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웨이,가고자 하는 곳에 이르기 위해 가야하는 길
인생에 산뜻한 승리란 없었다. 최후까지 진흙탕에서 굴러가며 발버둥치면서
전력을 다한 뒤에야 겨우 성취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 후지필름 고모리 시게타카 회장 겸 CEO -
<<린 스타트업(The Lean Startup)>>은 스타트업 창업 시 필수적인 교과서이다. 도요타의 린 제조 공정에 기반을 둔 이 방식의 주요 다섯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창업가는 어디에나 있다. 2)창업가 정신은 관리다. 3) 유요한 학습, 4) 만들고 측정하고 배운다, 5) 혁신 회계. 그리고 핵심은 아래와 같은 사이클의 피드백 루프를 성공에 이를 때까지 가능한 빠르게 그리고 지속가능하게 이어나가는 것이다.
요컨대 린(LEAN)방법론의 근원적인 물음은 이것이다. '과연 어떻게 하면 조직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까?' 이는 곧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과 이어진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물음,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까지는 지난한 과정이 이어진다. 교과서 내의 한 줄의 사건에 수 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포함되고, 하나의 작품에 작가의 무수한 경험과 고민이 담겨 있는 것처럼. 그렇기에 이러한 교과서는 실질적인 경험담과 함께 읽어보려 한다.
*이하 <<크래프톤 웨이>>에서 인용한 구절은 "표시 혹은 파란색 볼드로 표시
사람들은 그가 홈런을 두 번 치기 전까지 범했던 번트 실패나 삼진 아웃, 땅볼,
플라이 아웃 등은 사소한 일로 간주하거나 아예 기억하지 않았다
<<크래프톤 웨이>>의 초반에는 장병규 의장의 성공의 후유증으로 시작된다. 두 번의 EXIT 이후 그는 극식한 우울에 빠진다. 그는 다음과 같이 종종 이야기 했다. "내가 아는 모든 좋은 사람들까지 다 네이버에 매각됐다"고. 창업 생태계 바깥에서 EXIT한 창업가를 상상할 때 굉장히 낭만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EXIT까지의 과정에서 창업가는 치열함을 내재한 기업가가 되어간다.
그렇기에 EXIT 후에는 급격한 삶의 온도차로 후유증을 겪는다. 창업은 단순히 돈 버는 것과 다르다. 그 차이를 깨닫고 비전을 갖게 된 창업자는 실패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벤처 생태계로 돌아온다. 위의 다섯가지 원칙을 돌이켜볼 때, 그들의 기업을 제품으로 바라본다면 그들의 삶 자체가 사실 이미 린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창업가는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문제적인 것'을 발견해내고 그것을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해내는 사람이다. 그러니 빅데이터를 통한 AI, 로봇의 자동화 물결에도 창업가는 실업을 염려할 필요가 없다. 그는 어디서든 '비즈니스적인 것과' '문제적인 것'을 찾아내고 그것을 기회로 만들어 낼 것이다.
위와 같은 과정에서의 레버리지는 창업가의 꿈의 크기라고 나는 생각하며, 유산으로 남기는 것 역시 꿈과 비전이다. 이는 비단 IR에 적혀 있는 기업의 비전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현실성과 비전의 함수이다. VC가 초기 투자를 할 때, 적어도 3-4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 가치 역시 그에 맞춰 성장해야 한다. 오히려 현실적인 부분은 투자와 사후관리를 통해서 함께 발을 맞춰 나아가면 된다. (물론 겁나 어렵다) 그러나 꿈의 크기는 키우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렵다.
