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y Jan 19. 2022

메타버스로 가는 낙관주의자적 안내서

생각이 정리가 안되거나 복잡한 문제 안에서 답을 발견하고자 할 때 글을 씁니다. 몇 개월에 한 번씩 주기가 돌아왔는데 이번엔 꽤 오래 걸렸네요. 기술과 전체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어 움직이는지, 엔지니어가 아닌 철저히 아날로그적인 심장을 지닌 사람이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거든요. 세상이 하얗게 무음으로 덮인 아침, 수학 공식이 길게 늘어선 메타버스에 온기를 새겨보고 싶었습니다.


이 안내서는 가속화되고 있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우리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가가 아닌,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한 태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잠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멈춤에 대한 제안이기도 합니다.



틈을 건너는 중

(Source: Larva Labs 홈페이지)

가치의 대전환. 사상의 지평선, 메타버스에서 일어난 사건이 외부에 영향을 줄 수 없을 정도의 강력한 소용돌이의 경계면. 로블록스 기업가치 32조, 크립토펑크 NFT 6225억에 거래. 과몰입되어있는 게임과 아트 투자 너머 이면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이키가 RTFKT를 인수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리자드, 메타는 오큘러스를 인수한 이유는?

이 모든 가치는 무엇에 대한 신뢰의 크기인가요.


세상은 실험실처럼. 세상은 기존의 비즈니스 룰을 탈주해 새로운 모델을 발명 중인 거대한 실험실과도 같습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고 빠르게 성장한 이더리움은 이미 블록체인의 프로토콜이 되어가며 엄청난 잠재력으로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있죠. 블록체인 세상에서 비즈니스 혁신의 물결은 상당한 견인력을 보이며 수많은 산업을 훨씬 뛰어넘었고, 이미 Layer 2 솔루션과 같은 비즈니스 표준은 계속해서 진화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우리가 알고 있는 비즈니스와 사회를 재정의하면서 말이죠.


우리가 지금 얼마나 멀리 와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대한 엄청난 잠재력이 얼마나 클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Web3, DeFi, NFT, DAO… 기술적인 측면은 여전히 어렵지만 탈경계와 탈중앙화의 메타버스가 구동되는 메커니즘과 세계관을 이해하면 우리가 꿈꾸는 것이 더 이상 무모한 독단이나 판타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가지는 의미


새로운 사회계약, 로컬 커뮤니티. 

세계적 수준의 창작가들의 다양한 협업은 독특하고 새로운 경험의 형태로 매혹적인 이야기에 숨을 불어넣습니다. 국경 없는 세계는 인재와 기업을 메타버스 생태계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입니다.


BMW는 ‘메타버스를 만드는’ 생태계를 장악하겠다는 NVIDIA의 옴니버스를 사용합니다. 전 세계에 분산된 팀이 3D 세계를 만들고 디자이너, 건축가, 엔지니어, 제작자가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가설을 시뮬레이션해요. BMW 직원들은 모션 슈트를 입고 가상 공장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나 원격 테스트를 수행하고요. 물리적인 장소와 시간의 제약 없이 엄청난 속도로 시스템이 개선된다는 점은 메타버스의 달콤한 결과물입니다.   


(Source: Nvidia)


이젠 관심사를 기반으로 전 세계 곳곳의 프로젝트에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온 디자이너와 엔지니어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새로운 기술을 탐색합니다. 경계가 없다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포용한다는 것과 동시에 경쟁의 대상을 재정의 해야 한다는 질문일 거에요. 마이크로소프는 명민하게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산업 현장의 메타버스화를 꿈꾸며 B2B에 집중합니다. 쉐브론 필립스 등의 기업이 MS의 홀로렌즈 디바이스를 산업현장에서 착용하죠. 패션회사의 경쟁사는 더 이상 패션회사가 아님을 이미 눈치채셨을 겁니다.


지식과 문화의 보편적인 통합을 요구하던 사회는 점점 독자적인 세계관이 뚜렷한 로컬 사회와 가장 개인적인 특별함에 손을 내밉니다. 이는 다양성을 수렴할 수 있는 공유 방식을 준비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지리, 사회, 민족, 언어, 연령, 인종, 종교, 문화, 성별, 성 정체성이라는 객관적 정체성 외에도, 다양한 생각, 철학, 지성, 습관, 신념 체계 등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환경과 맥락에서요. 다양한 생각과 경험이 자연스럽게 수렴되고 여러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적인 여정이 가능한 시스템과 알고리즘으로요.


더 많은 목소리가, 더 많은 마법을 만들어냅니다. 메타버스는 다름 아닌 다양성을 축하하는 시공간입니다.


유틸리적인 효용성을 만족시키는 알고리즘이 있나요

외부 메타버스와도 경계 없는 참여와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나요

자기 행위의 결정자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나요

경제적인 보상과 인센티브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새로운 자본, 뉴 내러티브.

