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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팰롱팰롱 May 27. 2021

Factfulness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 글

한동안 한국에서 <팩트풀니스>가 엄청 유명하길래 어떤 책인지 궁금했었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한번 읽어 봐야지 하다가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 책이 있길래 대출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굉장히 쉽게 쓰인 책이라 놀랐고 책을 덮으면서는 저자 한스 로슬링은 이미 돌아가셨다고 해서 안타까웠다. 이런 책 좀 더 써주시지 그러셨어요 ㅜㅜ 이 책을 읽어보면서 단어의 뜻을 찾아볼 일이 손에 꼽힐 정도로 굉장히 쉬운 단어와 복잡하지 않은 문법구조로 쓰였는데, 쉽게 쓰인 책도 얼마든지 유용하고 의미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표본이 되는 책인 것 같았다. 덕분에 아주 신나게 읽었다.

이 책의 부제는 <Ten Reasons We're Wrong about the World-and Why Things are Better than You Think>이다. 여기서 말하는 열 가지 이유는 책에서 챕터로 나누어져서 이름 붙여진 10가지 본능 때문이다.-The Gap Instinct, The Negativety Instinct, THe Straight Line Instinct, The Fear Instinct, The Size Instinct, The Generalization Instinct, The Destiny Instinct, The SIngle Perspective Instinct, The Blame Instinct, THhe Urgency Instinct- 책은 시작하기에 앞서 몇 가지 질문들로 시작하는데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맞히는 시험 문제 같은 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나는 여기서 거의 다 찍었고 거의 다 틀렸다.

저자가 책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은 데이터를 올바르게 읽고 끊임없이 의심하라는 것이었다. 첫 장은 <the Gap Instinct(간극본능)>로 시작하는데 우리들은 어떠한 현상을 양극단으로 나누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 사이에는 수 많은 요소들이 그 사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저자는 학생들의 극단적인 '우리'와 '그들' 혹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이분법적 사고를 꼬집는다. 그 대신 나라별 소득 수준을 네 가지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해당하는 나라들의 의식주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으로 책 전체를 설명하는데 단순히 선진국과 그렇지 않은 국가로 나누는 방식보다 훨씬 정교하고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에도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점을 고쳐야 할 것인지에 대한 접근법을 더욱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 장에서 제일 충격적이었던 것은 데이터 그래프를 달리 보면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그 일례로 수학 성적에 대한 남녀의 차이로 나누었을 때인데 성적 범위를 좁게 해서 나타낸 그래프에서 남자와 여자 사이의 갭이 무척 넓어 보여 여자가 남자보다 수학에 '훨씬' 약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반면 범위를 높게 잡으면 실제로 남과 여의 수학 점수 차이는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언뜻 보았을 때 여자가 낮긴 하지면 큰 차이는 없어 보이는 것이다. 이것을 완전히 뒤집어 특정 점수 영역에 속한 사람 수에 대한 분포도를 나타낸 그래프에서는 거의 대다수가 남자와 여자가 비슷하며 조금 더 많은 남자들이 조금 높은 점수대에 많이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Statistics are often used in dramatic ways for political purposes, but it's important that they also help us navigate reality.

한마디로 우리가 어떤 앵글로 어떤 잣대로 들이대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세상은 이리도 보이고 저리도 보이는 것이다. 일단 1장의 접근법이 무척 신선했다. 무언가 세상이 뒤집힐 만큼 너무 신선하고 새로운 발견은 확실히 아닌데  무언가 새로운 발견을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마치 나빠진 시력을 갖고 부연 세상을 보며 살다가 안경을 쓰고 또렷해진 세상을 보는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솔직히 1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하기에는 너무 비약 아닌가? 세상에는 얼마나 끔찍한 일이 많은데.. "세상이 나아지고 있다고? 한스 링씨!  본인은 낙관주의자가 아닌 가능성주의자라고 하는데 너무 낙관주의에 치우친 나머지 현실을 제대로  보는  아니요?"라는 의심어린 눈초리로 계속해서 책을 읽어 나갔다. 하지만!!!!책을 덮고 나서 나는 완전히 설득당해 버렸다. 요즘 유행하는 말투를 빌리자면 

철이 없었죠.. 세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는 자체가..

솔직히  2/3 부분쯤에 잠깐 지겨워서 그냥 휘리릭 휘리릭 읽기도 하다가 다시 ! 집중하게 만든 챕터가 <The Blame Instinct(비난 본능)>였다. 왜냐하면 제일 공감이 되고 때문이다. 비난 본능은 간단하다. 우리는  비난할 상대를 찾는다는 거다.  상황이 혹은 어떤 것이  좋은지 우리는 명백하고도 간단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서 설명을 너무나  해놓은 파트가 난민 파트가 아닌가 싶었다. 나는 사실 난민들이  정당하게 비행기를 타고 출국해서 다른 나라로 입국하지 않는지조차 생각해   없는 무지한이었다. 캐나다에 사는 많은 난민들이 정식으로 절차를 밟고 비행기를 타고 정식 절차를 거쳐 난민 자격을 얻고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나는 어째서 그걸 생각도   봤을까. 그저 어린 꼬마 아이 쿠르디의 시체가 바닷가에 떠밀려   사진만을 보며 분노했을 .. 정말 무지의 소치이다.. 무릎을 탁탁 치며 읽었다. 사놓고 아직 읽어본 적은 없지만 수전 손택이 <타인의 고통>에서 그렇게  점을 그렇게 꼬집었다는데 나는 너무도 쉽게 휘말린다. 지금 읽는  끝나고 바로 읽어야겠다. 어쨌든 그런 나도 나지만 나를 정말 안타깝게 만드는 이들이 바로 한국의 언론인들이다. 물론 모든 언론인이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제대로  언론인을 손꼽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언론은 너무나 쉽게 분노할 대상을 찾아낸다. 그리고 분노를 선동한다. 그리고 무책임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이 터졌는데 경찰이 제대로 대응을  해서 사태를 키웠다는 식이다. 사건이 일어난 데에 대해 즉각적으로 쉽고 명확해 보이는 경찰이라는 대상을 찾아 과감없이 지탄한다. 하지만  경찰이  그런 대응을 했는지, 그렇게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사회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되어 있어서 경찰이 못한 건지   건지,  했다면 안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못한 거면 그들이 똑같은 사태가 일어난다면   대처할  있는 어떤 법적인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하는지, 그런 것들에 대한 통찰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거의 모든 뉴스들이  그런 식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무나 공감이 가면서 읽었다. 휘말리지 말아야지!!

책을 읽고 나서 무엇이 확 달라진 점은 없지만 그래도 세상을 올바르게 보려는 눈이 조금은 더 크게 떠진 기분이랄까. 확실히 어떤 현상을 보고 저게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다각도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는 마음가짐 하나는 확실히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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