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에 빠지는 남자
금사빠 란, 사회적으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말로 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을 말한다. 물론 그 대상은 사람을 뜻한다.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에게 금방 사랑을 느끼거나 그 반대되는 상황을 일컬어 '금사빠'라고 한다.
아마도 내가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은 벌써 알 거라 믿는다.
저렇게 사랑에 금방 빠지는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이 볼 낯이면 좀 정신을 잘 챙기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다가가는 것이 좋지 않나라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물론 맞다. 나도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얘기이며 사람한테는 조금 더 신중하게 알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이렇게 얘기는 하지만 슬프게도 나도 금사빠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사람을 사랑하는데 금사빠는 아니고 취미 부자이고, 취미에 대해서 만큼은 금사빠고 요즘 대세적인 표현으로 진심이다. 조금 지나친 얘기이길 하지만 취미 없이 사는 것은 나에게 너무 무료하고, 인생을 고무줄로 잡고 당기는 듯한 느낌까지 들게 만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겠지만 취미의 순기능 중 하나가 무료한 인생을 좀 더 즐겁게 해 줄 수 있고, 이러한 취미가 잘 자리 잡으면 뭐 직업을 전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꼭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의 단절과 과한 취미 생활로 인한 경제적 타격 이런 것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럼 나의 경우를 돌이켜 생각해보면 순기능은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불행히도 그렇게 마스터해서 와~ 감탄사를 자아낼 만큼 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과도한 집착으로 가족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끼치거나, 이 문제로 집사람과 다툰 적은 없었다. 물론 없었던 건지 아니면 집사람이 속에서 울화통이 치밀지만 참는 건지 는 아직 깊이 있게 눈치를 살피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아무래도 한 번쯤 눈치를 봐보는 것도 앞으로 닥칠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듯싶다.) 마지막으로 경제적 타격이 있는데 그렇게 돈이 많지도 않지만 아주 금전 감각이 없는 편이 아니라서 큰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
하지만 앞에서 열거한 내용으로 아마도 조금은 미뤄 짐작하는 분도 있을 듯싶다.
세상에 하고 싶은 취미는 많고, 갈길은 멀며, 나의 인내심은 10cm 자로도 잴 수 있을 만큼 짧은 것이 문제이다.
일단 짧게 열거해보자면, 2년 전 무슨 바람이 불어 너무도 감정적으로 시작한 복싱이 있다. 뭐 복싱 열풍이 불 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주변에서 누군가 복싱을 하지도 않았다. 유튜브를 보다가 갑자기 복싱이라는 종목에 빠져들고 말았다.( 여기서 잠깐 내 성격을 말하자면 보는 것보다는 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시작하 하기 전 내가 이것을 해야 하는 만 가지 이유가 떠오르 곤 한다.) 이렇게 갑자기 떠오른 복싱은 내 몸을 복싱 체육관으로 이끌었고, 어느 순간 글러브를 끼고 폼을 배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3개월쯤 지나 슬슬 복싱이 지겨워질 때쯤 정말 사이코패스처럼 관장님의 언행이 귀에 거슬렸고 그 이후로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복싱이 싫었던 건지 아니면 관장이 싫었던 건지 조금 헷갈린다. 이렇게 복싱 취미는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다. 정말 노랫 가사에 나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이와 대동소이한 시기에 정확하게 말하자면 복싱을 시작하기 전 이미 취미로 로드 사이클을 탔었다. 잘 아시겠지만 자전거라는 것이 동내에서 슬슬 타는 데는 원래 돈도 안 들고 그렇게 부담 가는 것이 아니다. 그냥 순전히 운송수단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로드 사이클 세계에 입문을 하게 되면, 쉽게 말해 쫄쫄이를 입게 되면 진정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일단 많은 용품이 필요하며, 끝없는 장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슬슬 타던 자전거를 이제는 엎드려 죽음 힘을 다해 페달을 구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한 자전거라는 것이 자전거를 취미로 가지 신 분들이 아니라면 사이즈가 있다는 사실에 실상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나도 로드 입문 전에는 자전거란 두 종류 아니 좀 더 지식 있는 척을 해 한 3종류쯤 있는 줄 알았다. 성인용, 아동용,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mtb. 그러나 이거는 정말 큰 카테고리다. 로드로 들어가서 거기서 사이즈가 어떠니 저쩌니 뭐 로드뿐만 아니라 mtb도 깊이 있게 들어가면 엄청난 소카 테 고리가 나올 거라 예상은 된다. 이렇듯 자전거라는 대우주 '코스모스'같은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시작을 해 점점 수준이 올라갈수록 지갑은 점점 가벼워지게 된다. 물론 이 것 때문에 로드 자전거는 그만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달리는 것은 모두 좋아하는지라 로드 자전거는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 취미 생활은 정말 어이없게도 내 몸상태를 간과한 나머지 접게 되었다.
자전거를 시작하기 전 연도에 쇠질(웨이트 트레이닝)하다가 허리디스크가 터졌다.(정확한 용어로는 '추간판 탈출증'이라 한다.) 이로 인해 허리를 장시간 구부릴 수가 없다. 허리를 장시간 구부리면 다리 쪽으로 방사통이 와 소변을 보지 않는데도 찌릿찌릿한 느낌이 든다. 이 몸상태를 간과한 체 자전거를 시작해 보기 좋게 장비 준비하는 기쁨만 맛보고, 어디 먼길 떠나보지도 못하고 그냥 주저앉았다.
나의 취미생활은 언제 험난했고, 짧았다. 이 이후에도 오토바이, 테니스, 수학 풀기 등등 취미를 가졌고 아직 유지하는 것도 있고, 여지없이 정리한 것 도 있다. 원래 인생 모토가 얇고 넓은 지식을 추구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나의 10cm도 안 되는 끊기에 한숨을 내쉬곤 한다.
지금도 난 꿈꾼다.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 어떤 취미 생활이 나를 즐겁게 해 줄지, 내 심장에 돌팔매를 할지를
마음껏 즐겨라~ 취미는 너를 괴롭히는 업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