로블록스로 구동되는 Nike Land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처럼 보이지만 ‘놀이를 어린이의 라이프스타일로 전환하는 방법’을 실현하고자 하는 나이키의 세계관을 담은 맞춤형 월드입니다. 형식은 메타버스이지만 목적은 ‘Made to play’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쉽고 짧고 강력합니다.


나이키의 이야기는 진정성에 집중하겠다는 욕구로 읽힙니다. 이를 위해 세계 곳곳의 전문가를 찾고, 버츄얼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고,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가져오는 방법을 탐구해요.

나이키는 스포츠를 보다 재미있고, 접근 가능하며, 포용적으로 만들기 위한 열정을 공유하고, 아이들은 계속해서 이곳에서 창의성을 연료로 사용합니다. Made to Play 약속을 위해 전 세계 124개 이상의 커뮤니티 파트너가 지역 지도자로 플레이 메이커로 결성됩니다.

(Source: Nike 홈페이지)


놀이에 초점을 맞추어 모든 형태의 움직임과 개인적인 표현을 포착해 디자인으로 구현합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일방적인 디렉팅이 아닌 사용자의 심리에서 출발한 솔루션들이죠. 변화를 관찰하고 관계를 파악하는 행위는 평평하고 사물화 되어있는 세계를 ‘진짜'로 만들어 줍니다.


이 자체로 나이키는 미래 비즈니스 접근 방식의 우아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네요. 신념에 의해 만들어지는 세계는 단순 스토리텔링이 아닌 세계관과 진정성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결속력을 이끌어내고 기업가치를 높입니다. 가장 중요한 자본으로서요. 내러티브는 그래서 중요합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모든 종류의 방식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승리나 경쟁이 아닌 기쁨에 대해 생각하도록 영감을 주고 싶습니다.” - Nike, Jessa Moon


(Source: Nike 홈페이지, 제품 판매 랭킹수가 아닌 아이들을 움직이게 한 수치를 측정)


영감을 주는 재미요소가 있나요. 사상의 지평을 넓혀주는 활동들이 있나요

결속력을 가질 세계관을 가졌나요

누구와 함께 하고 있나요


새로운 힘, 개인성.

광활한 우주에 궁극적으로 회귀되는 진정성에 대한 집요한 질문, ‘우리'가 아닌 ‘개인성'. 규칙성을 갖는 글로벌 트렌드에서 각자의 변칙적인 방식으로, 수동적인 답습자에서 자기 행위의 결정자로, 사회적 관습과 규범에서 개인의 감각 극대화를 위한 고민으로.  

모두가 메타버스를 외치지만 각자의 전문 분야에 맞춰 다른 전략을 구사하듯이요.


서로에게 영감을 줄 무기는 무엇인가요

나는 어떻게 즐길 것인가요. 어떤 신념을 가졌나요.



당신이라는 닻


비논리적인 감각의 극대화.

메타버스는 낯선 공간도 날선 대상도 아닙니다. 기술은 금융과 함께 거듭되는 실험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개선될  있는 상태를 유지할 겁니다. 우리의 창작 활동을   실현시켜줄  있도록요. 기술이 진화할수록 코딩으로   없는 감각을 요하는 일에 장인정신으로 생각하고 행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개개인의 ‘특별함'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특별함이 언제나 희소성을 듭니다.


산에 올라 바위의 거친 결과 온도를 마음을 다해 느껴본 자가 풀어내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더 생명력을 가집니다. 디지털 세상 안에서는 추운 날의 뜨거운 버번의 맛을 알 턱이 없잖아요. 메타버스에서는 느끼지 못할 톡톡한 감촉, 순간의 겹겹의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감각을 극대화는 노력들 모두가 창작의 식량이자 도구입니다.


메타버스 시대의 메타인지.

우리는 저마다의 이유로 오늘도 달립니다. 달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나의 일과 역할이 무엇이든, 나를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나를 곁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왜 해야 하지?’, ‘왜 멈춰야 하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알아가는 과정은 높은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메타버스 안에서 느끼는 즐거운 감정이나 성취감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관계가 허구적일 수밖에 없는 메타버스 세상에서 고립이 아닌 실존적 삶을 위해서요. 이리저리 변화하는 세상에 수동적으로 의지한 채 부유하며 떠도는 유령이 되지 않기 위해서요. 메타버스는 모든 것이 연결된 통합체로 보이지만, 결국 언제나 즐거움은 개별적인 것이 조합된 합체물이니까요.


새로운 현실주의자. 

거대한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는 게 아닌, 나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에너지가 확장될 수 있도록 내 안에 기준을 축적해가세요. 세계가 더 많이 뻗으라고 요구할수록 우리는 자신의 닻을 찾고 각자의 믿음의 토양에 더 깊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일 것입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꿈을 갈망하며 오염되지 않은 무구한 인간성을 지닌 고결한 야만인으로, 순수한 본성에 이끌려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으로요.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 내일의 상식이 될 수 있음은 바로 메타버스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선물일 겁니다.



Sey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