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전공생이 이해하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
UX 디자인 수업 특강에서 뵌 연사님은 본인이 여행 가서 찍은 사진을 오픈 씨(Opensea)에서 NFT로 판매한다고 했다. 물론 팔린 적은 없다고한다.
좁게는 시각물을 다루고 넓게는 무엇인가를 산출하는 입장에서 NFT는 새로운 시장, 혹은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지만 기회로 보였다. 어려운 일이 아니라면 나도 한번 배워본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고자 한다. 먼저 NFT란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았다. 줄임말이 ETF(상장지수펀드)와 헷갈리는 NFT란 무엇일까? 먼저 다음 이미지들을 보자.
아마 NFT에 대해 최소한의 관심만 있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보았을 법한 이미지들이다. "이런 것들이 이렇게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식의 소식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어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위에서 부터, 좌에서 우로 33억에 팔린 트위터 공동창업자의 첫 트윗, 6억에 경매에 낙찰된 Nyan Cat, 13억 원에 판매된 Etherrock, 그리고 780억에 낙찰된 Evey day - The First 5000 Days이다. 과거에는 그냥 인터넷에 돌아다닐법한 디지털 이미지들이 어떻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거래되는 걸까?
NFT를 풀어서 말하면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이라고 한다. 즉,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활용해 기존에 쉽게 디지털 환경에서 복제/변조하던 대상에 고유의 식별 코드를 부여해 그것을 사고파는 것이다. 다만 이때 해당 작품에 대해 저작권이라던지 IP에 대한 권리에 대한 건 작품마다 다르고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출처 : 한국저작권위원회).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NFT에 열광할까. 그 이유를 크게 다음의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희소성
2. 대체 불가능성
이 두 가지는 수집가의 입장에서 '작품'에 부여하는 가치이다. 발터 벤야민이 <기술복제의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 작품의 아우라를 거둬내는 기술은 NFT라는 '진품 인증서'로 이제는 다시 작품에 아우라를 만들고 있다. 근데 NFT의 아우라는 후지 TV의 애니메이션, <플랜더스의 개 (1975)>의 네로가 죽기 전 본 루벤스 그림에서 느낀 아우라와는 다르다. 과거 예술 작품의 관람자는 작품을 쉽게 볼 수 없었다(<플란다스의 개>의 경우 교회의 권위가 작용한다). 지위, 재산, 계급에 따라 작품을 보거나 현실에서 보기 어려운 스펙터클을 관람할 수 있는 권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림(환영)을 볼 수 있는 권리의 차이가 그림을 열망하는 네로를 만들기도 하고 그림 앞에 슬픈 네로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NFT의 아우라는 다른 방식을 사용한다. 오늘날에는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으로 어떤 이미지도 찾을 수 있다. 심지어 마우스 오른쪽 클릭으로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기'하면 내 컴퓨터에 이미지를 저장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거의 아우라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는 스펙터클의 욕망이었다면 NFT의 아우라는 남들은 가질 수 없는 나만의 것, 소유권과 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에는 관람이 제한될수록 작품에 권력이 생기지만 NFT는 작품이 널리 퍼질수록 작품의 권력(가치)이 높아진다. 많은 사람에게 노출되고 활용될수록 인기는 높아지고 그에 따라 작품의 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해 가능한 설명도 있는 한편, 베블런 효과처럼 자못 광기 어린 이유도 있다. 가령 위의 예시 중 Etherrock은 과시를 위한 돌이다. 남태평양 원주민 족장이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해 귀중품을 파괴하던 포틀래치(Potlatch)와도 닮아있다. 이렇게나 쓸데없는 것을 이만큼이나 비싸게 사는 것.
이런 광기 어린 시장에 대한 기대는 높다. 메타버스, 예술, 게임, 음악 등등 다양한 확장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현실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가상화폐가 열풍이기도 했다. 현실의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NFT는 현실 대상을 가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고유성이라는 가치를 옮기는 중간 다리를 하는 것은 아닐까? 시장의 기대는 자칫 잘못하면 저 유명한 17 세기 튤립 버블(Tulip mania)과 닮아있다. 멀쩡히 거래되다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이걸 왜 이 가격에 사지?'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일순간 아무 가치가 없어질 수도 있다. 투기의 대상으로 본다면 NFT는 매우 불안전한 선택일 것이다.
아래 표는 NFT관련 비즈니스에 진출한 기업들이다. 많은 경우 현실에 있는 제조된 상품을 파는 회사들이다.
위의 이런저런 이유로 방학중에 NFT를 만들어 팔고자 한다. 목표는 아무튼 수익 보기이다. 요즘엔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하는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다. 좀 농담 같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게 지금의 욕심이다. 지난 학기 때 배운 블렌더나 시네마 4D 같은 3D 모델링 툴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작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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