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여성의 삶은 복잡하고, 현대 남성의 삶은 허망하다
‘현대 여성의 삶은 복잡하고, 현대 남성의 삶은 허망하다.‘ 칼 융이 한 말이고, 어느 유튜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요지는 이렇다. 인생의 성공은 크게 두가지 축으로 나눌 수 있다. 배우자와의 관계와 사회적 성공. 남성은 이 둘의 방향이 일치한다. 배우자에게 사랑받는 길이 곧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남성은 이 둘이 가리키는 공통된 방향으로 달려가면 된다. 하지만 여성은 이 둘의 방향이 같지 않다.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하는 것과 한 명의 ‘여자‘로써 한 남자에게 사랑받는 것은 별개이다. 때로는 한 쪽이 다른 하나를 방해하기도 한다. 때문에 여성은 이 제각각의 두 방향 사이를 혼란스럽게 오가게 된다. 남성의 삶이 직선이라면, 여성의 삶은 나선에 가깝다.
처음에는 두 행복이 가리키는 방향이 같지 않다는 게 나를 미치게 했다. 어리석게도 예전의 나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 같아지려고 했다. 남자다운 사람을 만나고 싶었기에, 나 역시 그렇게 되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성과에 집착했었다. 결과는 말 안해도 알 것이다. 남자다운 남자가 남자다운 여자를 좋아하겠는가.
일과 사랑이라는 두 축의 방향성이 성별에 따라 다르기에, 남자의 삶은 0 또는 2이지만 여자의 삶은 1 언저리를 오간다. 앞만 보며 달리는 사람만큼 독보적으로 성공하진 않지만 왕창 망하는 일도 없고,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든 사소한 일로 행복해질 수도 있다. 사랑이 안 풀리면 일에서, 일이 안 풀린다면 그런대로 가정과 사랑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기에.
내게 주어진 건 직선이 아닌 나선의 삶이라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바라는 게 있다면 넓은 나선을 그려 폭넓은 세상사와 감정을 어우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 뿐 대단한 돈, 명예, 권력은 나와 먼 이야기 같다. 세상 모든 여성이 나처럼 생각하지는 않겠지만, 내게는 이게 순리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