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허군 Dec 05. 2023

학부모 상담을 통해 알게 된 아이의 새로운 모습

유치원 학부모 상담 시즌

 유치원 학부모상담 시즌이 다가왔다. 홍시의 담임 선생님과 직접 1:1로 만나서 홍시의 유치원 생활에 대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는 기회라 며칠 전부터 정양과 어떤 걸 물어볼까 고민했다. 

- 홍시의 전반적인 유치원 생활이 집에서와 비슷한지

- 친구들과 다투거나 혹은 과격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 새 학기 적응에 있어서 어떤 친구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지

- 유치원에서 점심식사 및 간식은 잘 먹는 편인지

 오늘은 내가 학부모상담에 다녀올 예정이라, 홍시에게 아빠가 오늘은 유치원 안으로 들어가서 선생님과 이야기를 할 거라고 미리 이야기를 해줬더니 아침부터 표정이 밝았다. 



 어느새 따스한 봄 햇살에 꽃들이 피었다. 오늘은 아주아주 기분 좋은 상태로 등원완료한 홍시. 학부모 상담시간을 홍시 하원시간 전으로 맞춰서 상담 후에 일찍 데리러 간다고 하니 정말 좋아한다. 


 오후 3시경, 정해진 시간에 맞춰서 유치원에 도착했다. 홍시가 아침에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유치원에 들어갔듯이, 나도 괜스레 발걸음이 가벼웠다. 작년에 처음 학부모 상담을 할 때에는 약간의 긴장감도 있긴 했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자연스러워진 느낌이 들었다. 

 담임선생님과 교실에서 만나서 미리 준비했던 질문도 여쭤본 다음, 선생님께서 그 외에 홍시의 평소 생활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런데 그중에서는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홍시의 기분 좋은(?) 모습도 엿볼 수 있어서 홍시가 너무 대견했었다. 사실 정양과 나는 홍시가 내향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유치원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도 잘 못하고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주는 홍시는 조금 달랐다. 작은 목소리 이긴 하지만 본인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선생님께 이야기도 할 줄 알고, 부끄럽지만 친구들 앞에서 발표도 잘하는 아이였다. 이야기를 듣고 나니 얼마나 뿌듯하고 대견하던지, 정말 조금씩 성장하며 잘 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는 선생님께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 학부모마다 성향이 틀릴 수는 있지만, 적어도 홍시가 유치원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단호하고 엄격하게 지도를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아이들에게 유치원은 즐겁게 뛰어노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유치원이라는 작은 사회생활에서 지켜야 할 상호 간의 약속을 배워야 하는 공간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홍시가 성장함에 따라 확실히 가족 이외의 작은 사회생활들이 생기고 있다. 유치원에서, 학원에서, 엄마 아빠 친구들의 자녀모임 등 다양한 모임 속에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당연히 이러한 과정 속에서는 즐겁고 웃음 가득한 일들도 일어나지만, 때로는 크고 작은 마찰과 소음들도 일어난다. 그럴 때마다 홍시는 오늘 상담 내용과 같이,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도 본인만의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더할 나위 없이 잘하고 있다 홍시야. 

작가의 이전글 결국엔 아들 앞에서 울고 말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