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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샷뜨아 Nov 22. 2024

관계에서 나를 발견하다.

프롤로그 : 관계의 정립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는 수많은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자궁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다면 자연발생적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다. 관계를 유지하거나 형성하면서 사회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는데 어울리는 과정에서 도태되느냐, 살아남느냐의 문제가 늘 숙제처럼 남게 된다. 모든 인간의 시작은 같으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관계를 바로 세운다는 것은 사회적인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한 본능을 따르는 일이다.  


 '관계의 정립'이라는 거창한 단어에 기죽을 필요 없다. 그렇다고 무시해서도 안 된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의 자기 모습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존재의 이유를 망각하게 될 수 있다. 사람들이 MBTI 성격 유형에 집착하는 이유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MBTI 성격 유형이 사람들 간의 마음과 행동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보편적인 성격 설명을 자신의 특성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은 관계를 정립하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모든 인간의 사회적인 시작은 같으나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나의 MBTI 를 밝히자면 "ISFJ" 이다. 4가지 성격지표 중에서 F 성향이 가장 두드러지고 강한 것 같다. 

I 내향적 성격이지만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 으로부터 에너지를 많이 얻는 편이다.  

S 직관적 성격이라서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이는 그대로를 보고 판단하는 편이지만, 상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J 계획적인 성격이긴 하지만 즉흥적인 것에 스릴을 느끼고 무계획을 즐기는 나를 종종 발견한다. 

나는 지극히 관계지향적인 사람이다. 주로 결정을 내릴 때 관계를 중시하고 정서적이며 감성적인 접근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협력적이며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드러내기 보다는 타인에게 맞추려는 경우가 많다. 사람 자체가 좋다기 보다는 사람과의 관계가 좋다. 그 관계에서 보이는 내 모습이 좋다. 다른 지표는 나이가 들수록 반대편 지표로 경계선을 넘나 들지만 F 성향을 빼고는 나를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하다.   


 나의 타고난 성격을 MBTI 로 알아보니 지금까지의 행동 패턴이 쉽게 이해가 되는 건 사실이다. 분명한 것은 내가 조화로운 관계를 추구 하기는 하지만 늘 해피앤딩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관계 지향적인 사람이라서 관계가 나빠지면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곤 했다. 그 과정에서 타인을 이해하려고 애를 써 보기도 하고, 해결을 할 수가 없을 때는 회피 하기도 했다. 

 

 글을 쓸 때마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를 고민한다. 게다가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었다. 공자의 <논어>에서 40대를 불혹이라고 했다.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기라고 하여 불혹이라고 한다. 자아 탐색과 가정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시점이 된 것이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사회적 역할을 재정립 해 보려고 한다. 내가 형성한 관계를 돌아보고 인생의 후반부를 잘 살아보고 싶다.      

  

 관계지향적인 나, 그 관계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가족 안에서의 나는 누군가에게는 딸로, 누군가에게는 아내로 존재한다. 그 밖에도 여동생, 누나, 엄마, 며느리, 동서, 형님, 조카, 이모, 고모 등등 수많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가족 안에서 내가 태어났고, 결혼이라는 매개체로 또 다른 가족을 형성하여 몸집이 이렇게나 커졌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자연발생적인지, 선택으로 인한 결과물인건지 경계를 나누는 것 조차 애매해졌다. 

가족의 테두리가 커지는 동안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던가? 변명 하자면 공부 하느라, 일 하느라, 연애 하느라, 아이 키우느라 관계에 대해 사유할 여유가 없었다. '내가 힘들때 누가 남지?' 라고 생각했을 때 가족 밖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 만큼 죽어서도 가족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할 만큼 가족이라는 틀은 견고하다. '내가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견고해진 관계 속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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