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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불량공대언니 Dec 06. 2017

25.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도전, 그리고 성장

불량 공대 언니가 말하는 '도전'의 정의


I am 불량 공대 언니 



삼디다스에 융단 추리닝을 입고 학교를 자기 집 안방처럼 다닌다 하여 '총장님 딸'

월화수목금금금 언제든 뒷고기집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뒷고기계의 전설'

기계제어 시스템 공학부의 '개 진상', 때로는 '스펙 천사'


라고 불려지던 'I am 불량 공대 언니'


은혜와 믿음이 충만한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에서

밤마다 술 문화의 부흥을 일삼았던, 불량 공대 언니에게 도전이란? 


'야, 정신 차려. 네가 되겠냐?'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 

나에겐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일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일 이 바로 도전이라 말하고 싶어. 




어떤 도전을 할 때마다 모두가 했던 말
'야, 네가 되겠냐?'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불량 공대 언니의 첫 번째 도전 


100% 영어강의로 진행되던 동역학 전공 수업 때마다 

교수님의 그 어떤 질문에도 언제나 같은 대답


'교수님!!! Pass, Next Time'이라고 하던 내가


'외국계 항공사 승무원' 이 되겠다고 했을 때

교수님께서 어금니 꽉 깨물며 말씀하셨지. 


'외항사 승무원은 영어 잘해야 되는 거.. 알고는 있지????? '

(교수님 마음의 소리는, '야, 정신 차려' 였음을 100% 장담해) 


언니가 오랜만에 또다시 공개할게. 잘 봐라. 

엄마가 기절초풍! 환장하시는 불량공대 언니의 저질 성적표

보고 있나?

1학년 때부터 영어 수업은 죄다 D 아니면 D + (끝내준다 진짜) 

영어로 진행되던 전공수업은 무조건 C 이하. 


그리하여 졸업평점 2.8

 전체 석차 23명 중 22등 (대박, 언니 뒤에 한 명 있긴 했어. 누구지? ^^) 


보시다시피, 

이런 영어 실력으로, 저질 스펙으로 '외항사' 간다고 했을 때

나의 불쌍한 실험 파트너들은 이렇게 말했지. 

'누나.. 그거라도 해 봐요. 기계는 절대 아니야. 제발 좀 어디라도 쫌! 쫌! 가라.. 인간아'


그리고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이렇게 말했지. 

'야, 되겠냐? 외항사 승무원 영어 잘해야 되거든?' 

'키 작아서 되겠냐? ' 

'네가? 되겠냐? (이건 뭐, 밑도 끝도 없이 안티야 안티 이유도 없이 되겠냐고 하는 인간들도 있었다...) 

라며 쯧쯧쯧 혀를 내둘렀어. 


하.. 가슴에 팍팍 꽂힌 이 한 마디 

'야, 정신 차려. 네가 되겠냐?'


오케이, 인정. 

학벌, 어학, 전공, 해외경험 등 꺼낼 카드가 하나도 없음 은 말할 것도 없고

외모도... 딱히... 별로야.

키도 작고 얼굴이 헉 소리 나게 예쁘지도 않아요.

몸매는 정확하게 6등신.  아니, 5등신 반쯤 되려나?  

장딴지 근육이 너무 빡세게 솟아 있어서 이걸 없애는 수술이라도 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다리도 안 예뻐. 


이처럼, 

내 편도 없고, 스펙도 없던 불량 공대 언니의 '외항사 승무원의 꿈', '해외취업'은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도전이 아닐 수 없었어. 


유일하게 내가 가지고 있던 장점은

잘 웃는다는 것. 

그리고 친절하다는 것. 

딱 이 두 개로 시작했던 용감무쌍한 도전의 끝은 그래도 '최종 합격'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불량 공대 언니의 두 번째 도전 


죽자고 1년간 쏼라쏼라 영어공부를 했는데 

크루즈 승무원이 되고 나서 매일매일 밥먹듯이 듣던 말. 


'Do you speak english?'  


업무도, 영어도 아무것도 익숙하지 않았던 입사 후 첫 한 달.


살아남기 위한 노력으로 

두꺼운 전공 서적처럼 생긴 업무 관련 매뉴얼 book을 정독하기 시작했어. 


특히 이해가 어려운 업무내용은
승객이 거의 없는 밤 12시 이후 데스크로 출근해서 나이트 근무 동료에게 모르는 업무를 배웠어.

그리고 한국인 동료였던 호준 오빠가 던져준 '호텔 실무 영어' 책을 보면서 다양한 업무 관련 표현들을 공부했고 
매뉴얼 북이나 책에서도 보지 못했던 난처한 컴플레인들은 그나마 친절한 동료들에게 물어보면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배워나갔어. 

합격하면 내 인생 좀 편할 줄 알았더니

합격하고 나서의 삶이 승무원 준비 때보다 더 힘들 줄이야.. 

대학시절 남들 열심히 살 때 죽어라 놀았더니 

딱 놀았던 그 시간만큼 죽어라 노력을 해야 되더라.

인생이 공짜가 없어 절대. 


