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소통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해야 합니다.
어제 퇴근길에 운전을 하면서 오랜만에 라디오를 들었다. 평소에는 유튜브 강의나 티비 방송 다시 보기 등을 켜놓고 들으면서 운전을 하는 편인데 어제는 왠지 라디오가 끌려서 라디오를 켰다. 오랜만에 들으려다보니 요즘엔 어떤 방송이 있는지 몰라 무슨 방송을 들을까 잠시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니 10시 24분. 밤 10시는 별밤이 하는 시간이지 하는 생각에 기억을 떠올려 주파수를 맞췄다. 매일 밤 10시쯤 시작하던 ‘별이 빛나는 밤에’ 꽤 많은 시간이 자났는데도 여전히 별밤은 하고 있었다. 내가 들을 때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이었는데 지금은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밤하늘을 지키고 있는 별밤이었다. 고등학교 때 들었던 별밤, 군대 내무반에서 듣던 별밤. 진행자도 바뀌고 진행 방식도 좀 바뀐 것 같았지만 추억을 떠올리기에는 충분했다.
오랜만에 별밤을 듣다보니 예전에 비해 청취자들의 참여가 더 많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디오 방송은 매체의 특성이 방송을 보내는 쪽과 받는 쪽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방송국에서 방송을 만들어 전파를 통해 보내면 청취자들은 라디오를 통해 전파를 잡아 소리를 듣게 되는 구조이다. 그러다보니 라디오를 통한 소통은 메시지의 전달 방향이 일방통행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그런 라디오의 방식을 한계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전파를 잘 잡을까 어떻게 하면 깨끗한 소리를 들을까 어떻게 하면 시간을 놓치지 않고 들을까 등 전파를 잘 받아서 잘 듣는데 집중했고 만족을 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던 청취자들이 바뀌기 시작했고 소통하길 원하기 시작하면서 방송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청취율을 확인하는 정도로 청취자들의 반응을 살폈다면 이제는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과 여러 코너를 통해서 직접 전화통화를 하는 등 양방향 소통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방송이 이렇게 바뀌어 가고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청취자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방적으로 듣기만 하던 청취자에서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청취자로 바뀌었고 방송은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업 문화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예전에서 상부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내려 보내고 직원들은 그 지시를 받아서 잘 실행하면 되는 구조였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지시하는 쪽보다는 지시를 받는 쪽이 더 신경을 쓰고 긴장하고 잘 받아야 하는 문화였다면 이제 이런 일방적인 지시에서 상호 소통의 문화로 바뀌고 있다. 엄밀히 이야기하면 기업 문화가 바뀌고 있다기보다 기업을 구성하는 사람들 특히 젊은 직원들이 바뀌고 있다. 그들을 움직여 일을 잘하게 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소통 방법을 따라야 하고 소통 방법은 변할 수밖에 없다.
다만 기업에 있어서 변화는 방송국만큼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 직원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면 직장 상사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그 중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가 바로 직장 상사와의 소통의 부재이다. 예전 방식의 소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더는 일방적으로 전파를 보내기만 하면서 스스로는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심각한 착각일 뿐이다. 라디오 방식의 소통의 가장 큰 문제는 상대방이 라디오를 꺼 놓으면 소통의 차단되고 방송국에서는 누가 라디오를 꺼놨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된다. 리더가 라디오 방식의 일방적인 소통을 계속한다면 하나 둘 라디오 전원을 끄게 되고 그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리더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될 수 있다. 리더도 고립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도 주변 직원들이 스위치를 꺼서 당신의 전파를 차단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제 일방적인 라디오 전파가 아닌 게시판을 읽고 전화를 해야 한다. 대화를 주고받아야 하고 특히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
방송이 변하고 있듯이 리더도 변해야 한다. 변화는 직원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방송국이 변하고 방송이 변하는 이유는 청취자들을 위해서라기보다 청취자들이 있어야 방송국도 방송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방송의 변화는 청취자들을 위한 이타적인 선택이 아니라 방송국을 위한 지극히 이기적인 결정이 아닐까 싶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 변화하는 사람들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성장을 위해 꺼진 라디오를 켜라고 외치는 리더가 아니라 전화를 거는 당신을 위한 이기적인 양방향 소통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