"사회에 임팩트를 주고 싶어서요.” 장병규에게 ‘임팩트’의 주체가 꼭 게임회사일
필요는 없었다. 게임회사 명함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장병규는 세계를 무대로 성공 이야기를 쓰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이상을 품고 살았다. 그는 “검색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첫눈 설립 당시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한국 벤처 업계에 한 획을 긋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것이야말로 그가 진정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것이었다
"누군가 바른 생각과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사업은 언제든 해볼 수 있는 것이죠." 그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과 위의 포부 사이, 세계 최초라는 가고자 하는 길에 이르기 위한 가야하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먹먹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앞선 꿈의 크기는 회사의 비전과도 이어지며, 이는 동시에 초기 창업 시에 초기 Co-Founder를 모으는데도 큰 차별점이 된다. 그는 그렇게 초기에 김강석과 박용현과 같은 업계의 유능한 사람들을 창업이라는 마력을 통해서 블루홀의 공동 창업자로 함께 시작하게 된다.
결국 시스템이 모두 고도화된다는 가정 하에 차별점은 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린 스타트업 방법론에서 빠지지 말아야 하는 함정 중 하나는 뛰어난 사람이 필요 없었음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반대로 좋은 시스템의 첫 번째 목적은 초기 단계라면 최고 수준의 사람을 모으고, 이후에는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이전의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초기단계서부터 VC가 인력 구성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피봇(Pivot) 과정을 통해서 비즈니스와 아이템은 바뀔 수 있으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책의 내용에서 블루홀을 떠나지만 배틀 그라운드에 앞서, 그들이 없이 '테라'와 '크래프톤'의 조직문화가 만들어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스타트업은 사람과 돈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 얼마든지 멋진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창업자가 본인 아이디어 일부를 구현할 때 자본 없이도 가능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돈을 댈 투자자를 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필수 조건은 사람이다. 다만 그 사람은 인재이지 노동자가 아니다. 스타트업에서 사람이란 곧 아이디어, 지식, 역량을 뜻한다. 장병규는 피터 드러커가 주창한 ‘지식 근로자knowledge worker’란 개념에 가깝다. ‘대체 불가능함’이야말로 대기업 노동자와 구별되는 스타트업 인재의 속성이다. 이 책에서도 몇몇 주요 인력의 퇴사에 대한 이야기가 집중되어 다뤄진다. 왜냐하면, 스타트업에서는 한 명의 리더, 엔지니어, 디자이너의 대체불가능성이 무척이나 높다. 사람이 바뀌는 순간 최종 산출물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이는 하는 일이 복잡할 수록, 예측불가하고 모호할 수록 더욱 그렇다.
사람을 조금 더 구체화한다면, '성장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상적인 스타트업이라면, 부침은 있어도 끊임없이 그리고 급격하게 성장한다.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은 대기업과 같이 연수, 온보딩 프로그램을 모두 갖추기 어렵다. 린 방법론 역시 큰 그림을 위한 작은 시도들이다. 성장할수록 핵심은 후자보다 오히려 전자에 있다. 결국 스케일업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시도와 함께 성장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 본 책에 나온 것처럼 창업가서부터 구성원까지 스타트업 업계에서 어울리며, 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돈과 상관없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뭔가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존재감을 느낍니다. 돈 버는 것 자체는 재미가 없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존감이 생기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뭔가를 이뤘을 때 즐거움과 행복을 느낍니다.
