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대를 졸업하고 제조회사에서 엔지니어 일을 하면서 지금 것 직장생활을 해 왔다. 40대를 훌쩍 넘어서 이제는 관리업무를 주로 보고 있지만 40대 초반까지는 실무를 하였다. 약 20년 넘게 몸 담은 직업이니 나름의 노하우나 관리 능력은 있다고 보고 자부하고 싶다.
세 번의 이직을 경험한 나로서는 퇴사와 입사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크진 않다. 그렇다고 부담이 없을 수는 없고 앞으로 일어날 진행과정을 미리 알고 있기에 그것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 그 정도다. 각자 이직의 이유가 있듯이 나에게도 이유는 충분했다. 젊어서는 연봉을 높이기 위해 이직하고, 회사 사정상 이직 경험, 동일한 업무를 유지하면서 타 업종으로 이직경험이 그 이유라고 할 수 있었다.
40대 후반이나 50대 초 연령대의 직장인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겠지만, 이 나이에 이직은 어렵다. 특히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어떻게든 정년을 채울 수 있으면 땡큐다. 그렇지 못하고 퇴사를 하면 이직을 한다고 해도 동일한 연봉과 직위를 보장받지 못한다. 나이가 한 참 어린 팀장밑에서 일을 해야 함은 물론 연봉도 깎이기 쉽다. 나라도 이런 고민과 정년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으로 기술이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한 마디로 파리 목숨인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경력을 인정받고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회사라면 이직할 용의가 있었다. 그래서 이력서를 업데이트해서 업로드를 하였다. 가끔 연락이 오는 데라고는 보험회사 또는 전혀 상관없는 업종이었다. 그 외에는 외국회사로 이직 문의가 곧잘 오곤 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외국에서 써먹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될 것도 없었다.
적극적으로 이직의뢰에 대응을 하고 면접을 보았다. 안 되는 영어면접과 통역을 동반한 중국회사 면접 등 4~5곳은 면접을 본 것 같다. 한 업체에서 최종 결정이 되었고 본격적인 이직 절차를 밟아 갔다. 모든 것이 처음이니 서툴고 복잡했지만 어찌 준비를 해서 이직을 하였다.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잃는다. 해외이직에 성공했지만 한참 크는 아이들과 아내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 한국에 있었으면 스트레스나 파리목숨으로 살았겠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둘 다 얻기에는 현실이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한 가지는 포기할 각오로 이직을 결심하였다.
각자 이직에 대한 생각과 처지가 다르다. 40대 후반 50대가 해외로 이직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왕이면 자신의 기술과 업무 능력을 조금 더 발휘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도전해 볼 것을 추천한다. 단, 가족과 함께 할 것을 추천한다. 아이들이 커서 성인이라면 아내나 남편 둘이라도 같이 하는 게 좋다. 외로움은 최대의 적이라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