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ional Harbor, Maryland/Washington D.C
박사과정 3년 차. 유학을 시작하기 전에는 학회를 가본 적도 없고, 갈 일도 없었다.
이제 3년 차, 세 번째 학회에 왔다.
학교에서 학회 참가로 (Travel Grant) $1,000불을 지원해 준다. 학교에 지원을 해서 승인을 받으면 추가로 $950불을 더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기술의 변화가 빠른 이공계에서는 학회에 대한 비중이 높아서 연구 페이퍼가 학회 발표로 승인되면 (Accept) 대부분 모든 학회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들었다. 하지만 인문계는 지원 금액이 비교적 적다.
미국 커뮤니케이션 학과에서 가장 큰 학회는 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NCA)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매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holidays) 전 주에 열린다. 이 학회 주간에는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 학과의 수업은 취소가 되고 학회에 참여한다. 1년 차에는 텍사스 휴스턴 영사관 행사에 초대받아 가느라 가지 못했고, 2년 차에는 연 초에 다른 학회에 참여하느라 가지 않았다. 가장 큰 학회지만 이번에 처음 가게 된 것이다.
내 연구 페이퍼내고 발표하는 자리지만 학회에 참여하는 것은 모두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아카데미는 신기하다. 열심히 연구해서 세상에 지식을 널리 알리는 매 순간에 수입이 없이 (펀딩이 있긴 하지만) 비용이 들어간다. 학회를 선택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학회가 열리는 도시를 보고 선택한다. 가고 싶은 도시라면 내 연구 페이퍼를 낸다.
이번 학회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 가기에 계획을 하고 지원을 했다. 유학 중 대부분 서부에 있다가 미국 동부로의 학회 참여는 처음이다. DC도 처음 와보는 곳이기에 기대가 됐다. 애리조나에서 가다 보니 대부분 너무 춥지 않을까 우려를 하기도 한다. 비행기를 탈 때는 27도에서 탔지만 도착한 DC는 5도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춥지도 않고 날씨도 운이 좋게 좋았다.
학회에서는 각자 다르게 시간을 보낸다. 학회 발표 세션을 열심히 듣고 네트워킹을 하고 미팅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들도 있으며 발표와 패널 세션에 열심히 참여하는 친구들도 있다. 나는 보통 학회에서 하루만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도시를 둘러보는 편이지만, 이번 학회에서는 잡 마켓에 나왔기 때문에 네트워킹에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목금토일, 이렇게 4일 학회가 진행된다. 수요일 저녁에 도착해서 목금은 학회에서 미팅을 하고 토요일은 DC를 둘러보고 일요일은 발표를 하고 집에 오는 일정으로 계획했다. 박사 논문 데이터 수집도 같이 진행이 되고 있어서 학회 중간중간 데이터 수집 인터뷰를 하기 위해 호텔에 있기도 했다.
학회 기간 중에 저녁약속에 초대가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학회에서는 KACA (Korean American Communication Association)에 가서 함께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국 박사 과정 학생들도 만나고 교수님들도 만나게 되었다. 서로 비슷한 박사 과정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인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각 학교의 저녁 Reception 오프닝에 초대를 하기도 했다.
같은 프로그램 베프인 칼슨은 커뮤니케이션으로 학부, 석사, 박사를 다 하면서 NCA에서 아는 사람이 많은 네트워킹 달인(Social Butterfly)인데 친구 옆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학회장에서 제일 편한 곳은 아무래도 친정 같은 내가 있는 학과 사람들과 학교 리셉션이다. 지도교수님이 이번 학회에서 연구에 업적이 높아 큰 상을 받아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봤다. 네트워킹이 힘들면 도와주시겠다며, 함께 리셉션에 다니기도 했다.
학회에 올 때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 프로그램 사람들이 많지만 갈 때도 외롭지 않게 학과 사람들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애리조나로 온다. 학회에 가면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미팅도 많고 발표도 하고 바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 자극이 되어주는 행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