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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by tldms

1월 즈음, 선생님 추천으로 박보나 작가의 <태도가 작품이 될 때>를 읽게 되었다. 거창한 배경지식 없이도 난해한 현대미술의 의도에 깊이 있게 공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작가의 다른 책을 찾다가 알라딘에서 <예술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을 미리 보기로 조금 읽어보았다.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는데, 늘 자신의 사소한 일상을 예술적 영감과 연관 지어 후배들과 공유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직선거리의 효율성에 대해 생각하거나 조던 필 감독의 놉을 보고 영화의 역사와 응시의 권력에 대해 성찰했던 경험과 같은..... "사소한 것에서 영감을 찾는다"라는 말은 이제는 너무 상투적이게 느껴지지만 예술가로서는 가장 우선시될 일이다. 작품의 영감을 찾는 것뿐만 아니라 확고한 자아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난 작가가 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내가 말한 작가는 Artist로서 창작물을 만드는 모든 분야에 속한다)

유치원생 때는 패션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초등학생 때는 책을 쓰고 싶었다. 고학년 때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으며 중학생 때는... 예고 입시를 시작하면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창작자가 되고 싶었다. 그랬던 내가 미대생이라는 신분을 얻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났고 요즘 내 정체성이 무엇일지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나는 굉장히 우유부단하며 주변 환경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 성격이다. 보수적인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며 굉장히 소심해졌고 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기는커녕 표현할 의사가 사라져 버렸다...... 예고에서도 뼈저리게 느꼈지만 미대에 오니 예술은 고집 있고 개성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불행 중 다행으로 글이라는 나름의 해소 방법을 찾았고, 요즘은 최대한 많이 읽고 쓰려고 노력 중이다. 일기 겸 생각 정리 용으로 작은 노트를 하나 구매했는데, 들고 다니기 편하다 보니 드로잉도 하고 여러 잡다한 것들을 적게 되었다. 용도가 다양해지면 머릿속이 더 혼란스러워질 것 같아 앞으로는 나의 영감들을 이곳에 정리하려고 한다.


졸업 후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이것이 '나'를 찾는 시작점이자 중요한 과정이 되어있길 바라며......


1200px-Paul_Gauguin_-_D%27ou_venons-nous.jpg 고갱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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