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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원석 Oct 28. 2017

이직을 결심하다 #21
(면접관들의 호감 이끌어내기)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의 전략적인 대안, 이대리의 이직 이야기)

2) 면접관들의 호감을 이끌어내는 방법

 선배의 면접 전략에 관한 노트를 읽으면서, 면접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신입 면접 때는 나름 열심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이러한 전략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취직을 준비하면서 면접에는 자신감이 붙지 않았다. 면접관 앞에 앉는 것은 늘 어색했고, 말할 때마다 평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그 자리가 불편했다. 그러나 선배의 노트를 읽으면서 왠지 모르게 이제는 해 볼만 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 면접 자리에서도 차분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이것으로는 부족했다. 선배의 실전 경험을 듣고 싶었다.

 “늘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는 하는데, 면접은 너무 부담돼요. 신입 사원 입사 면접에서는 전반적으로 편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 같기는 하지만, 경력직 면접은 또 다를 것 같아요.”

 “나를 평가하는 사람들과 얼굴을 맞대고 묻는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 더구나 그 평가 채용을 결정하는 것이니 많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야. 면접을 많이 경험했지만, 그때마다 긴장되었던 것 같아.”

 “선배도 그러셨군요.”

 “면접관이 되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면접에서 지원자들이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만 강조한다는 거야. 그보다는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상사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 경력직 면접에서 면접관들은 자신들과 함께 일하게 될 사람을 채용하는 거야. 즉, 면접관들이 ‘저 지원자와는 한 번 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해. 다른 말로 표현하면, 면접관들에게 호감을 사는 거지.”

 “호감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면접에서는 제대로 답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해 왔었어요.” 

 “면접관이 되어 채용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어떤 지원자들이 눈에 띄는지 아니?”

 “잘 모르겠는데요? 하지만 정말 궁금하네요.”

 “면접장에 일찍 도착해서 준비하는 지원자.”

 “아! 일찍 도착해 있는 것이요. 어쩌면 매우 사소한 것일 수도 있네요.”

 “태도는 그런 작은 일에서 드러나는 것 같아. 일찍 도착하는 것은 그만큼 강한 동기를 가지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

 “맞아요, 면접장에 일찍 도착하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또 면접장을 둘러보면서 긴장감도 줄어드는 것 같고.”

 “내가 면접을 보러 다닐 때도 30분 정도 면접장에 일찍 도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어. 나 자신에게 마음의 여유를 줄 뿐만 아니라, 인사부 직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지.”

 “인사부 직원들에게까지 말이에요?”

 “일찍 도착해서 준비하고 있으면 면접 진행하는 인사부 직원들이 있을 때가 자주 있어. 그 직원들과 가벼운 대화를 하면서, 업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몇 번 있었거든. 그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하더라. 좋은 평가로 이어진 것도 사실이고.”

 “일찍 도착해서 준비한다는 것에서 그런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생각도 못했어요.”

 “늘 동일한 상황이 있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언제나 기회는 불현듯 찾아오는 법이니까.”


 “실제 면접에서는 어떻게 하면 면접관들의 호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면접을 본다는 것은 늘 까다롭다고 느껴왔던 터라, 열의를 가지고 계속 물었다.

 “면접장으로 들어가는 지원자들의 승부처는 첫인상이야. 첫인상을 절대 소홀히 생각하면 안 돼. 지원자에게는 단 한 번 있는 커다란 기회라고.” 

 선배는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과학적인 연구에 따르면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호감을 줄 수 있는 시간은 대략 90초라고 하더군. 다시 말하면, 그 90초 안에 면접관들에게 어떤 인상을 줄 수 있느냐에 따라 면접의 성패가 결정되는 거지.”

 “첫인상이 그 정도의 의미가 있는지는 몰랐어요.”

 “면접관들이 지원자의 답변에 귀를 기울이고, 집중하게 만들어야 해. 그 힘이 바로 첫인상으로부터 받은 호감이 되는 거야.

 더구나 면접에서는 너를 보여 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 보통 30분도 안 되는 시간 안에 면접은 끝나버려. 거기다 여러 명이 함께 면접을 볼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지. 사실상 면접은 첫인상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첫인상을 좋게 할 수 있을까요?”

 “처음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어야 해. 마음을 열고, 당당한 걸음걸이가 중요하겠지. 그다음 면접관의 눈을 쳐다보며 눈인사를 하고, 여유 있고 밝은 미소를 던지는 것도 필요해. 그리고 처음 인사하는 목소리의 어조와 톤도 중요하지. 무엇보다 눈빛. 사람은 눈빛을 알아보니까.”