회사는 혼자서 이루기 힘든 성과를 함께 이뤄내는 곳이며, 린한 방법은 앞선 목표를 가진 위와 같은 사람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다. 빠르게 시도하고 가설을 동료들과 검증하며 자신과 팀의 성과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의 성공은 회사의 회계상 유형자산이 되지 않더라도 조직원들의 무형자산으로 남아야한다. 장병규 의장의 학습에 대한 인사이트가 매우 인상 깊었다. "사업적 성공에 실패하더라도 구성원의 성장은 이뤄야 한다. 사업은 실패해도 조직이 혹은 개인이 실패하게 두어선 안 된다. 조직은 경험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테라는 블루홀에 자산을 남기고 있었다. 제작과 라이브를 두루 경험한 인재들, 각종 그래픽 자료와 프로그래밍 코드가 쌓였다. 제작과 경영 노하우도 축적됐다. 무엇보다 블루홀은 글로벌 서비스를 해본 개발사가 됐다. 미국 시장에서 게임을 직접 서비스했고, 일본과 유럽, 대만, 러시아, 중국에서 현지 퍼블리셔와 협력해 게임을 냈거나 낼 예정이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자면, 스타트업의 HR은 성장과 학습의 줄다리기라고 생각한다. 구성원은 실패 시의 학습으로 성장할 수 있으나 조직 전체적으로는 실패 시의 학습했다는 변명으로부터의 안도감이 오래가지 못한다. 기업의 입장에서 학습이란 단순히 '이렇게 하면 되고,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얕은 교훈적 메세지가 아니다. 이를 더욱 디깅하여, 고객에 대한 통찰로 이어지고 좀 더 짧은 시간 안에 같은 내용을 학습할 수 있었을까를 회고하며 유효한 학습을 이어나가야 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이라고 Good is Good, Bad is Good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장병규 의장은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리더(라스트맨)의 무거운 책임감도 이야기한다. "라스트맨인데 고독하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권한과 보상을 누리면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조직 내에서 고독을 느끼지 못한다면,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 스타트업 특유의 제한적인 런웨이와 같은 상황, 시스템의 부재 등으로 인해서 리더는 구성원이면서도 점차 조직 전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에서 리더들은 조직이 커질 수록 구성원과의 맥락과 분위기에 공감하지 못할 때가 발생한다. 이 책에서도 중간중간 그러한 모습들이 나타난다.
그는 끔찍했던 과거 구조조정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었다.
직원을 내보내는 상황을 하루에 몇 번씩 생각했고, 그 때마다 몸서리를 쳤다.
리더(경영자의)는 고정비에 대한 두려움이 항상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가 인재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몇몇 부분은 '효율을 위한 비효율'을 이야기한다. 조직이 커질수록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직원이 전체의 10분의 1을 차지하고, 이들을 당장 내보내야 한다는 게 제 속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를 밀어붙인다면 전체 직원 가운데 절반이 도망갈 걸 제가 또 알아요. 회사를 다니다 보면 맘에 안 드는 인간이 한두 명 있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수고를 감수할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자리를 지켜주세요. 저도 그런 생각으로 지금껏 일해왔습니다.
창업가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구성원도 상기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교회,학교에서도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회사에서 그렇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물론 나는 그게 몸으로 올 정도의 스트레스라면 절대로 견디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동료가 최고의 복지'인 곳이더라도 위와 같이 가치 있는 비전을 추구할 수 있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나만은 아니라고' 생각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는 동시에 창업가라면, 왜 GE의 CEO였던 잭 웰치가 "나 자신조차 지겨웠던 적이 있다" 말할 정도로 비전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하는 일에 대해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말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기도 하며, 이것이 곧 린을 하며 수많은 실패를 맞이했을 때도 구성원들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시도할 수 있는 기준과 원동력이 된다.
책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따라가다 보면, 테라가 출시되고 글로벌로 진출할 때 당연히 성공을 거둘 것처럼 느껴진다. 특히나 프로토타입 이후에 투자 유치도 진행하며, 성공은 따놓은 당상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당시 그정도 규모와 퀄리티의 MMORPG가 없었고 이를 실증했기 때문이다. 출시 이후, 초기에는 PC방 1위를 가져오기도 하고 평론가와 게이머 사이에서 호평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를 유지할 수 있는 인력이 없었으며, 계속해서 나타나는 버그와 업데이트 지연, 게임 내의 밸런스 문제 등으로 유저들이 이탈한다. 여기서, 이 책에서 린 스타트업에서는 주목도가 낮았던 뼈 아픈 경험담이 나온다.
