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이야기
요즘 길거리가 많이 시끄러워졌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조용했던 거리에 색깔만 다르게 칠한 비슷한 모양의 차들이 쉴 새 없이 무엇인가 계속해서 소리를 냅니다.
길을 걷다 보면 처음 보는 사람들이 친구처럼 저에게 반갑게 손을 흔듭니다.
또 다른 곳에서는 받기 힘든 아주 깍듯한 인사를 합니다.
한 번은 손을 내밀기에 얼떨결에 악수를 했는데 어찌나 손을 꼭 잡아주던지...
지난달 26일 후보 등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달 15일 투표가 있습니다.
불과 20일 남짓한 시간.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주는 사람들
나에게 허리 굽혀 인사해 주는 사람들
나를 반가워해주는 사람들
나에게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
딱 20일만 보여주는 모습들......
생일 파티도 1년에 한 번씩은 하는데
이들의 이벤트는 겨우 4년에 한 번씩이네요.
참 많은 사람들이 참 많은 약속을 합니다.
"저 정도면 표를 위해서는 하늘의 별도 따다주겠는데"라는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저렇게 간절한데
저렇게 뜨거운 사랑을 표현하는데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에 감동이 없습니다.
우리는 저들이 외치는 사랑의 유통기한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4월 16일이면 그 흔적조차 남지 않고 사라질지 모르는 공허한 사랑
앞에 잠깐 서 있었더니
부담스럽게 저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내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떴습니다.
자리를 뜨면서 마음속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일 만이라도
1년에 단 20일만이라도
지금처럼 고객을 숙이고
지금처럼 국민을 생각하고
지금처럼 나라를 걱정하고
지금처럼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되던지 1년에 단 20일만이라도 진짜로 일해주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