신을 혁명하라!" 라는 함석헌 선생의 말이 눈가에 아른거린다. 나부터 제대로 해야겠다. 그러고보니 내 코가 석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