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뉴욕 쿠퍼스타운 Cooperstown 은 제임스 페니모어 쿠퍼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매력적인 장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모든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꿈이고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내셔널 야구 명예의 전당 National Baseball Hall of Fame'이다. 야구선수, 감독, 심판, 해설자 등 야구의 발전에 공을 세운 인물들을 기념하기 위한 박물관 개념의 공간으로, 1936년 오픈한 이래 엄청난 관광객을 끌고 있다. 특히 매년 7월 마지막 주는'Hall of Fame Weekend'라고 브르며 헌액식 Induction Ceremony 이 개최되는데 약 5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쿠퍼스타운을 방문해 일 년 중 가장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안으로 들어가면 대표 선수들의 동상이 서있고 그 옆으로 바로 명예의 전당으로 들어갈 수 있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넓고 웅장한 내부 모습이었다.
연도별로 나누어져 있고, 미래의 선수들을 위해 텅 비어있는 공간도 충분히 마련되어있다. 명예의 전당이 오픈한 1936년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베이브 루스를 포함 5명이었다. 야구의 열렬한 팬은 아닌지라, 몇몇 아는 선수들, 베이브 루스, 루게릭병이라는 이름을 만든 루 게릭, 마릴린 먼로의 남편이었던 죠 디마지오, 재키 로빈슨 등만 눈에 들어왔다.
특히 루 게릭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선수로 1939년 근육이 위축되는 병이 발병한 지 2년 만에 세상을 떠자 그를 기억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서 병 이름을 루게릭으로 한 것이다.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모리 교수 등이 모두 루게릭 병을 앓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도 특별 대우를 받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포수인 로이 캄파넬라, 그는 재키 로빈슨이 메이저리그에 들어감으로써 흑백 칼라 라인을 없앤 그 이듬해인 1948년 브루클린 다저스에 입단해 MVP를 3회나 수상한 전설적인 선수이다. 그가 이곳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건 1969년인데, 그의 이름을 딴 로이 캄파넬라 상이 제정됨에 따라 요즘에도 자주 언론에 오르곤 하는 선수가 되었다.
조 디마지오는 메이저 리그 애구 선수로서 뿐 아니라 마릴린 먼로의 두 번째 남편으로서도 유명하다. [7년 만의 외출]을 찍을 때 하얀 원피스의 치마가 바람에 날리는 유명한 지하철 씬 때문에 말다툼을 하고, 영화에서 심한 노출 씬으로 인한 폭행으로 이혼을 하고, [세일즈맨의 죽음]의 극작가 아서 밀러에게 마릴린 먼로를 내준 전설적인 선수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죠 디마지오를 알게 된 것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였다. 노인은 소년과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죠 디마지오를 '위대한 디마지오'라고 부른다. 마치 [위대한 개츠비]에서 닉 캐러웨이가 주인공 제이 개츠비를 '위대한 개츠비'라고 한 것처럼.. "위대한 다마지오가 있으면 양키스는 문제없단다"라고 한다. 그리고 '위대한 디마지오'와 함께 고기잡이를 하고 싶다고도 말한다. 그리고 재키 로빈슨은 4월 15일 '재키 로빈슨 데이' 가 제정될 정도로 열렬한 사랑을 받은 야구선수이다.
1층 명예의 전당 바로 옆 기프트샵에는 다양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선수들의 등번호로 만든 액자들도 있다. 특히 '42'번은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로 다른 어떤 선수도 42번을 달 수 없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야구와 관련한 정말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다. 꼬마 남자아이들을 데리고 온 아빠들, 할아버지들이 가장 많았다.
야구를 소재로 한 예술작품들을 모아둔 작은 갤러리도 마련되어 있다. 노먼 락웰의 유명한 그림 [Game Called Because of Rain, 1949] 비 때문에 경기를 중단할지 말지를 심판관들이 고민하는 순간을 그린 그림이다. 그 외 야구 관련 많은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라이브러리에는 야구와 선수들 관련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서나 자료들이 보관되어있고, 영화관에서는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들을 모두 모아 소개를 하고 있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꼬마 관람객을 위한 공간도 잘 꾸며져 있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에서 재키 로빈슨이 한 말을 나도 가슴에 새기고 나왔다.
그리고 메인 스트릿으로 발을 옮겨 내셔널 야구의 전당을 이 쿠퍼스타운에 자리 잡게 만든 일등공신 애브너 더블디 장군의 이름을 딴 더블디 필드로 갔다. 더블디 필드 "야구의 탄생지"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애브너 더블디 Abner Doubleday를 '야구의 창시자 Inventor of Baseball'이라고 부르고 있다. 더블디 장군은 남북전쟁 때 큰 공을 세운 인물인데 그가 1839년 이 마을에서 야구를 처음 시작했다고 전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예의 전당에 있던 "Why Cooperstown?'이라는 안내판에 보면, 그 역사가 나와있는데, 결국 더블디 장군과 야구의 시작은 관계가 없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래도 어쨌든 야구의 전당이 이 쿠퍼스타운에 있고, 앞으로도 계속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이곳에 이름을 올릴 것이고 야구팬들의 발길을 끊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