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 S Apr 26. 2024

내가 사랑한 도시 08

일본, 삿포로(Sapporo)

내가 사랑한 도시 시리즈는 지난 사진을 통해 다녀왔던 도시에 대한 단상을 담은 글입니다. 



삿포로시는 일본 홋카이도의 도오지방에 위치한 경제 중심 도시다. 일본 도시 중 다섯 번째로 인구가 많다고 한다. 삿포로에 큰 관심이 없었는데, 작년 겨울 펑펑 내린 하얀 설경을 보고 싶어 급 여행 계획을 짜고 다녀왔다. 다녀오고 나니 삿포로의 사계절을 경험하고 싶을 정도로 삿포로라는 도시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Place of Sapporo

/

삿포로의 장소라고 하면 시내를 빼먹을 수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처음 방문한 사람도 하루만 묵으면 금세 삿포로 지리를 익힐 수 있을 정도로 큰 도시이지만 규칙적인 도로 때문에 쉽게 익숙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삿포로의 탄생 배경은 메이지시대 19세기 후반부터 '계획 도시'로 개발되어, 바둑판 형식으로 계획되어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그 이유에 걸맞게 도로마다 신호등이 있어 걷다 보면 굉장히 잘 배열된(?) 도시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삿포로는 지하도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어서 지하로 내려가면 삿포로역과 오도리역 사이를 지하 도보 공간으로 걸어갈 수 있다고 한다. 여기가 사실상 삿포로의 메인 스팟이라 짧은 기간 방문한 여행자라면 여기만 방문하게 될 수도 있는데, 지상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외국인뿐이라고 한다.


한겨울에 방문한 삿포로는 이렇게 도로가 얼어있다. 그래서 매우 조심해서 건너야 하는데 거리마다 있는 신호등의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서 그래도 촉박하게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다.




Moment of Sapporo

/

삿포로에 다시 간다면 꼭 다시 갈 곳들을 소개한다. 


삿포로 JR 타워 전망대

입장료 : 성인 7,400원

일본의 3대 야경 중 하나라고 해서 와봤는데 개인적으로 도쿄 롯폰기에서 봤던 야경보다 내 스타일이었다. 일단은 계획도시답게 조목조목 배열된 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과 전망대에 여행객이 은근 없었다는 것 때문이다. 생각보다 현지인들이 이곳에 와서 책을 읽는 모습만 본 게 기억나는데, 내가 삿포로에 사는 사람이라면 나도 자주 방문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정도로 고요해서 좋았다. 배경음악도 J pop 같은 노래를 틀어주는 게 아니라, 타워의 우주 컨셉에 걸맞은 우주 노래가 나왔는데 그게 너무 좋았다.



오타루

삿포로에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영화 <러브레터>였다. 그 배경지인 오타루에 안 오면 삿포로에 갔다고 할 수가 없을 정도다. 오타루는 여행객을 위한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상점마다 들르면 너무 귀여운 것들을 많이 팔고 있었고, 오타루역에서 오타루 미나미역(반대로 가도 된다)까지 가는 그 코스가 걷기에도 딱 좋았다. 게다가 눈도 와서 더 더 예쁜 오타루의 첫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비에이 투어

삿포로에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 두 번째는 비에이 투어였다. 나중에 죽으면 내가 보고 싶은 풍경 중 하나일 정도로 사람 키 만큼의 눈으로 뒤덮인 곳에 직접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다. 삿포로는 도시라 눈이 쌓이면 바로바로 치우기 때문에 눈이 쌓인 모습을 많이 볼 수 없는데 버스로 3-4시간을 달리면 아래와 같은 눈에 쌓인 모습만 주구장창 나와서 더더 현실감을 느끼지 못했던 풍경이었다.


혼자 서 있는 비에이 크리스마스 트리뿐만 아니라 저 나무를 찍어 유명한 스팟을 만든 사진 작가 마에다 신조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탁진관도,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너무 너무 아름다웠던 흰수염폭포까지 볼 수 있는 코스라 정말 재미있었다. 눈보라가 치는 날씨에 눈 뜨기도 힘들었지만 그 고생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삿포로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투어였다.


다음에는 꼭 여름 삿포로를 가고 싶다. 그 다음에는 봄, 가을 삿포로까지. 삿포로에 머물면서 삿포로가 배경지인 넷플릭스 일본 시리즈 <퍼스트 러브 하츠코이>를 정주행했었는데, 그 드라마를 보면 사계절의 삿포로를 나도 느끼고 싶어진다. 내가 그린 퍼스트러브 하츠코이 사진으로 여덟 번째 도시 시리즈 마무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