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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kyea Sep 20. 2020

호주 로드트립 | 프롤로그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캠핑으로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캠핑지를 검색하면서 국내에도 해외 못지않게 멋있는 장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매번 갈 때마다 항상 기억 속에 비교하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호주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 즈음으로 해서 친구 a, b와 함께 호주 여행을 가기로 했다. 사실 호주 여행을 가기로 한 건 다소 충동적인 선택이었다. 같은 해 10월에 이미 발리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고, 2020년 8월까지 남은 연차라고는 5일밖에 없어 아껴 써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저 멀리 호주 여행 경비는 꽤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가기로 결정한 건 호주, 캠핑 이 두 가지 로망 때문이었다. 호주를 다녀온 적도 없고 캠핑을 해본 적도 없지만 아웃도어 라이프에 대한 동경이 있는 나는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경험해보나 싶었다. 더구나 마침 회사 생활이 지루해서 탈출구만 찾던 찰나에 '그냥 가자!'하고 저질러 버렸다.


a는 이미 호주에서 1년 정도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온 적이 있어 호주에 대해 꽤 잘 아는 편이었다. 그러나 한 번도 호주 서부 쪽으로는 가본 적이 없어 이번 여행에서는 서부 여행을 한 뒤, 동부 브리즈번으로 넘어가 시드니까지 캠핑카를 끌고 내려오는 일정으로 잡기로 했다. 나와 b는 호주에 대해 아는 게 없어 그저 호주 어디라도, 땅이라도 밟아봤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었다.


캠핑카를 알아보는데 그 금액이 만만치 않았다. 일반 숙소를 예약하는 것과 보다도 비쌀 정도로 높은 금액 대였다. 대안을 찾아보던 중에 1달러로 캠핑카를 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어 그 방법을 알아보기로 했다. 단 1달러로 캠핑카를 빌릴 수 있는 건 캠핑카를 이용하던 중에 목적지까지 반납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사이트에 올려 대신 필요한 사람들에게 싸게 다시 대여해주는 거다. 어차피 비용은 다 지불했으니 수수료를 물기보다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대여해주고 대여한 사람들은 그들의 원래 반납지까지 안전하게 돌려다 주면 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우리의 일정과 장소와 딱 맞아떨어지는 걸 찾기란 쉽지 않았다. 12월 중순에 출발인데, 12월 초까지도 우리가 원하는 옵션의 캠핑카는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일반 차를 렌트하고 텐트에서 자기로 했다.


다행히도 친구 b의 아버지가 낚시를 사랑하시는 분이아 개인적으로 챙겨야 할 캠핑 장비는 없었다. 그저 옷 몇 가지와 세면도구 등만 챙기면 되었다. 그러나 각자 덮고 잘 이불은 챙겨야 하기에 침낭을 찾아보던 중 친오빠가 초등학교 보이스카웃 시절에 사용하던 25년도 더 된 낡은 침낭을 찾았다. 먼지 수북이 쌓인, 곰팡이가 안 생겼으면 다행인 오래된 침낭을 챙긴 채 우리는 12월 호주 퍼스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이게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지도 모른 채.


퍼스가는 비행기 안, 역시 이 맛에 비행기를 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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