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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중국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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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Jun 23. 2024

회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중국 일상

중국으로 이직하여 반년을 보냈다. 하루하루 잘 견뎌보려고 했던 시간이 어느덧 반년이 흘렀다. 이제는 그럭저럭 안정된 생활을 보내고 있다. 역시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을 새삼 더 느끼게 된다. 처음 이곳에 와서는 하루 살아가기에 급급했고 암담했고 우울했던 시간이 이제는 대부분 이해가 가고 이 나라에 적응하여 여유롭게 살아가게 된 것은 적응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간 특별히 아픈데 없이 잘 지낸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회사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입사 계약 시 기간을 3년으로 하였고 개발업무에 따라 재 계약을 한다고 하였다. 말 그대로 3년 뒤 재 계약을 할 것인가 하지 않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간이다. 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재 계약을 할 것이고 아니면 그만둬야 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더 이상 다닐 생각이 없다면 3년 뒤 재 계약은 없는 것이다. 다만, 회사의 사정이나 개발의 진전이 어떻게 되어가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계약서의 기간은 정해져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3년 뒤를 생각하는 것보다 3년 안에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것을 해 낸다는 생각으로 지내는 것이 좋다. 3년 뒤를 생각하고 전전긍긍 살아가면 본인에게 더 스트레스가 된다.


적응과 회사 계약 외에 부가적인 것이라면 입사 전 회사의 요청이었던 개발업무였다. '부가적'이라는 표현을 써서 옵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업무의 성격에 따라 메인이 될 수도 옵션이 될 수도 있다. 나의 계약의 경우는 회사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한 업무이자 매출을 높여줄 개발사업이었다. 한 마디로 회사의 미래 먹거리였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기본 업무보다 개발업무에 더 신경을 쓰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게 맞을 것이다. 


개발이란 기존 사업의 아이템에서 조금만 변경돼도 개발이라고 할 수 있고, 아이템조차 없는 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나의 경우는 후자의 경우였다. 개발을 하기 위한 제반사항이 갖춰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인원, 장비, 영업 등등의 부서에서 유사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경험이 있었다면 기본은 갖춰져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없었다면 애기가 달라진다. 각 부서에서 개발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역량이 없기 때문에 계약기간 3년이 턱 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외국 이직의 단점이라면 정보였다. 한국에서의 이직이라면 최소한 외국 회사보다 정보를 더 많이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면 면접을 보고 회사 분위기나 현재 회사의 상황을 조금이나마 더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움이라면 그러한 정보가 너무 없었다는 것이었다. 언어의 장벽으로 놓였을 수 도 있지만 입사 전 외국 이직 회사의 정보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표와의 면담을 통해 개발을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개발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을 준비하였다. 많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했다. 그동안 임원급의 상사와 몇 차례 면담을 하였고 마지막으로 대표와 면담을 하였다. 앞으로 진행에 대해 확실한 답을 듣기 위해서였다. 회사차원에서 준비는 하고 있는지?, 인력 충원은 하고 있는지?, 영업은 진전이 있는지? 하고 싶었던 궁금점들에 대한 확답보다는 의지라도 알고 싶었다. 그러나 대표는 몇 개월만 더 기다려 달라는 것뿐이었다. 그 말은 지금까지 해왔던 되풀이되는 답이었다. 


회사를 이렇게 다녀도 될까? 몇 주를 고민했다. 처음 이직을 하기로 결심을 했던 이유는 낯선 이국이지만 나의 경력을 한 단계 더 높여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이기 싫었던 것이 이유 중 하나였다. 비록 어려운 생활이 펼쳐지겠지만 감수할 만큼의 이유였다. 만약 버티지 못 한 다면 실패 할 것이고 버키고 이뤄 낸다면 또 다른 기회와 성취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이 이었기 때문이었다. 결심과 희망이 사라진 지금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이유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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