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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취방스님 Jan 17. 2022

억지글

앉아, 자판의 한 글자라도 쳐봐

이상하게 글을 쓰기가 불편하고 어려운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인 듯.

예전에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한 말 중에 '자기는 하루에 6시간은 글을 쓴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 글을 쓸 때는 화려한 말솜씨 또는 멋진 경험, 남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만이 멋진 글을 쓰는 줄 알았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글을 쓰는 것은 순전히 재주인 줄 알았다. 하지만 여러 소설가, 에세이스트, 기자 등등 글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들은 얘기는 공통적으로 


'글은 엉덩이로 쓴다는 것이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글을 써라'의 책의 일부분에도 그런 글이 나온다. '매일 써라' 그런데 글을 사실 매일 쓴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만은 않다.


일반인에게는 대체적으로 글감이 한정돼있고, 또 여러 가지 일들로 쓰지 못할 때가 있는 것이다. 


예전에 사찰에서 만난 신도분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연로한 연세에 열심히 무류 굽혀 절을 하시는 모습을 보자니 '저분을 저렇게 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열심히 불공을 드리고 공양을 한 후 노보살님과 대화할 기회가 생겨 몇 가지 여쭤봤다. 

"연세도 많으신 것 같은데 기도하시기 힘드시지 않으세요?"

"기도는 안 힘들어, 마음 내기가 힘들지" 

답은 간단하다. 컴퓨터를 켜고 시작하기 힘든 것이다. 모든 마음 내면 할 수 있다.

100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다. 글쓰기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길을 떠나려고 하면 항상 처음으로 마음을 내야 하고, 마음을 냈으면 아무리 무거운 걸음이라도 한 걸음을 띄어야 한다. 그럼 당신은 이미 절반은 온 것이 된다. 


비록 오늘도 방어전 치루 듯 한 편의 짧은 글을 썼지만 내일은 또 다른 글감을 가지고 좀 더 멋진 글을 써보려 노력해봐야 할 것 같다.


쓰지 않는 도끼는 녹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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