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친 것들을 오늘은 알고 싶습니다.
3년 전쯤 언니가 키워보라며 몬스테라를 분양해 줬다. 화분이 아닌 예쁜 화병에 담겨 작은 두 개의 잎을 내밀던 녀석은 그렇게 우리 집 부엌에서 살게 되었다. 그사이 뿌리는 얽히고설켜 빼곡해지고 잎도 하나 둘 늘었다. 특별히 식물에 관심이 많지 않은 나지만 수경재배를 유지하며 매주 물갈이를 해주고 새잎이 나오면 신기해서 살펴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싱그럽던 몬스테라의 잎하나가 누렇게 변하기 시작했다. 변색은 순식간에 일어났고 겨우 이틀 만에 이파리 하나가 노랗게 변해버렸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검색을 시작했다. 영양이 부족해서, 빛을 못 봐서, 너무 습해서, 병에 걸려서 등등 원인은 다양했다. 하지만 우리 집 몬스테라에게 맞는 상황은 하나였다. 새로운 잎이 올라오는 시점이었고 영양분이 부족해지자 오래된 아래잎이 스스로 떨어져 나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런 걸 하엽이라고 부르던데 나는 식물의 이런 주도적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한번 잎이 누렇게 변하면 그 잎은 다시 초록색으로 돌아오지 않는단다. 삼일째 되던 날 줄기까지 노랗게 변하고 나서야 결국 잎을 잘라줬다. 애지중지 키우지는 않았어도 부엌에서 나랑 보낸 시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컸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따르면 식물은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고 한다. 뿌리는 인간의 뇌와도 같은 역할을 하는데 어떻게 자라야 할지 언제까지 자라야 할지 등 생각한다고 한다. 지능도 있어서 자신에게 변화나 문제가 생기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해 나가며 주변 식물들과 소통도 한다고 한다. 아마 이러한 방식으로 식물들이 이 땅에 수십억 년을 살아왔으리라. 우리는 운동성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를 가리켜 식물인간, 식물국회라는 말을 쓰지만 사실 식물은 운동성도 의식도 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그래서 오늘의 검색어 : '식물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입니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식물이 보내는 신호의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몬스테라가 보내는 또 다른 신호는 없는지 오늘도 수십 번 쳐다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