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Reviewed Book Chapter Publication
첫 경험은 특별하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 연구 논문을 출간하고 연구 관련 책도 쓰게 되겠지만, 올해 처음으로 쓴 북 챕터 출간에 사인을 하게 되었다. 유럽 어딘가에 출간될 책. 학계 책은 내가 쓴 글의 저작권(Authorship)만 있고 인세나 수입은 없지만, 인쇄되면 미국으로 책은 보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2023년, 올해는 처음으로 연구 페이퍼도 출간해 보고, 학회에서 발표도 하고, 내년에 인쇄될 북챕터도 출간하게 됐다. 박사 논문 자격시험을 보고 박사 후보자도 되었다. 시간의 투자다. 뭐든지 처음에는 잘 모르고 어렵다. 유학을 오기 전에는 박사 프로그램에 입학하는 것이 큰 산처럼 보였고,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는 논문 자격시험도 큰 산으로 보였다.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은, 범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도 하다 보면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다 보니 이건 학교를 다니는, 학위를 따는 과정이다. 이 전에 해보지 않았고 잘 모르던 연구하는 과정을 배우는 트레이닝 기간이다. 학위를 따는 과정이 뭐 그리 유난한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좀 시간이 많이 들어가고 신경이 쓰이는 소위 힘들게 투자하는 기간이다. 일하는 시간과 기간에 비해 수입이 적으니 당연히 이건 나에게 오롯이 투자하는 시간인 것이다.
덤으로 얻은 건 체중이고, 덤으로 잃은 건 오래 앉아 있으면서 유학 오기 직전에 바디프로필 찍는다고 애써 가꿔왔던 근육들과 장시간 글을 읽고 쓰다 나빠진 시력이다. 어떻게 운동할 시간이 없어? 하던 나였지만, 그렇다. 할 시간이 없을 때가 있다. 그보다 격렬한 운동을 하다 그 후에 몰려드는 피로감으로 다른 일을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기에 체력을 유지할 수 있는 소소한 산책, 요가, 유산소 등을 한다.
이 글을 쓸 시간에 할 수 있지 않느냐 할 수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 이 시간 또한 일하는 중에 즐거움이다.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하는 시간들. 그리고 한국어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좋다(이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에 살면서 0개 국어가 될 수도 있다).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그런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누워서 글이 아닌 영상을 보고, 영어가 아닌 한국어를 듣는 시간.
다소 지나치게 달리고 있는 올해, 곧 가을 학기가 끝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방학 동안 한국으로 가는 날이 손꼽아 기다려지는 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