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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머드 May 05. 2019

생산성 덕후의 Todo List 활용법

Feat. Todoist 

여러분은 어떻게 할 일 관리를 하시나요? 저는 Todo List에 관심이 많아서 다양한 플랫폼을 사용해오다가 지금은 Todoist라는 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앱을 이번에 처음 쓴 건 아닙니다. 예전에 몇 년 간 썬던 플랫폼이었고 다른 도구를 사용하다가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와 지금은 그 쓰임이 많이 달라졌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Todo List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왜 다시 Todoist인가?

이 도구의 매력이 무엇이길래 다시 쓰게 됐는지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쓰게 됐는지 말씀드릴게요.


Todoist의 가장 큰 장점은 Notification (Reminder기능)입니다. 쉽게 말해서 바로 알림 기능이죠. 설정 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설정하는 방식의 자유도가 꽤 높은 편입니다. 당연히 다 되는 거 아닌가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능가하는 다른 도구를 현시점에서는 찾기 힘드실 겁니다. 예를 들어 매달 말일에 처리해야 하는 일을 Todoist에서는 간단히 타이틀에 ‘매월 마지막’이라고 적으면 자동으로 문구를 하이라이트 해주고 날짜와 시간을 찾아 적용해줍니다. 이런 기능이 저처럼 시간 설정을 자주 하는 사용자에게는 이렇게 친절한 기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설정에 들어가는 시간을 최소화해줘 시간을 아낄 수 있겠죠.

 그 외 기능은 여타 다른 플랫폼과 비슷합니다. 라벨, 필터, 폴더화, 검색 능력 등은 크게 차별점이 아닙니다. Template 파일로 할 일을 한꺼번에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 색다른 점 중 하나이지만 사용하지 않아 메리트라고 생각하기 힘드네요.


 여담으로, Todoist는 좋은 생산성 도구지만 제가 원하는 기능만 추리고 더해서 저만의 Todo List를 만들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어떤 일을 처리하지 않고 목록에 방치하면 점점 흐려지다가 말끔히 사라져 버리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계속하지 않은 일은 불필요한 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Todoist의 역할

그럼 이제 Todoist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잔업 처리반

중요하지 않은 일이지만 제 때 하지 않으면 난감한 일을 담아두는 곳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일을 제때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단 1분이라도 중요하지 않은 일에 빠져 버리면 시간 관성이 작용하여 집중력을 잃게 되니 그런 하찮은 일거리가 중요한 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Todo List에 던져 버리고 빠르게 시간 설정을 합니다. 오늘 다시 보거나 내일 혹은 다음 주에 다시 그 일이 눈에 들어오도록 셋팅하는 것이죠.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쪽지 배달부

예를 들어 이런 일들이 가능합니다.   

Youtube 6개월 사용권 끝났어. 계속할 거지?


36개월 뒤 은행 적금 만기야 해지해.


Amazon Audible 한 달 써보니 어때? 계속할까?


2개월 전에 [설득 전략] 책을 사고 싶다고 했는 데 비슷한 책 몇 권 있잖아. 그건 다 읽었니? 그럼 바로 살게.


쿠팡 캐시 Full 충전한 지 2년 됐는데 계속 가지고 있을 거야? 충전 필요 없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입장에서 알려주기 싫은 무료 이용권 만료 날짜를 설정해놓고 마음껏 서비스를 이용하고, 물건을 사고 싶은 욕구를 좀 더 뒤로 미뤄보는 등 긴 시간 뒤 확인이 필요할 때 Todoist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날짜에 알림을 띄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정말 나에게 보내는 쪽지를 보내듯이 구어체를 쓰면 좀 더 눈에 확 들어오더라고요. 날짜를 문장에 녹여내면 자동으로 시간이 설정되는 점이 역시 편리하죠.   



반복 머신

기억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특정 일들을 담아두는 장소로도 제격입니다. 시간 설정과 마찬가지로 문맥을 보고 반복 설정이 자동으로 잡힙니다. 예를 들어 타이어 상태와 엔진 오일 교체를 포함한 차량 정비, 각종 세금 신고, 매달 필요한 계좌 이체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안전을 위해 차량 정비는 꼭 필요하고 이체나 세금 신고도 하지 않으면 금전적인 손해가 발생하니 꼭 해야 하는 일인데 문제는 주기가 일정하지 않거나 너무 길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챙겨야 하는 것을 알아도 놓치지 쉽죠. 이런 점에서 Todoist가 똑똑한 비서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걱정 유예

'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하지 말자고 마음먹음과 동시에 걱정이 바로 사라져 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게 잘 안되니까 사람인 것을. 데일 카네기는 '자기 관리론'에서는 걱정이 생기면 정말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관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무엇을 행동에 옮겨야 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걱정이 생기면 그것을 적어 명확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알고 계실 거예요. 여기에 하나 더, 단순 노트에 일회성으로 적는 것보다 타이머가 달린 Todo List를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습니다.


