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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승태 Apr 15. 2020

팀장님 오늘도 야근인가요?

다른 부서 일까지 떠맡아서 오는 팀장

출처 : 경향신문


Q : 

"미안한데 오늘 우리 팀 야근해야겠습니다."

팀장님 말에 모두들 한숨부터 나옵니다. 야근을 하는 거야 필요하다면 기꺼이 하겠지만 오늘도 역시......

회의에 참석했던 팀장님이 다른 부서 일을 떠맡아서 온 겁니다. 

우리 팀 일이 적은 것도 아닌데, 다른 부서에서 해도 되는 일인데 이렇게 떠맡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회의 시간에 뭔가 곤란한 업무가 있어서 서로 미루는 상황이 되고 회의가 길어지면 그냥 그 일을 하겠다고 말해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을 가지고 나와서는 팀원들에게 미안하신지 자기가 남아서 하겠다고 다들 그냥 퇴근하라고 합니다. 사실 이 말이 더 기분이 나쁩니다. 가라고 한다고 어떻게 그냥 퇴근하겠습니까. 차라리 그냥 같이 하자고 도와달라고 하면 좋을 텐데......

우리 팀장님 왜 이러시는 걸까요?   


A : 내가 속한 팀의 팀장이 이런 모습이라면 참 많이 답답하고 힘들 겁니다. 

사람은 참 좋은데......

사람이 좋은 데가 아니라 사람이 좋은 것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은 같은 편에게는 힘든 사람일 수 있습니다. 

우리 팀원을 위해 싸워줄 수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안된다면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보다 무능한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팀원들이 힘든 줄 알 텐데 왜 이렇게 하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이유는 갈등 상황을 싫어하는 데 있습니다. 싫어한다기보다 힘들어합니다. 

이번 같은 경우에도 회의를 하는데 서로가 미루는 하기 힘든 일이 있을 때 서로 눈치 보며 미루는 상황 자체를 힘들어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더 편한 상황을 선택합니다. 이들 역시 자기에게 더 편한 상황을 선택한 것입니다. 서로 눈치 보고 미루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보다 자기가 맡아서 야근을 하는 것이 더 맘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들의 성향이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힘들어?"

"뭔가를 하라는 게 아니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건데..."

어차피 자기 부서 일도 아니고 가만히만 있으면 될 텐데 그걸 못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답답할 수 있지만 이런 것이 바로 다름입니다. 


사람은 이렇게 서로 너무 많이 다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아주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선택은 개인의 성향에 따른 것이고 자기에게 스트레스가 덜 한 것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일이 한 본인 개인의 일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이렇게 일을 가지고 갔을 때 그 일을 해야 하는 것은 팀원들이니까요.

이때도 이들은 또 답답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맡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보다 

"다들 퇴근해요. 난 일이 좀 있어서 하다 갈게요"

라고 자기가 혼자 떠맡으려고 합니다. 팀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습니다. 무겁고 불편한 마음으로 퇴근을 하던지 아니면 그냥 남아서 같이 야근을 하게 될 겁니다. 


이런 팀장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팀장의 행동으로 인해 팀원들이 얼마나 힘든지 계속해서 알려줘야 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에휴 팀장님도 마음이 안 좋을 덴데 그냥 일 합시다"

라고 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될 것입니다. 


힘든 것을 충분히 알려야 합니다. 그래서 팀장 마음이 불편해야 합니다. 다음 회의 때 일을 떠맡아서 오는 것이 덜 불편한 상황이 되지 않게 해야 합니다. 적어도 회의 자리의 불편함과 팀원들이 힘들어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게 해야 합니다. 

착한 팀장을 힘들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하는 것이 팀장을 포함해서 팀 전체를 위하는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다른 부서 일까지 떠맡아서 오는 팀장

이들은 갈등을 매우 싫어하고 갈등 상황에 처하기보다 자기가 고생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로 인해 팀원들이 고생하게 되는데 이때 고생하는 것을 충분히 알려야 합니다. 고생하는 팀원들을 보며 충분히 불편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회의 때 같은 상황에서 서로 일을 미루는 상황을 지켜보는 불편함보다 팀원들이 고생하는 것을 지켜보는 불편함이 더 크게 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거절이 점점 쉬워지고 팀원들의 고생은 줄어들게 됩니다.


팀장 마음이 덜 불편한 선택을 하면

몸이 더 힘들어지는 팀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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