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뚝에 묶인 코끼리 이론.
나는 행정학을 전공했다. 엄마 아빠는 항상 나에게 말했다. 현민아 너는 공무원 스타일이야. 정해진 틀에서 안정적인 일을 하는 것이 어울리지 사업이나 장사는 너 스타일과 맞지 않아. 엄마는 현민이가 체육교사 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어.
나 역시도 엄마 아빠 말씀을 들으며 동감했다. 비즈니스는 나와 거리가 멀다고. 계산이 빠르지 못하고 사람들 대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어느 날부터 의문이 들었다. 내가 계산이 빠르지 못하고, 사람들 대하는 것을 어려워하나 ?
어린 코끼리를 굵은 말뚝에 쇠사슬로 묶어 놓는다. 처음엔 그 말뚝을 벗어나려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말뚝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간이 흘러 말뚝을 뽑아낼만한 힘을 가질 만큼 커도, 그 코끼리는 그 말뚝 주변을 벗어날 수 없다.
내 어린 코끼리 시절엔 엄마 아빠 말씀이 맞았다. 하지만, 지금 나는 어리지 않다. 몸집도 커졌고 힘도 세졌다. 적어도 내 발목을 묶고 있는 밧줄의 말뚝을 뽑을 만큼은.
내가 가진 재능과 나의 약점을 규정하기엔 너무도 이르다.
2022년 1월 9일 일요일. 나는 내 발목에 묶여있는 밧줄의 말뚝을 뽑아냈다.
난 계산이 빠르고 사람들 대하는 것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