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 분산이 방관자를 만든다
제노비스 신드롬
비명소리가 들린다. 아파트 주민 30여명이 강도를 피해 도움을 요청하는 제노비스의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도 나와 도와주지 않고 결국 사망한 채 발견된다.
여럿이 범죄현장을 목격할때는 선뜻 나서지 않습니다. 책임의 분산이라고 합니다. 다른사람이 하겠지.. 또는 다른사람도 안나서는걸 ... 나의 마음에 죄책감은 다행히도 거의 없지요.
숨을 쉬지 못하고 쓰러지는 응급 상황에서 살아남는법 중 도움을 요청할 사람을 정확히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신고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는 원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거기 빨간 티셔츠 입은 아저씨 119에 전화좀 해주세요!"
학교폭력에서는 책임 분산이 더욱 확실합니다. 다수가 보는 앞에서 한두명의 아이들이 왕따와 셔틀을 당하기 때문이죠. 사후에 당한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그걸 보면서도 막지 못했지?"하며 흥분하던 아이들도 여럿이 함께 보고 있으면 책임을 내가 지는게 아니라는 안도감에 그냥 지켜봅니다.
"이 정도 심하게하면 말리겠지 생각했는데 아무도 안말리더라구요. 그래도 점점 더 강하게 하게 되었어요. 죽을줄은 몰랐습니다"
청소년 가출팸의 대장이던 아이가 같은 무리의 소위 왕따찌질이를 괴롭히다가 사망하게 된 사건에서 한 말입니다.
나쁜짓이라고 생각해서 한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저항이 적고 중재나 처벌이 없을때 괜찮은가보다 하고 더 심해지는 것입니다.
맞던 아이들이 그만해! 라고 반항의 용기를 내는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다가 그만하라고 중재하는건 그보다는 쉽습니다. 남의일이니까.
슈퍼맨 처럼 떨어지는 비행기를 들어올릴 힘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그저 ... 그만해라 한마디면 되지 않을까요. 그것이 세상을 구하는 작은 영웅들의 역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