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창래 Mar 08. 2020

바람막이 방풍나물

줄기는 다 잘라내었다. 이파리만 남기고. 연한 줄기는 데쳐 무쳐도 괜찮지만. 이파리만 무쳐두어도 며칠은 먹을 텐데 뭐. 가위를 쓰면 금방 한다. 봄 냄새가 코를 찌른다.

물이 끓으면 넣고 삼 분쯤 두었다가 꺼낸다. 너무 거칠게 느껴지면 오 분 정도까지도 괜찮다고 하던데. 어떤 분은 삼십 초만 데치라고 하고...... 글쎄, 잘 모르겠다. 시금치라면 그렇게 넣었다가 꺼내지만. 이건 그래 본 적이 없다. 방풍은 나물 가운데 비교적 쎈 놈이다. 짜 보면 안다. 

꼭 짜서 볼에 펼쳐 넣고 양념을 투하한다. 고추장 조금, 된장 조금(이 둘 대신에 두반장을 조금), 다진 마늘, 참기름을 넉넉히, 마법의 가루도 조금 넣고 무쳤다. 마지막에는 언제나처럼 깨소금을 뿌린다.

풍을 방지한다고 방풍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데...... 원래 이름은 갯기름나물이란다. 이파리가 기름 바른 것처럼 반드르르해서. 만병통치에 가까운 약초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건강에 좋다. 

약간 쓴 맛이 나지만, 그 맛을 즐긴다. 인생의 맛이니까. 참깨 때문에 쓴맛도 고소하다. 거참 고소하네. 덫에 걸려 넘어질 때마다 듣던 말이다. 들어 본 지 오래 되었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