각설하고!
이렇게 밤 잠 줄여가며, 휴식시간을 쪼개가면서 노력을 했더니 
두 달째 되면서부터는 업무가 점점 익숙해지기 시작하더라. 


직급 낮은 너에게는 말 못 하니까 당장 캡틴부터 불러오라는 승객들, 
열 받아서 숨이 넘어가는 승객들을 진정시키는 요령도 생기고   
정말 충격적이 었던 싱가폴 영어, 인도 영어, 중국인들의 영어도 
업무에 적응이 되고 나니까 어떤 컴플레인을 하는 건지는 금방 알아듣겠더라. 


3개월 수습기간이 지나면서 근무평가 5점 만점에 3점을 받았고
구박하고 미워하던 동료들과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어. 



그리고!!! 

2009년 5월. 현존하는 크루즈 중 세계 최대 규모인 Oasis of the Seas에서 2009년 12월 처녀 출항(첫 출항)을 함께 할 크루들을 각 크루즈 쉽에서 부서별로 한 명씩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게 되었어. 


'세계 최대 크루즈? 게다가 미국 노선이라니!! 오케이 어디 가보자' 라며 언니는 과감하게 지원을 했어. 



입사한 지 겨우 5개월째.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평가에서도 5점 만점에 3점이었던 내가 지원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모든 동료들이 이렇게 말했지. 


'한국어, 영어밖에 할 줄 모르는 네가 거기에 가봤자 영어 못하는 유럽권 승객들은 응대할 수가 없어.'

'배가 지금 있는 곳 보다 2배 이상 커, 거기서 네가 일 제대로 하겠어? 지금도 버벅거리는데?' 

'스페인어나 포르투갈어 정도는 해야 합격하지.'

'너,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것도 아니잖아.' 

.

.

.

그래서! 

한마디로!

'야, 너 되겠냐?' 


지겹다 정말. 이놈의 '야, 너 되겠냐?'는 소리. 


그런데 있잖아. 

지원하는데 돈 들어? 안 들거든. 

지원하는데 큰일 나? 큰일 안나거든. 

지원해서 떨어져도 내가 떨어지는데 자기들이 뭔 상관이고!


그래서 언니는 '넌 지원해도 절대 안 된다'라는 주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무모하리만큼 용감한 도전을 했어. 


결과는? 합격. 

2009년 5월, Oasis of the seas의  합격레터



크루 오피스의 합격 공고 명단에 내 이름이 떴을 때 우리 팀에서 난리가 났었지. 

이건. 기적이라며. 


유창한 영어는 아니었지만 

25번 불합격하는 시간 동안 갈고닦았던 Resume와 Cover letter 작성의 노하우로

Guest Service Office 직무에서 요구되는 언니의 강점을 충분히 어필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였어.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도전의 끝
실패 혹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


주변에서 '네가? 되겠냐?' 할 만한 것.

스스로 생각해도 '이게 가능할까? ' 싶은 것  
이렇게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것이 도전이라 말해주고 싶어. 


어떤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생겼을 때,

그 일에 도전해보고 싶긴 한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지. 


' 이 길이 내 길이 맞을까?' 

'준비하다가 안되면 어떡하지?' 

'실패하고 나면 그다음엔 뭘 하지?' 


이렇게 시작도 해보기 전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그런데, 있잖아. 

언니가 해보니까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도전의 끝'은 

실패 혹은 성공이 아니라 '성장' 이더라.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어떠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죽을힘 다해 달려가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을 꼭 실패라고만 할 수 없더라. 


그간의 노력이 다른 도전의 밑거름이 되기도 하고

내가 예상치 못했던 길에서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나기도 하거든. 


언니가 항공사 승무원이 되려고 노력한 끝에 '미국 크루즈 승무원' 이 되었던 것처럼.

25번의 불합격으로 백번 넘게 쓰고 고치며 얻게 된 영문 입사서류 작성 노하우로

'Oasis of the seas' 최초 한인 승무원으로서 합격 레터를 받은 것처럼 말이야. 


따라서,

지금 니 가슴속에서 지글지글 불타고 있는 그 일.

부모님이 때려 죽어도 허락 못하시겠다는 그 일. 

주변 모든 사람들이 '야, 네가 되겠냐?' 하는 그 일에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단, 언니랑 아래 네 가지는 약속 하자. 


[ 성공 or 실패가 아닌 성장을 이뤄내기 위한 도전의 핵심전략]


1. 도전하고자 하는 목표의 달성 기간을 정하고 시작할 것 (시험이면 응시 횟수도 좋아) 

2.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 실천 계획을 세우고 시작할 것 (SMART 법칙을 적용) 

3. 도전의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일 것

4. 도전에 실패했을 경우, 그 이후의 플랜 B를 세워 둘 것 


깔짝깔짝 거리다가

'이 길은 아니야. 괜히 시간 낭비했어' 우리 이러진 말자. 


할 거면 제대로! 오케이? 


그게 무엇이든. 

언니는 오늘도 내일도 죽을 때까지 계속 도전하고 성장하면서 살아보려고 해. 


무모하리 만큼 용감한 도전,

언니랑 같이 시작해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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