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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지금, 부산을 다시 보게 되었는가〉

프롤로그

부산시 중구 자갈치해안로에서 근무하게 된 지 다섯 달.
새로운 장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골목,
늘 바람이 먼저 말을 건네오는 이 도시의 표정 속에서
나는 매일 하나의 질문을 떠올린다.


“왜 지금, 세계가 부산을 찾고 있을까?”


출근길에 캐리어를 끄는 여행자를 만나고
퇴근길에는 자갈치시장 앞에서
호떡을 먹으며 들뜬 얼굴로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과 마주친다.


그들의 모습은
오래전 내가 바르셀로나를 걸을 때의 나와 겹친다.
마치 작은 골목으로 스며들 듯 도시를 느끼고,
현지인의 일상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그 일상 사이로 조심스럽게 섞여 들어가는 감정.


그 감정을
지금의 부산에서 다시 보고 있다.


사람들은 여행하러 오는 것이 아니라
이 도시에서의 하루를 살아보러 오고 있다.


그 하루가 도시의 미래를 바꾼다.
그 하루가 상권의 공기를 다시 만들고
그 하루가 부산의 다음 시간을 조용히 열어간다.


그래서 이 연재는
도시를 걷는 사람으로서
시장과 골목에서 일하는 실무자로서
그리고 여행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본 부산의 ‘현재’를 기록하는 일이다.


누군가는 여행의 기록으로,
누군가는 도시의 전략으로,
또 누군가는 새로운 시선을 여는 작은 창으로
이 글을 받아들이길 바라며


부산이라는 도시가 왜 지금
세계의 발걸음을 끌어당기고 있는지
그 이유를 함께 걸으며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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