 “첫인상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었군요. 면접에서는 나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짧으니까요.”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면접은 면접관과의 상호작용임을 기억하면서,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해야 한다는 거다.”

 “솔직히 면접장에 가면 위축되어 그런지 몰라도 일방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쪽은 평가하고, 다른 한쪽으로 평가받고. 면접관이 질문을 하면, 지원자는 대답해야 하는 식이니까요.”

 “면접은 기본적으로 대화하는 거야. 평가를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고.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화할 때처럼 상대를 의식하고 배려해야 해.”

 “그래서 면접관과 눈을 맞추며 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신입사원 면접 보러 다닐 때는 정신없이 지나가서 그런 것들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니콜라스 부스먼은 눈을 마주치는 것이 비언어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수단이라고 하더라. 눈을 마주 본다는 것은 무의식 중에 보내는 신뢰의 표시라는 거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의 말에 의미와 방향을 부여함과 동시에 상대방이 주목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거야.”

 “눈을 마주치며 말한다는 것이 대화에서 그렇게 중요한지 몰랐어요. 면접에서는 더욱 중요하겠군요.”

 “질문을 받으면 면접관과 눈을 마주치면서, 미소를 지으며 답변해 봐. 아마 질문자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느끼게 될 거야. 그리고 경청하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고.”

 “이런 의미에서 기회가 있을 때, 면접관에게 준비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의미가 있겠어요.”

 “그럼! 면접관들도 좋은 질문을 던지는 지원자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될 거야.”


 “그리고 면접관들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야 해.” 

 “행동의 소리가 말의 소리보다 크다고요?”

 “미국의 심리학자 메라비언 교수가 한 명언이지. 혹시 메라비언의 법칙이라고 들어봤니?”

 “메라비언의 법칙은 대학에서 심리학 수업을 수강했을 때 들어본 것 같아요. 의사소통에 있어서 비언어적 요소가 말의 내용보다 훨씬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제대로 기억하고 있네. 서로 대화를 할 때, 대화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상대방의 인상이나 호감을 결정짓는 요인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이미지라는 거야.  태도, 표정, 말투, 목소리의 어조와 같은 비언어적 요소에 의한 비중이 93%라는 거지. 말로 전달되는 내용은 7%에 불과하고.” 

 “93%면 사실상 전부라고 봐도 되겠어요. 더구나 면접과 같이 평가하는 자리에서는 비언어적 요인들이 더욱 중요하겠군요.”

 “그렇다면 면접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가 나오게 되지.”

 “밝고 긍정적인 태도와 말투, 질문에 대한 적절한 제스처가 필요하겠네요.”

 “무엇보다 표정이 중요한 것 같아. 흔히 표정으로 자연스럽게 말하면 고수라고 하지. 자신의 답변을 표정과 함께 전달하면 효과적일 거야.”

 선배는 말을 이었다.

 “마찬가지로 불안감을 드러내는 행동을 주의해야 해. 얼굴에 손을 가져가는 행동이나, 몸을 흔드는 행동 같은 것들 말이야. 그런데 이런 행동들은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부지불식간에 습관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평소에 자신의 습관을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면접을 보면서 가뜩이나 긴장되는데, 그런 행동들이 나도 모르게 나올 수 있겠네요.”

 “면접관으로 앉아서 지원자들을 보고 있으면,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게 되더라. 그러한 행동들이 판단의 근거가 되겠지.”


 “마지막으로 말해 주고 싶은 것은 당황은 금물이라는 거다. 내가 면접을 보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가 당황할 때더라. 예상치 못한 질문이나, 반응을 받았을 때 당황하기 쉽지. 그런데 당황한 것으로 끝나지 않고, 생각이 엉켜버려.”

 “맞아요. 저도 한 번 당황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냥 머릿속이 하얗게 되는 느낌이었어요. 준비해 간 내용들이 아무것도 생각도 나지 않던데요.”

 “더구나 경력직 면접이잖아.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 아무래도 전문가답다고 생각하기 힘들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감정을 관리하고, 차분함을 유지하는 능력은 업무 성과와도 직결되는 문제거든.”

 “그렇다면 면접장에서 차분함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있을까요?”

 “일단, 의식적으로라도 당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야 해. 그리고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받게 되면, 정직한 것이 최상의 방법이더라. 그냥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말하는 거지. 차라리 이러는 편이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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