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
둥글고 반짝거리는 빨강이다. 저 앙증맞은 것이 어떻게 눈에 띈 것인지 신기할 만큼 작다. 팔랑거리는 나뭇잎 위에 바짝 달라붙어 몸을 웅크리고 있는 무당벌레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붉은 바탕에 찍힌 검은색 물방울무늬는 보기 좋게 대칭을 이룬다.
벌레나 곤충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무당벌레만큼은 예외가 아닐까? 어쩌다 벌이나 사마귀, 메뚜기 같은 것들이 나타나면 괴성을 지르며 도망가면서도 무당벌레 앞에선 달랐다. 귀여운 모습에 반해 한참을 들여다봤고, 심지어는 한 번쯤 만져볼까.. 충동이 일었다.
무당벌레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려 방향을 틀어주니 더욱 잰걸음으로 이동한다. 다시 손가락으로 툭, 마침내 화가 난 것일까? 비밀기지의 문이 열리듯 붉은 등딱지가 양쪽으로 갈라지더니 근사한 날개를 꺼낸다. 그리고 윙.
날아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