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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가모모씨 May 25. 2022

4D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허리를 사수할 것 | 겪은 글

某某씨 씀

닥터 스트레인지 2가 개봉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마블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여서 특별히 IMAX관에서 보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 결국 IMAX 상영기간은 놓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하게 특별관에서 보고 싶었던 나는 결국 4DX 스크린을 굳이굳이 선택했다.

그것은 7년 전에 킹스맨을 볼 때의 좋은 기억이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간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7년 전"의 이야기라는 것이지만....


4DX는 생각보다도 더 화려했다.

액션이 난무하는 마블 영화, 특히 공간 제약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4D 효과는 왠지 내가 기억하는 킹스맨의 그것보다 훨씬 업그레이드 된 것처럼 느껴졌다. 의자도 바람도 물도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쉴새없이 움직였다. 활을 쏘면 마치 내가 맞는 것처럼 바람이 볼을 스쳤고 타격이 느껴지면 안마의자 저리가라 의자가 내 등을 쿵쿵 내리쳤다. 빛이 번뜩이는 장면에서는 빛을 내리 쏴주고, 눈 내리는 장면에서는 실제 눈도 내려 주었으며, 타들어가는 장면에서는 등에 온열 효과도 주어 정말 내가 타는 듯한 느낌도 났다.


문제는 4D영화를 처음 본 후 7년 사이 변한 나였다.

그 사이 나는 점점 책상에서 앉아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고, 10대 때부터 약 15-20년을 마구잡이로 써온 허리는 3년 전부터 망가지기 시작해 지금은 장시간 그냥 앉아있는 것조차 나에겐 꽤 고역인 일이 되었으니까.


그런 사람이 9시간을 회사에 앉아있다가 지친 허리로 4D 영화를 보러 갔으니......마블의 액션 하나하나에 섬세하게 움직이는 의자에 앉아 2시간 동안 그 모든 공격을 온 허리로 받아낸 셈이다. 스칼렛 위치가 공격을 쏟아낼 때마다 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받을 데미지가 아니라 내가 입을 데미지를 걱정해야 했다.


28000원(팝콘과 콜라도 함께)이라는 거금을 들여 가장 좋다는 특별관에서 영화를 보고 온 지금

나는 영화 리뷰 대신 도수치료나 필라테스 같은 것들을 검색해본다.

마블이 다음 영화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닥터 스트레인지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알 게 뭐람.

뭣이 중헌디.


즐거움은 재밌는 컨텐츠도,

최첨단 시설도 아닌


건강에서 온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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