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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Dec 26. 2023

사춘기 예비고1 아들 학원수강 후기


둘째가 예비 고1 수학반을 시작하였습니다. 둘째는 올 1월부터 일주일에 세 번, 하루 2시간씩 수학학원을 다녔습니다. 수학학원을 다니기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엄마로서 '수학 공부의 양을 조금만 늘리면 잘할 것 같은데' 욕심이 있었지만 숨기고 지내왔습니다. 











지난주 수능을 마친 첫째와 둘째가 대학 투어를 다녔습니다. 학교장 허가 체험학습을 신청하고 형제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둘째가 가고 싶은 대학도 생겼습니다.  때는 이때다 싶어 이름 있는 학원에서 테스트도 받고 다니기로 했습니다.



어제 첫날이었습니다. 저녁부터 시작한 학원은 밤 11시가 넘어서 끝이 납니다. 하루에 2시간 이상 공부를 해본 적 없는 둘째입니다. 둘째의 분위기를 맞춰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저녁 외식도 온 가족이 학원 앞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저녁도 맛있게 먹이고 손에 초코 라테도 한잔 들려 보냈습니다. 에너지가 딸리면 얼른 당 충전을 하라고 말입니다. 학원 입구까지는 따라가지 않았지만 둘째가 긴 시간을 잘 버텨줄지 걱정이 엄청 되었습니다.



중간에 데리러 오라고 전화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전화는 오지 않았습니다. 구시렁거릴 둘째 걱정에 물도 한 병 편의점에서 사서 기다렸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나오는 둘째 얼굴을 보니 괜한 걱정을 했구나 안심이 되었습니다. 


"힘들었지? 이렇게 긴 시간 학원에서 보낸 우리 둘째 대단하네"


"엄마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그래도 조금 답답했어요"


씩씩하게 말하는 둘째가 이제 좀 컸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원 선생님은 어떻고, 같은 반 친구는 어떻고 이야기를 하다


"엄마, 다음 주에요 1월 1일도 학원 오고요, 1월 5일 졸업식날도 와야 돼요. 너무하는 것 같아요. 5일은 졸업식인데 말이에요"


갑자기 표정이 굳어버리는 둘째입니다. 학원이 일주일에 두 번 갑니다. 하필 월요일, 금요일 가는 날이 1월 1일 연휴와 졸업식입니다. 학원 첫날도 크리스마스 날인데 다음 주도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입니다. 


"엄마 저 울어도 돼요?"


"그래 울어도 돼"


대답과 동시에 크게 엉엉 울기 시작합니다. 울어도 된다고 했지만 차 안에서 엉엉 우는 아들을 보니 어떻게 해야 될지 난감합니다.



학원에서 돌아오며 흘린 눈물이 집에 가서도 끊기지 않습니다. 남편은 이게 무슨 일인지 깜짝 놀랐습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둘째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원 첫날이라 힘들었는데 막상 긴장이 풀리니 졸업식날도 학원 가야 한다는 현실이 매우 슬퍼졌다고 합니다. 졸업식날에는 학원을 가기 싫다고 계속 이야기합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오늘 저녁을 먹으며 다시금 둘째의 학원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다행히 둘째는 학원을 그만둘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둘째의 지금 문제는 졸업식날 학원을 가느냐 마느냐가 중요 문제입니다. 


"우리 학원에 전화해서 물어보자. 5일 날 수업 나가는 내용이 다른 날도 수업이 있는지?"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둘째가 내일 학원 선생님과 전화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결하면 될 문제를 둘째는 너무 서럽게 울었습니다. 앞으로 오늘처럼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울지 않고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둘째는 세상을 하나씩 배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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