프로토타입은 그 이름대로 시제품일 뿐이었다. 목표한 게임의 재미를 최소한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미완성 작품이었다. 겉으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멀쩡해 보였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누더기 상태였다. 프로그램 안정성과 구조, 게임 디자인 모두 빛 좋은 개살구였다. 블루홀 제작진은 프로토타입으로 달성한 수준을 게임 전체로 확장하는 데 실패했다
프로토타입은 프로토타입일 뿐이다. 특히나 위와 같은 프로토타입은 매니아에게 검증 받기 때문에 대중적이기보다는 편향적일 수 있다. 또한 게임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프로덕트가 프로토타입 때의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력 및 자본을 요구한다. 오히려 승자의 저주일 수도 있다. 나의 실전적 경험을 비춰보면,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IR에서 텀블벅 펀딩 n% 달성 등에 대해서 살짝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물론 고객에 대한 반응과 제품 디벨롭에는 좋은 플랫폼일 수 있으나, 해당 플랫폼은 게임의 오픈 베타 때의 유저처럼 매니아적인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 나올 때 그 정도의 반응일 것이라고 프로젝션할 수 없다.
테라는 블루홀에게 꾸준히 수익을 안겨주지만 그렇다고 성공으로 볼 수도 없다. 게임은 BEP를 넘기고, 발생한 영업이익률이 은행이자율보다 높고, 게임을 대체하는 산업의 성장률보다 높아야 적어도 “수치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요즘처럼 무위험 수익률의 기준이 되는 미국 10년물의 금리가 4.6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성공은 조금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역으로 스타트업 향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배틀 그라운드에서 그들은 예측불가하게 성공한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철저한 시장조사, 정교한 전략과 기획 등에 현혹되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가 말한 것처럼 "전혀 해서는 안 될 일을 매우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무용한 짓은 확실히 없"지만 이와 동시에 책상 위의 보고서와 칠판에 있는 로드맵 역시 큰 도움을 주지도 않는다. 분석 마비에 걸리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부분은 린스타트업 보다는 룬샷에 가깝지만 결국 성공은 제품과 고객 간의 미묘한 상호작용에 달려 있으며,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은 (시자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하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경영진의 적절한 무지와 전문가들의 비판(매니악하다)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약 전세계 1%라는 배틀로얄 시장을 철저히 조사하고 프로젝션을 했다면 배틀그라운드가 성공하고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까. 당시 블루홀 내부에서는 많은 기획들이 좌절되고 있었다. 또한 프로토타입 때 역시 매니악하고 너무 복잡하다 등의 냉혹한 피드백이 있었다. 그러나 클리셰처럼 그렇기에 오히려 성공을 거둔다. 여기서 내가 느낀 린스타트업 방법론의 고객 가치 중심과 더불어 중요한 교훈이 등장한다. 프로젝션은 길고 안정된 운영 역사가 있을 때에만 효과를 발휘하는 도구이며, 시스템과 방법론은 실패확률을 줄일 뿐 성공 확률은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전과 실패의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아 다음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을 조금씩 높여 가는 것이 게임업에서 승부를 보려는 사람이 일하는 방식임에 틀림없습니다
성공해야지라고 생각하면 보수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데, ‘망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해보지 않은 일을 도전하게 된다. 결국 스타트업의 장기간 성공 모형은 파괴적 혁신에서 나온다. 배틀그라운드는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꾼 모델이었다. 그 당시 급격하게 성장하는 스트리밍 시장과 함께, 한 번도 플레이를 하지 않았더라도 경기를 보며 즐길 수 있다는 걸 입증했다. 기업 내부나 투자자, 생태계 모두에게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차이이며, 멀티플과 업사이드에 J커브를 가능하게 했다. 초기에 40만 장의 판매를 예측한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하게 성공하며, 지금까지도 크래프톤의 캐시 카우가 된다.
책을 닫으며, 먹먹한 감정이 있을 정도로 <<크래프톤 웨이>>는 인상적인 책이었다. 이는 성공보다는 실패를 투명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창업하여 성공한 대표님들 역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이 비즈니스를 이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고 이야기한다. 배틀 그라운드 역시 초기의 공동창업자들과 약속한 3년의 시간을 몇 번이나 연장하여, 10년째에 맞이한 성공이었다. 결국 린이라는 속도감이 느껴지는 단어와 다르게 그 내부의 학습과 조직의 성공은 그러한 방법 속에서도 처절한 인내와 고통이 사려있음을 보여주는 두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