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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reaSeJin 코리아세진 Mar 17. 2023

한국군, 정말 큰일났다.

어디서도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

 한국군! 열악한 처우와 생활여건, 대거 전역, 지원률 폭락 등으로 위기다. 이미 있어온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다. 사실 군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GDP 몇천불에서 3만 5천불까지 초고속 압축성장에 따른 온갖 갈등과 모순, 세대별 인식간극, 인구문제 등이 집약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나오는/요구하는 대책들은 돈 더 많이 주기, 처우개선 정도로 요약된다. 보여주기식 간담회도 계속 이어진다.



 처우는 당연히 더 나아져야만 한다. 당직근무수당 1만원은 정말 해도 너무하지. 병사보다 봉급 적은 초급장교/부사관도 말이 안 되지. 그런데 이게 본질일까? 생존편향의 오류(정치학에서 비슷한 거로는 voice & exit) 차원에서 검토해볼 필요도 있다. 


 즉, 전투에서 돌아온 비행기들의 피탄자국(빨간점)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그곳을 보강하면 안 된다. 조종석과 엔진부위 보강이 본질이다. 저출산도 마찬가지, 출산 안 하는 사람들은 따로 시위하지 않는다. 이민가는 사람들도 '한국에서 살고 싶어요!'라고 시위하지 않는다. 퇴사할 사람은 '회사에 계속 있고 싶어요'라고 하지 않는다. 거기에 핵심이 있는데, 소리내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다보면 문제해결은 요원해지고 변죽만 울리기 십상이다. 모두가 힘들어진다. 


 예나 지금이나 군 수뇌부는 군인들이 왜 떠나는지에 대해 별로 관심두지 않는다. 관련 연구도 1차원적이거나 매우 미비하다.(그래서 한 장교는 석사논문을 이 문제에 천착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일선 현장에서는 이런 일들이 매일같이 벌어진다. 


ㅁ 'MZ'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싶어하시는, 스윗함과 힙함을 두루 갖추고 싶은 일부 장군들과 지휘관들께서는 '단톡방'을 만들곤 'MZ' 병사들 소원수리의 선봉장이 되어 있다.

ㅁ 일부 병사들은 군가가 시끄럽다. 단체로 이동하는 거 강요하지 말라. 두발가지고 뭐라하지 마라. 일과도 바쁜데 야간훈련 자주하지 말라고 요청한다. 여단장은 대대장/중대장들에게 이런 의견을 검토/적용하라고 지시한다. 

ㅁ "결전태세 확립!"하라면서 내려보낸 다수의 명령서. 군단/사단에서 예하부대에 무작위로 전화걸어서(Call Visit) 몇 페이지 몇 줄에 무슨 색깔로 뭐가 써있는지 외우지 못하면 "RED"를 준다.

ㅁ 일선 전투중대장들에게 '결전태세 대적관 경연대회'에 제출할 동영상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지시하고, 안 내면 불이익 준다. 

ㅁ 해빙기/분기별 군기강확립/인권/인성/자살예방/도박예방/성폭력예방 교육 등 온갖 교육과 점검은 있는대로 다 시키면서, '실전적인 교육훈련에 집중하라'며 지시에 시달린다.

ㅁ 그래서 훈련하려고 보니 병력이 없네? 지휘부는 아미타이거 외치면서 과학기술이 다 해결해줄 것처럼 착각하고 있고.


등등.


 조직구성원들은 바라볼 곳, 가야할 곳을 잃어만 간다. 군인은 자긍심과 명예, 사명감과 사기를 먹고 살기도 하는데, 제복입은 군인에 대한 사회적 예우 혹은 격려와 응원도 그리 높지 않다.


 정말이지 거대한 공룡/항공모함같은 조직에 내부 + 외부 문제가 쌓여있고 얽히고 섥혀있다. 어디부터 해결해야 할 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런 거 해결하라고 권력 쥐어준 정치인들의 관심사는 영 다른 곳에 있으니. 


 어쨌든 군대를 비난 해대며 어그로 끌기보다는, 문제의 본질과 핵심변수를 찾아내기 위한 상하좌우의 노력과 협력, 비판과 소통이 절실한 것 같다. 지정학적 갈등과 경쟁이 치솟고 있는 2023년, 군대가 망하면 혹은 약해지면 우리들 삶의 터전이 아작나버릴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 다시는 만세운동할 일 만큼은 없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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