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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dam Jun 08. 2018

#6(1) 우붓 아궁 라이 미술관

예술가의 도시 우붓

우붓에 도착해서 간단히 중심가를 한 바퀴 돌면서 느낀 점 중에 하나는 우붓의 물가는 굉장히 비싸다는 점이었다. 발리의 식당들은 고급 식당이던 허름한 식당이던 메뉴판을 밖에 두어서 미리 볼 수 있게 해두는데, 꾸따에서는 30K 정도의 요리를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던 반면, 우붓에서는 메뉴판에서 제일 저렴한 요리도 7,80K가 넘어갔다. 일단 우붓에는 허름한 식당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가, 한참을 걸어 겨우 허름한 식당을 찾아도 60K부터 시작했고, 꾸따와는 달리 Tax가 불포함된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 계산하는 금액은 2배가 넘었다. 


특히 내 숙소 근처에서는 더더욱 저렴한 식당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간단히 아침을 때우려고 숙소 근처의 식당들을 기웃거리다가 그나마 저렴해서 들어갔던 레스토랑인데 100K가 넘게 나왔다(거의 만원). 그래도 맛은 있었으므로..

우붓은 분위기있는 고급 레스토랑이 많다
100K짜리 아침


아궁 라이 미술관(ARMA)

입장료: 80,000 IDR


우붓에는 미술관이 굉장히 많았는데, 미술에 별다른 조예가 없는 나는 어느 미술관을 가야 하는지 정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다. 여행책자와 트립어드바이저를 꼼꼼히 살펴보다가 그냥 제일 가까운 곳으로 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의 아궁 라이 미술관으로 당첨!


발리에서는 구글 지도를 보면서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길 찾는 것 하나는 자신 있는 나도 발리에서는 길을 몇 번 헤매었는데, 문제는 구글 지도에 나온 길들 자체가 정확하지가 않다는 것이다. 메인 로드들은 잘 나와있으나, 조금 변두리나 골목으로 가면 길이 연결되어 있는데도 구글 지도에서는 끊겨 있다던가, 막혀있는데 구글 지도에서는 연결되어 있기 십상이어서 길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근처에 가서 현지인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다행인 건 발리 사람들은 오지랖(?)이 심하다고 할 정도로 과잉 친절하기 때문에,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근처 상점 직원들이 먼저 어딜 찾느냐고 물어보며 도와준 적이 정말 많았다. 발리가 아닌 다른 나라들을 여행할 때 먼저 도움을 건네 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뭔가를 판매하려 하거나 호객을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도와줬는데도 구매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사람들도 만나본 입장에서 처음에 발리 사람들이 먼저 도움을 주려 할 때 계속 경계하곤 했었는데, 발리에 계속 있다 보니 그런 생각을 했던 게 죄송해질 만큼 이곳 사람들은 순수한 호의를 많이 나눠준다. 심지어 물건 파는 사람들에게도 No, Thank you라고 하면 웃으며 You’re welcome이라고 꼭 대답해준다. 처음엔 안 산다는데 뭐가 You’re welcome이지 했는데, 알고 보니 Thank you라고 말한 데에 대한 대답이었다.


발리 길가는 문이 없는 상점가로 즐비하고 주인/직원들은 대부분 그냥 길 앞에 앉아있다. 그런 거리를 걸어 지나가다 보면 그냥 Hello~ How are you~ 를 건네는데, 처음엔 호객을 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우붓에 일주일 넘게 지내며 같은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니 이 사람들은 그냥 인사하고 말 거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들어와서 보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길갈 때 인사해주는 상인들. 하루에 여러 번씩 지나다니다 보니 안면을 터서 어느 나라 사람이냐, 이름이 뭐냐, 오늘은 어딜 가냐며 웃으며 가볍게 물어보는 여기 사람들 덕분에 발리가 너무 좋아졌다.


글이 잠깐 다른 데로 샜는데, 구글 지도에 아궁 라이 미술관이 두 군데가 찍혀있어서 그중 하나 근처에서 입구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근처 상인이 어딜가냐 물어와서 미술관을 찾을 수 있었다. (다 보고 돌아갈 때도 먼저 알아보고는 잘 찾아서 구경했냐며 손을 흔들어주셨다)

아궁라이 미술관 주차장 쪽 입구


아궁 라이 미술관은 정원이 꽤나 멋있게 꾸며져 있고, 발리 전통 가옥 모양의 미술관 건물이 3 채정도 있었다.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풀빌라 리조트도 연결되어 있으며, 미술관 입장권을 끊으면 리조트에 딸린 조경도 구경할 수 있었으며, 미술관 내부의 카페에서 커피나 차도 한잔 받아 마실 수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미술에 별로 조예가 없어서 깊이 있는 관람은 하지 못했지만, 미술관에 전시된 그림들에서 발리의 오랜 역사와 특유의 화풍을 느낄 수 있었다. 발리 느낌이 물씬한 패턴이 그림들 전체에 세세하고 촘촘하게 그려져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공들여 그려 넣은 디테일들이 대단했고, 멀리서 보면 묘하게도 입체감이 느껴졌다.. 힌두교와 관련된 그림들이 많아서, 힌두교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하고 왔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부 그림들은 촬영 금지여서 촬영은 하지 않았다. 미술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내부 정원도 너무 잘 꾸며져 있고 조용해서 힐링하기에 딱이니 한 번쯤 들어볼 만하다.

아궁라이 미술관 정원
여기도 고양이가 자고있다
장인이 직접 조각하고 팔기도 한다
정원이 매우 아름다움
미술관 본관
미술관 문의 조각 디테일이 엄청났다
미술관 안의 카페
입장권에 포함된 음료와 책자
리조트 쪽 정원
리조트의 수영장
그냥 벽 하나 하나도 엄청나다
작은 천 하나를 건너면 리조트이다
정글 속에 들어온 기분
발리에서 유명한 코모도 도마뱀 조각상. 진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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