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를 줄이는 나의 선택
우리는 생각하며 산다.
생각의 결과물이 말일 수도 있고, 행동이 되기도 한다.
모든 게 나의 생각대로 흘러가면 좋으련만,
잘 되어가고 있는가 싶다가도
늘 이런 일이 생긴다 싶을 정도로
내가 만든 결과물이 누군가에겐 왜곡되어 전달된다.
어떤 관계에서든지
<역지사지의 한계>
아무리 입장을 바꿔 생각해본다고 해도,
나는 나의 입장에서 타인을 생각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의 가치관과 생각까지 통째로 갈아 끼울 수 없는 일이니까.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엔 한계가 있다.
나는 나의 의도와 상대방이 받아들인 방향이 너무 달라서 사람을 잃었다. 완전히.
정말로 그 사람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행동이었지만, 상대방에겐 그렇게 전달되지 않았다.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이해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도 생각하나? 정말 너무하네.'
처음 든 생각이었다. 가슴이 떨리고, 억울하고, 상심이 컸다. 태어나서 이렇게 당황한 적은 처음이었다.
앞으로 안보더라도, 내 말은 해야겠어.
내가 할머니가 되어도 오래오래 보고 싶은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내게 보낸 메세지를 봤을 땐 내가 잘못읽었나 하고 두번, 세번 다시 올려다봤다. 그럴리가 없을거라고 믿어보려고 했지만 그 메세지는 보면 볼수록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난 그런게 아닌데. 진짜 아닌데.'
나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오해를 바로잡고 끝내고 싶었다. 아무리 그 사람의 처지로 바꿔서 생각해봐도 이럴 순 없다고 느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내가 그 사람의 생각과 똑같은 의도를 가진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 같아 바보가 되기 싫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줄줄이 써내려갔다.
지옥이었다.
지금도 날 괴롭힌다.
가끔 그 상황이 재연되는 꿈을 꾼다.
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어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이 지날수록, 스스로 자책하며 깊은 구렁에 빠져 지냈다.
처음부터 나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던건 아닐까?
그런 메세지에 답을 너무 공격적으로 보냈나?
난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인가?
상황은 끝났지만 내 마음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 사람이 처한 환경에 따라 나의 관심이 부담이 되고, 더 힘들게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나는 그대로 행동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아닌 내 주변 다른 사람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하며 정리했다.
쓰디 쓴 경험
나는 상대방을 이해하기 보다는 내 의도를 이해시키고 싶어했다.
바로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면서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 속이 터질 것 같았다. 부작용이 컸다. 1)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이 나중에 생각나도, 이미 상황을 종료시키거나 악화되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또한 2) 말이 정제되지 못하거나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이 격앙되어 있는 상태에서 난 나름 논리정연하게 설명한다고 했으나 시간이 지난 뒤에 살펴보면 이런 말은 하지 말 걸 그랬나 싶기도 한다.
난 앞으로 하루만 기다리기로 했다.
적어도 한숨 자고 생각하기
가장 크게 어긋났던 부분에 대한 최대한의 설명을 준비하고, 내 감정을 다스려야한다.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더 큰 오해를 불러오는 말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한 발 뒤에서 보면 침착하게 해결하기 수월할 수 있다.
이 때 가장 필요한 건 내 사람이다.
속에서 열불이 나서 미치겠는데 어디 혼자서 있으면 그 얼마나 외롭고 힘들겠는가.
내 편을 들어줄 사람, 내 이야기를 오해없이 들어줄 사람과 이야기를 하며 이 시간을 버틴다.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있든, 선의의 행동이든 단 한명의 사람에게라도 싫을 수 있다살면서 누군가와 오해가 생기고, 억울한 일, 당황스럽고 불편한 경험을 하게 될 지 모른다. 나의 행동이 나의 입장에서 선한 것이었고, 누군가에겐 그렇게 비춰지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행동에 담았던 자신의 신념을 버리거나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그 사람에게만 맞지 않았을 뿐. 또 다른 상황의 누군가는 우리의 바로 그 가치관과 생각이 필요한 행동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