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백일글쓰기 038
오늘은 마음먹은 대로 여러 가지 약속을 지켰고 또 몇 가지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이미 쓴 글을 퇴고하는데 긴 시간을 보냈고 책을 읽었다. 그것만으로 자유시간을 모두 보냈다.
비가 와서 놀이터에서 놀지 못했고 홈트는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의욕이 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모든 약속을 지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그 와중에 의미 없이 핸드폰을 켰다 끄길 반복하며 하루를 보냈다. 핸드폰만 아니어도 많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 텐데.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찍 누웠다. 핑계가 아닐지도 모른다. 함께 보드게임을 좀 더 하길 바라는 딸에게 “아쉬울 만큼만 해야 더 재밌는 거야.”라며 이해 못 할 말을 해주었다.
아직 남은 하루가 긴데 벌써 포기하기엔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적었다. 오늘은 일기라도, 이렇게 포기하지 않고 썼다는데 의미 있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