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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라이프 Aug 01. 2021

[Tipp Life#1] 한번 해봅시다!

난데없는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시작되다

- 제 커리어의 주요 순간을 담아 정성껏 쓰려합니다. (쿠팡, 카카오, 블랭크, 스타트업 창업 등)

- 제 글로써 여러분들이 즐겁거나 뭔가 얻어가시는 게 있다면 대환영입니다.


멋지...겠죠?

'이번 연도에 잘한 건 뭐고, 아쉬운 건 뭘까'

'내년에는 어떤 걸 하면서 지낼까'

'이대로 계속 가는 게 맞나?'

.

.

19년 겨울이 다가올 때여서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들면서 뭔가 생각정리라는 걸 하고 싶었고,

기분도 약간 센티했다.

그래서 괜히 밖에서 오래 걸어보기도 했다.

그 기분 그대로 즐기고 싶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

.

현재 Tipp에서 같이 일하고 있고

당시 블랭크에서 같이 일한 시원님께서 날 급하게 찾더니,

"두연 님~!!! 저 아이디어 생각났어요! 이거 한번 들어볼래요!?"

.

세상은 날 가만 놔두지는 않나 보다.

어떻게 보면 그때가 현재 Tipp의 시발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

"네 한번 말씀 들어보죠~!"


골자는 이랬다.

본인이 미국에 대학교를 다닐 때 스카이캐슬 같은 사업을 했었는데

찾아온 부모님들의 인터뷰를 보면 거의 대부분이  

'애가 나름 원하는 대학을 갔으면 좋겠는데, 내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모르겠다'

더 심각한 건

'애 본인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한 상황이다. 시간은 흐르는데.'

상담한 부모님 가운데는 월스트리트에서 나름 잘 나가는 투자은행의 중역을 담당하고 있는 분도 있었지만

애 문제에 있어서는 다른 부모님들과 다를 바 없었다고 한다.


내가 원하는 '살아있는 정보'는 내가 그간 쌓아온 인맥 그리고 사회적 위치를 고려할 때

주변에 누군가를 통해서면 금방 알 수 있을 것 같은 데

실상 상황을 맞이하면 마땅히 없기 때문이다.


시원의 전략을 바탕으로 그 학생들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이야기를 통하면서 찾아줬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어떤 대학들을 가는 게 좋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지를 컨설팅했다고 한다.

시간은 여유롭지 않았으나, 전략이 통하면서 학생들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당연히 입소문은 따라오기 마련이었고, 사업규모는 더 커졌다고 한다.


'음... 본론은 언제 나오지? 본인 자랑인가'

생각하던 찰나에


"두연님, 제가 오프라인에서 풀었던 부분은 교육 쪽이었는데

이 상담, 컨설팅, 고민해결 등등은 분야도 굉장히 다양하고 클 거란 말이죠.

이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부분들을 온라인화 시키면 진짜 멋지지 않을까요?"

.

"멋지..겠죠?"

나는 그 말을 듣고 엄청난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거나 머릿속에서 이거다! 라고 떠오르진 않았다.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 잘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뜬구름 잡고는 있지않나라는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시원은 갑자기 핸드폰을 꺼내서 몇 개의 앱들을 보여주더니

요즘 보면은 영상으로 랜덤 하게 채팅할 수 있는 앱도 있고,

틴더처럼 매칭이 자연스럽게 빠르게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앱도 있다고 한다.

기술은 구현된 게 이렇게 있으니 어떻게든 우리 생각들을 풀어낼 수 있을 거라 한다.


나는 일단은 알려준 앱들을 좀 더 살펴보겠다고 이야기하고,

좀 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만드는 거야 만드는 거지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커질 건지에 대한 막연한 그림이라도 없으면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번 해봅시다!

서로 한 일주일 정도 시간을 가지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자고 했다.

