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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use Aug 21. 2022

동시에 할 수 있는 연구 페이퍼 개수

Adequate # of simultaneous projects

박사 과정 2학년 1학기가 시작되었다. 역시나 첫 수업 전부터 읽을 페이퍼들이 이메일 혹은 Canvas/Drop box를 통해 전달됐고, 주말은 보통 저널과 글을 읽고 페이퍼를 쓰는 시간으로 보내게 된다. 박사 과정은 동시 다발적인 (Multi-tasking) 일을 손에 쥐고 있다. 먼저, 수업 조교 (Teaching Assistant)/ 연구 조교 (Research Assistant)를 하기 때문에 수업을 가르치는 친구들은 강의계획서를 올리고 수업이 진행되었고, 연구 조교를 하는 나는 그동안 했던 연구 데이터를 분석하고 팀원 미팅을 하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두 번째는 수업 리딩과 과제이다. 박사 과정은 보통 3개의 수업을 듣고 일주일에 한 번 3시간의 수업인데 매번 읽을 양이 정말 많다. 첫 학기 초반에는 모르고 다 읽었지만(Thorough reading), 지금은 요령껏 훑어 내는 재주 (Skimming)가 생겼다. 속독이라고 해야 하나. 간단한 팁: 단락의 첫 문장과 아래 문장을 보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 각 챕터별로 필요한 부분을 읽는다. 가령, 연구 방법에서 측정과 (measure), 어떤 모델과 이론이 적용되었는지, 마지막 결과 (Results & discussion)만 읽고 정말 흥미롭고 나의 관심사와 맞다면 조금은 집중해서 읽는다. 리딩을 하고 써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 읽어가면서 노트를 하거나 복사 붙여 넣기를 하고, 나중에 다른 말로 표현하거나 (Paraphrasing, 인용 필수*) 내 생각을 정리해서 적는다 (Reflextion).


세 번째는 개인 연구이다. 많은 박사 과정 학생들은 개별 연구를 진행해서 콘퍼런스 페이퍼나 저널 페이퍼를 내곤 한다. 1학년 때는 '저 수업들이랑 RA/TA 하면서 어떻게 다 같이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또한 요령껏 할 수 있다. 우선 그동안 데이터를 수집(Data collection)했거나 자료를 읽고 모았던 (Literature review) 주제를 수업 과제에다가 적용시킨다. 각 수업당 보통 Final paper를 완성시켜야 하는데 (이 또한 1학년 때는 충격이었다) 그동안 해온 연구를 수업 과제로 쓰면서 페이퍼를 완성한다. 혹은 반대로 수업 과제에 했던 페이퍼를 완성시켜서 제출하기도 한다.


사람의 적응력은 훌륭하다고, 처음에는 무리일 것 같은 것도 반복적인 훈련과 연습으로 그러려니 받아들이게 되거나 조금 더 쉬운 방법과 요령을 터득하기도 한다. 그래서 박사 과정을 들어갔다 나오면 연구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꿔지는 과정이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물론 업무 양은 방대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두는 학생들도 있고, 중간에 건강상의 문제로 병원에 가는 친구들도 있다. 


예전에 한국에서 한번쯤 들어본 우스갯소리가 학사를 졸업하면 다 아는 것 같고, 석사를 졸업하면 조금 알거나 나는 아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박사를 졸업하면 다 모른다고 생각한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이곳도 같은지, 대학원 박사 과정 학생들이나 저명한 교수들 중에 imposter syndrom (가면 증후군: 자신의 성공이 노력이 아니라 순전히 운으로 얻어졌다 생각하고 지금껏 주변 사람들을 속여 왔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하는 심리이다 [출처:네이버 지식 백과])을 갖게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한다. 


'다다익선'처럼 연구를 많이 하고 권위 있는 학술 저널에 (prestigious top-tier journal) 게재된 논문이 많을수록 좋겠지만, 시간적/체력적 제한과 한계가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처음에 사회과학 분야 Academic journal은 평균 6개월은 기다려야 한다고 들었을 때, 너무 길다고 생각했다. 그럼 몇 개의 연구 페이퍼를 동시에 작업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하나의 페이퍼에 집중해서 써나가는 것이 편하다. 지도 교수 (Advisor)에게도 물어보면 페이퍼만 쓰는 일 외에 아무것도 안 할 경우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고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논문을 쓰고 다른 논문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박사 동기 친구 중 한 명은 여러 개를 동시에 쓰는 것이 지루하지 않고 잘 써진다고 했다. 


이 점이 다들 궁금했는지,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페이퍼의 수와 그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양을 비교한 연구가 있었다. 집에 놀러 온 친구가 이 페이지가 흥미롭다며 북마킹을 해놓고 갔다. 표를 보니 3개 페이퍼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균형이 맞지만 그 이상이 되면 시간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해서 비효율적이다. 이 연구 결과가 일반화가 가능하다면 (샘플이나 데이터가 맞다면, No garbage-in, garbage-out), 3개까지인 것이다. 다행히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구 페이퍼는 3개이다. 이번 학기에 그중 개는 수업 시간 과제에 적용하여 완성시켜나갈 계획이다.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고, 동일한 결과라면 수고를 더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Venkatesh, V. (2021). Road to success: A guide for doctoral students and junior faculty me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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