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고 따뜻한 스승님의 카톡
오늘 밤은 유독 잠이 쉽지 않다.
내 손에서 방향을 가리키던 나침반이
오늘은 갈피를 못 잡고 뱅뱅 돌기만 하는 기분이다.
다이어리를 끄적여보다가 오랜만에 브런치로 넘어왔다.
그동안 업로드하지 못했는데 이 글이 좋은 시작이 될 것만 같다.
내가 준비했던 책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을 알리게 되어 기뻤다.
첫 출간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망설였지만 내 마음이 가는 대로 주변에 알렸다.
아끼는 사람들 모두에게 책을 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럴 수 없었다.
우선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로 두 권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책 첫 페이지에 짧은 편지를 썼다.
퇴근하며 내 품에 책을 꼭 껴안고 우체국으로 가던 길의 떨림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 존경하는 선생님 두 분의 이름을 적고 각각의 봉투에 책을 넣었다.
책이 조금이라도 구겨지거나 상처가 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책을 꺼내 포장재에 감싸서 다시 넣었다.
주소를 두어 번은 더 확인한 후에 등기를 접수했다.
내가 보낸 등기가 도착했다는 우체국 문자가 왔다.
먼저 연락을 드릴까 싶었지만
바쁜 학기말에 확인을 하지 못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어 기다렸다.
집에 와서 평소와 다르지 않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때 선생님으로부터 장문의 카톡을 받게 되었다.
한 글자 한 글자
눈에 담고 가슴에 새겼다.
늘 그래 왔듯 감동이 밀려왔다.
선생님은 여전히 말과 글로 내 가슴을 뛰게 하신다.
여운을 마음껏 느끼고 싶었다.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계속 읽었다.
나에게 울림을 주는 선생님의 글이
그간 두려웠던 마음을 진정시켜주었다.
문득 고등학교 시절,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당찬 아이였다. 활발하고, 명랑했다.
그때 그 소녀가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뭐라고 할까?
나는 내가 원하던, 꿈꾸던 어른이 되어 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