나는 우선 생각했던 건

'이 서비스가 생기면 누가 열광할까"

'자주 쓸까'

'어떻게 빠르게 아이디어 검증을 해볼 수 있을까'

이쪽 분야였다.


그리고 나를 기준으로 한번 생각해봤다.


내가 그간 살아오면서 보면 키워드가

수능, 영어회화, 취업, 이직, 창업 등등 굵직한 몇 개의 구간들이 떠오르는 데...

내가 그간 그때 어떻게 해쳐왔지?

그때로 돌아간다면 뭐가 답답했지?

힘들어서 울어봤던 때는 언제지?

.

.

쭈우욱 생각하다

'아... 생각해보니까 혼자 고민만 엄청 하다가 가까운 주변 몇 분한테 조언 얻을 뿐이었고 그마저도 그냥 파이팅! 응원한다! 이 정도였고...

결국 그냥 내가 알아서 판단하고 했네'

.

.

순간 들뜨면서 자연스레 마음이 결정해줬다.

'아... 이런 해야겠다 이거.

사람들이 다 비슷하지는 않을까?'


그 즉시 시원님에게 연락을 해서 들뜬 마음으로 말을 건넸고,

"이거 한번 해봐요! 의미가 깊어! 하하하"

"한번 해봅시다! 내일 만나서 이야기 좀 해봐요"


쿠팡에 있으면서 배운 게 있다면

빠르게 아이디어 검증을 해보는 허슬 함이었다.

참고로 로켓 배송이 정말 니즈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쿠팡은 몇 백억 하는 물류창고부터 짓지 않았다.

'최근 고객이 어떤 부분 때문에 큰 불편함을 많이 겪는지'

'겪는 문제가 현실적으로 풀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하는지'

등등을 확인하는 고객 인터뷰가 제일 첫 번째였다.

그러고 나서 빠른 초기 서비스 구현을 하고 바로 검증하는 것이었다.


우리의 고객은 어디부터 알아봐야 하고 어떻게 빠르게 검증할지 등등하고 싶었지만

오전부터 오후까지는 블랭크에서 일을 해야 했고 허투루 할 수도 없었다.

회사일 말고도 챙길것도 많은 시기였다.

출근 전, 점심 먹고 나서 쉬는 시간, 퇴근 직후, 잠들기 전 그리고 출퇴근길 등

기회 있을 때마다 잠깐씩 생각하고 정리하고를 반복했지만 쉽지가 않았다.

현실적인 '시간' 그리고 '리소스' 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어떡하지.

역시나 현실은 역시 쉽지 않다

그래서 시원님과 이야기를 하다

같이 논의해보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지 수소문해서 알아봤고

우리의 프로젝트에 흥미가 있고 합류하고 싶다는 분들이 생겼다.


우리 둘 포함 총 5명이 모이게 되었다.

각자 우리가 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커질 수 있는지

즐거운 상상을 나눴고 함께 해보자라는 의미에서 가진 술자리에서 희망찬 이야기는 극에 달했다.


하하호호하는 와중에 나는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한마디를 던졌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가장 즐거운 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이긴 하지만 정말 중간에 힘들어서 혹은 사정이 어려워서

이탈하는 분들도 이중에 있을 거거든요. 있을 거라 봅니다.

저도 그럴수도 있고요. 어쩔 수 없어요.

더 나아가면 서로 의견 차이 때문에 싸울 수도 있고요.

그래도 저는 하더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

순간 분위기가 식었다.

하지만 날 원망해도 좋았다.

진짜 하고 싶은 말이었으니까.

난 그만큼 진지했다.

"그... 그래요! 다 같이 잘해보는 걸로! 해보시죠!" 라고 한 번 더 건배를 하면서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모임을 마무리했다.

.

.

몇 달 뒤 어느 날 시원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 다급하게 날 찾는다.

"하... 이거 어떡하죠? 방법이 진짜 안 보이는데요"


불안한 생각은 어째 그렇게 피해 가지를 않을까...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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