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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든새 Sep 28. 2022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닌 선택

다시 백일글쓰기 031


어제도 평소처럼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놀고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아이의 유치원 친구 중에 별지윤이라고 작은 체구에 오밀조밀하게 생겨서 성격은 새침한 아이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단체 생활을 별로 하지 못해서 그런지 유달리 내성적인 성격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경계심이 강해서 유치원 선생님의 말에 대답을 않는 것은 물론,  딸도 그런 성격에   상처받은 걸로 알고 있다. 함께 지낸    가까이 되자 익숙해져서 제법  어울려 논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별지윤 엄마가 복직 때문에 친정 근처로 이사 갈 거라고 말했다. 아직 고민 중이라며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했지만 어느 정도 얘기가 진행된 것처럼 보였다. 나는 예전에 복직을 알아보며 현실의 벽에 부딪혔던 것을 이야기하며 친정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공감했다.

“저는 아이를 맡길 정도로 돈을 벌지 못 할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라고 말했는데 그때의 나는 어떤 기분이었더라? 부러웠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결정이 맞다고 느꼈던가, 잘 모르겠다.

직장을 다니려면 새롭게 준비할 것들이 너무 많다. 옷이며 신발, 가방까지 전부 새로 사야 되고 내가 없는 동안 아이를 연장반에 맡기고 사교육을 시키는데도 돈이 든다. 이해득실을 따져보았을 때 집에서 살림하며 아이를 돌보는 쪽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다.

정답이 아닌 걸 알면서도 따르고 싶은 선택이 있지 않나? 나는 아직 ‘그때’를 만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일, 욕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아직 겪지 못한 것뿐이라고.

나는 아직도 진로를 고민하며 그런 열정을 꿈꾼다. 100세 인생에서 남은 64년을 어떻게 보낼지 중요하기 때문에 인생의 2막, 3막을 미리 준비해야 된다. 꼭 목숨 바쳐 하고 싶은 일만 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에 그 정도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지금의 일상을 포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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