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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y Jun 09. 2022

주니의 유럽 보물찾기 여행 01

01 프랑스 루르드

새로운 연재를 시작합니다. 최근 경험하고 있는 유럽 지역의 여행 경험을 사진과 글로 남겨보고자 합니다. 


유럽의 강점은 국가가 다양한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다른 나라지만 또 어떻게 보면 같은 나라 같은 유럽.

덕분에 서로 왕래도 쉽고 요즘은 다양한 나라의 유럽 사람들이 뒤섞여 살고 있다.


6월 6일 현충일.

그리고 유럽도 6월 6일은 'Whit Monday'라는 휴일이었다.

휴일 때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차를 이용해서 국경을 넘어가 보기로 했다.

스페인에 살면서 가끔 비행기를 이용해서 근접 나라를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차를 이용해서 국경을 넘어가는 것은 처음 해보는 시도였다.


그 많은 프랑스 지역 중에 집에서 가장 가까운 경로를 검색하다가 찾아가기로 결정한 곳은 프랑스 '루르드(Lourdes)'라는 작은 도시였다.

루르드는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가톨릭 교회 성모 마리아 발현 3대 성지 중 하나다.

덕분에 프랑스에서는 파리 다음으로 호텔 수가 많다고 한다.


구글 지도에서 찾아보니 차를 이용해서 피레네(Les Pyrenees) 산맥을 넘어가면 4시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

그렇게 2박 3일 여정으로 차를 끌고 피레네 산맥을 넘었다.

차에서 바라본 피레네 산맥 정상에는 아직도 만년설이 남아 있어서 새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국경을 넘어가는 초행길이라서 긴장 반 호기심 반으로 여정을 즐기고 있었다. 

피레네 산맥 경사길을 따라가다 보니 국경이 가까워졌다.

그리고 2차선 도로 한가운데 국경 경비대가 길을 막고서 검문을 하고 있었다.

캠핑 차를 끌고 가는 연세 많은 분들은 그냥 통과시켰지만 동양인 남녀가 타고 있었던 우리 차는 여지없이 갓길로 차를 세우게 되었다.

하지만 당초 걱정과 달리 간단하게 여권, 신분증을 확인하더니 바로 통과할 수 있었다.


거창한 국경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터널 하나를 지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국경을 넘었고 프랑스에 도착했다.

터널을 나와서 바라본 프랑스 전경은 너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차를 이용해서 국경을 넘었다는 사실도 신기했지만 스페인에서 바라보던 피레네 산맥과 프랑스에서 바라보는 피레네 산맥은 같은 산맥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모습이었다.

스페인에서 바라본 피레네는 기암절벽과 약간은 황량하지만 높은 기세를 느낄 수 있었는데 프랑스에 바라본 피레네는 스위스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프랑스에서 바라본 국경 터널 (반대쪽은 스페인이다.)


프랑스 국경 넘어 바라본 피레네 산맥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는 착각에 빠진다.)


국경 통과 후 1시간 정도 더 차를 달려 도착한 루르드는 너무 작은 시골 동네였다.

이런 작은 도시에 호텔이 어떻게 많을 수 있지?라는 의문이 들게 하였지만 호텔 체크인 후 시내 안쪽으로 걸어가면서 조용한 시골 동네에서 남대문 시장 한복판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많은 인파가 거리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었고 길 양쪽으로는 다양한 성물 가게와 식당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골목길 안으로 많은 호텔이 비좁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인파가 도심 안쪽으로 몰려들었고 모든 사람의 목적지는 루르드 성지로 향하고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루르드 성지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으로 넘쳐났고 기적의 치유 효과가 있다는 샘물을 얻기 위해서 다들 물통을 들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중에는 건강한 신체를 가진 분들도 있었지만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루르드 시내 거리 모습 (길 양편으로 다양한 가게가 있다.)


루르드 성지에는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동굴이 있으며 로사리오 성당과 성 비오 10세 대성당이 있다.

성 비오 10세 대성당은 1958년에 준공되었으며 27,000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지하 성당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모여든 가톨릭 신자들이 저녁 촛불 행사와 국제 미사를 봉헌하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요양병원이 운영되고 있는데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성 비오 10세 대성당 (제대 반대 편으로 똑같은 크기의 공간이 있다.)
저녁 9시에 시작되는 촛불 행렬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가득하다.)


작은 시골 동네 양치기 소녀였던 '베르나뎃트 수비후(Bernadette Soubirous)' 성녀는 성모 마리아 발현을 경험 후 나중에 종교인이 삶을 살면서 35세의 젊은 나이로 여생을 마쳤다.

짧은 생을 살다가 마감을 하였지만 그 덕분에 루르드에는 연간 600만 명의 사람들이 성모 마리아의 발현 장소와 치유의 샘물을 얻기 위해서 모이고 있다.


성모 마리아께서 발현한 동굴 옆 야외 미사 공간 (늘 전 세계 교구의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치유의 샘물을 받을 수 있는 곳


성지 방문 후 경건한 마음으로 하루 저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호텔 발코니에 앉아서 야경을 바라보았다. 

흐린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가로등 불 빛 사이로 갸브 드 뽀 강은 힘차게 도시를 관통하고 있었다. 

피레네 산맥의 아름다움. 

생경한 국경의 모습. 

루르드 성지에서 경험한 많은 사람들의 간절한 표정.

그리고 내가 간구했던 기도들을 생각하며 하루를 상념에 젖어들었다. 

다만 강 건너 술집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음악 소리를 듣다 보니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성모 마리아께서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서 다시 루르드 지역에 오실 때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성모 마리아께서 발현한 동굴


호텔 발코니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건너편 술집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음악 소리가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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