 먼저, 그 일이 정말 걱정할 일인지 사실 확인을 하는 작업을 언제 몇 시에 하겠다고 적어놓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기에 수월합니다. 그때 확인해도 늦지 않으니까 일단 잊어버리자고 다짐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시간에 실행할만한 Action Point가 도출되면 그것도 Todo List에 적어두고 시간 알림을 붙여놓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너무나 일정을 빡빡하게 잡지 않는 것입니다. 걱정과 불안이 이성적인 판단이 흐릴 수 있으므로 충분한 시간 간격을 가지고 천천히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빠르게 해결해서 머릿속을 비우는 것도 걱정을 다루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그 문제를 담담히 해결했던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었던 것 같습니다.


 이건 제 경험담인데, 전세 금액 걱정을 하다가 위와 같이 할 일을 적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식사 시간 후에 면접을 보면 당이 충전된 면접관의 내리는 결과가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아 합격률이 올라간다는 책 내용을 떠올리고는 이왕이면 저녁 식사 후에 전화를 드려보자는 계획이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치밀했죠.



Todoist를 활용하기 위한 나만의 Rule


 Todoist가 저의 생활 패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이제 Todoist를 이렇게 잘 활용하기 위해서  제가 지키려고 하는 4가지 Rule을 이야기해볼게요. 이것들이 잘 안되면 결국 Todo List를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힘들고 유지하더라도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첫출발은 중요하면서 반복적인 일을 List에 적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List는 길수록 관리에 시간이 많이 들어가니 가볍게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중요한 일은 단단히 기억합니다. 언젠가 할 일은 빼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필요한 일도 아닌 데 눈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신경을 쓰기에 만드니까요. 그렇게 되면 하루 80% 이상의 시간은 스스로 기억한 할 일이고 나머지 20% 정도가 Todoist에 저장된 일이 됩니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잠들기 전에 시간을 투자하거나 틈틈이 자투리 시간이 있을 때 처리해도 좋더군요.


 예전에 Todoist를 처음 사용하면서 여러 기능을 사용해보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다 사용해보면 정말 꼼꼼한 일처리가 가능하겠다 싶어 제가 할 모든 일거리를 Todoist에 적었어요. 중요한 일, 그렇지 않은 일, 특정 장소에서 해야 할 일, 회사에서 할 일, 집에서 해야만 하는 일 등, 이 모든 것을 구분해낼 수 있는 능력이 Todoist에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사용해보니 관리에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가고 비우지 못해 찝찝한 기분으로 잠을 자야 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이미 머릿속에 잘 정리되어 있고 우선순위도 잘 알고 있는 데 한 곳에 모아놓고 분류해야 한다는 것이 시간 낭비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방법을 바꾸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사용해보니 중요한 내용을 적지 않는 방법이 맞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두 번째 Rule은 알림을 특정 타임 블록 내에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Todoist가 시간 설정을 세세히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보고 바로 행동에 옮길 수 없다면 쓸모없는 일이겠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보자마자 수행할 수 있는 시간대가 정해져 있어요. 예를 들어 지금 저는 출근 전(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점심시간 (12시부터 13시까지), 저녁 시간 (20시부터 21시까지), 밤 시간 (23시부터 24시까지) 정도예요. 이 시간대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으니 알림 설정을 이 시간대 안으로 해두면 바로 대응할 수 있어요. 별도의 시간 설정 없이 날짜만 설정되어 있다면 보통 밤 시간대에 그 일을 처리하게 되죠.


 세 번째 Rule은 잠 자기 전에 어떻게든 비우는 습관을 들이는 겁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한번 Todo List을 비우지 못하면 순식간에 불어나는 눈덩이처럼 할 일들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하루 잠자기 전에 미루기 찬스라도 써서 오늘의 할 일을 비워 나가는 것이 List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더라고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절대 중요한 일 대신 Todo List에 적힌 일을 하지 않는 겁니다. 그날에 생각해둔 중요한 일을 하지 않았다면 그 일부터 하고 Todo List에 있는 일은 무시하세요. Todo List에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것은 만족감을 쉽게 받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일을 미루게 될 거예요.


 마지막, 네 번째 Rule은 세부 할 일을 분산 관리하는 겁니다. 한 바구니 모든 달걀을 담으면 쉽게 깨지는 것처럼 많은 세부 할 일을 하나의 프로그램에 담으려 하지 않아야 합니다. 처음엔 모든 정리가 한 번에 끝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가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일이 미뤄지고 추가 삭제가 반복되면서 복잡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건드릴 수 없는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혹여나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 정리를 계속해나간다고 하더라도 그 에너지를 관리보다는 실행에 쏟는 것이 더 효율적이겠죠. 그래서 큼직한 할 일은 기억하거나 Todoist에 적고 세부 할 일은 각각의 수행 위치에 분산시켜 적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머릿속에는 프로그래밍과 남은 회사일, 영어 공부를 중요한 일로 기억하고 프로그래밍 관련 세부 할 일은 시작하는 작업 파일에 안에 적어두고, 회사 세부 할 일은 회사 다이어리에 쓰고, 집에서 할 공부 범위는 간단한 책상 위 A4 용지에 적는 것입니다.



마치며

어떠신가요? 저는 이렇게 Todoist를 시간 관리의 메인으로 사용하기보다 중요한 일을 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CEO가 비서에게 작은 일을 위임하고 보다 더 중요한 일을 머릿속에 담아두면서 바로바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드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분에게 Todo List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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