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기관과 기억에 대해서
과거에 비해 영상기술이 좋아지면서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글을 상대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튜브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상은 생각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만화도 큰 생각없이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왜 글 만큼은 그토록 읽기가 까다로운 걸까?
그 이유는 사람이 정보를 기억할 때, 한 가지 감각기관만 사용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태계에서 눈이 퇴화한 동물은 다른 감각기관이 발달되어 있다. 그러나 사람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등이 온전한 상태로 진화했으며, 이 감각기관들을 전부 사용하는 동물 중 하나이다.
때문에 영화관에서 팝콘을 먹고, 팝콘의 냄새를 맡으며, 영화를 보고, 영화 소리를 듣는 경우가 집에서 소리를 끄고 자막으로만 영화를 보는 경우보다 더 기억에 많이 남게 된다.
유튜브를 사진이나 글보다 선호하는 이유도, 영상을 볼 때에는 시각과 청각을 이용하며 보기 때문에 한 가지 감각기관만을 이용하는 것보다 뇌에 부담이 덜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생각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영상을 편하다고 생각하고, 즐겁다고 느낀다.
중학생때의 기억을 떠올리자면 이렇다. 늦잠을 잤었고, 조그마한 방에서 일어난 내가 보인다. 시각이다. 어머니가 화를 내셨다. 잔소리의 내용까지는 아니지만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청각이다. 학교에서도 손바닥을 맞았다고 기억한다. 촉각이다. 이 기억을 자세히 갖고 있는 이유는 감각기관을 3가지나 사용했기 때문에 더 기억에 오래 남았다 생각한다.
그렇다면 초등학생 때는 어땠을까? 혹시 6살 때의 일을 기억하는 사람은 어떠한 형태로 기억하고 있을까.
더 오래 전으로 기억을 되짚을수록 사람은 단편적인 사진밖에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감각기관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시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전에 클루지에 대해 썼던 맥락 기억과 연결된다.
우리는 방금 영상이 사진,그림,만화보다 선호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렇다면 같은 시각을 이용하는 만화와 글중에서 만화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람의 뇌가 글씨 하나 하나를 하나의 사진으로 기억을 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바다를 치면 바다의 움직임과, 파도 소리를 1080p로 즐길 수 있지만, 글을 통해 바다를 보려면 푸른 바다라는 4개의 글자를 사진으로써 뇌에 집어넣고, 해마체를 뒤져서 바다를 갔던 기억을 꺼내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