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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은 Jul 22. 2021

문송 대표주자였던 그녀가 과학책을 출판한 이유

누워서 과학먹기 출간 스토리



제프 베조스가 우주에 다녀온 바로 그 역사적인 날.


저의 책이 출간됐습니다.

제목은 '누워서 과학먹기'.


사실 제목만 보면

제가 누워서 과학을 먹을 것 같습니다.ㅎㅎ

하지만 저는 절대 이 책을 누워서 대충 쓰지 않았습니다.


처음 과학 공부를 시작한 건 5년 전입니다.

아 이제 6년 전이네요.


아프리카TV에서 공식방송으로

과학방송에 참여하게 됐어요.


사실 정형화된 방송도 아니고

누가 대본 써주는 방송도 아니다보니

과학자들 하는 얘기 듣고만 있게 되더라고요.

거기다 이 사람들 과학커뮤니케이터답게

말들 참 찰하더라고요.ㅎㅎ


솔직히 좀 바보가 된 느낌이라

썩 유쾌하지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잘난 맛에 살던(누구나 그렇겠지만....) 제가

태어나서 거의 처음으로

  '뭘 알아야 말을 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만둘 이유가 차고 넘쳤습니다.


하지만 제 성격이 원래 그렇습니다.

어떤 일이든 한 번 마음먹고 시작을 하면

중간에 중도포기를 잘 못 해요.

안되면 중간에 그만두는 것도 능력인데....

누가 하지 말라고 할 때까지 붙들고 있어요.


그렇게 스스로 적지 않은 번뇌(?)의 과정을 거친 후

어느 순간이 지나니

 과학을 즐기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겁내지 않고 이상한 질문도 던져보고

우주 이야기에 눈을 반짝여보기도 하고요.

생물, 화학, 물리....

학문으로 분류해놓은 그 모든 과학의 카테고리 안에서

늘 어떤 교훈이나 삶의 위안 같은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안 후에는

과학을 생각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습니다. ㅎㅎ


나름의 공부를 위해

그리고 그 희열 때문에

네이버 오디오클립 초창기부터

 오디오 클립도 운영하고 있었고

브런치에도 글을 쓰고 있었죠.


일주일에 한 번 친구들보다 더 자주

과학과 과학자들을 만났고

또다른 방송기회가 왔을때도

그 기회를 포기했을 정도로 과학을 즐기게 됐습니다.

어려움을 뚫고

뭔가를 이해하게 됐을 때의 그 감동을

알아버렸다고 할까요.


그렇게

곽방TV는 5년 대장정을 마무리합니다.

그 즈음 책을 계약하게 됐으니

(책 계약은 곽방TV가 진행되고 있을 때 했고..사실 종영이 그리 빨리 될 지 몰랐었어요)

꼭 그 때는 곽방TV의 유작을 제가 써야만 할 것 같은..

여러 생각 속에서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동안 써둔 글을 정리만 하면 되겠지 했었는데

막상 인쇄된 종이에 글을 적으려니 어찌나 부담감이 심하던지...출판될 때까지 마음고생 많이 했습니다.


제일 두려웠던 건 저의 핸디캡이었어요.

바로 문과라는 것이었죠.


학교 다닐 때 과학 싫어했습니다.

수학은 더 싫어했고요...

저는 경영학 전공한 전형적인 문과녀에요.

사실 경영학에도 수학이 많아요.

통계도 있고 경제학도 수학이고 회계학도 그렇고 재무관리도 그렇죠.

그래서 심지어 경영학에서도 수학들어가는 과목은 학점이 낮은 편이랍니다.


그런 제가 과학책을 쓴다면...

욕먹지 않을까

 이게 첫번째 고민이었어요.

고민을 계속 하면서도 좀 억울해지더라고요.

내가 이렇게나 과학을 사랑하는데...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ㅎㅎ뭐 이런 생각들 때문이었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학이 과학자 것인가?


제가 전공한 경영학을 빗대어보면 누구나 돈 얘기 하잖아요.

'내가 경제학자 아니니 돈 얘기 못해'가 아니라

누구나 주식 투자 얘기도 하고, 그 회사는 어떻고 저 회사는 어떻고 평가도 하고

금리 인상, 통화 정책에 대한 나름의 평가도 내려보고...


과학은 어렵다

과학은 심오하다

과학자들이 논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들어야 한다

이런 편견과 선입견에 저조차도 사로잡혀 있던 건 아닌지..


그래서 5년 간 방송한 것을 다시 보고

읽었던 책들을 정리하고

제가 썼던 글들을 보완하고

카오스재단 강의도 듣고

또 약사인 동생에게

 1차로 보여줬다가 엄청난 잔소리를 듣고 나서는

EBS 물리, 생명과학 기본서도 사서 학교 때도 안듣던 인터넷 강의를 들어보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표현해볼까 여기저기 뒤져보고

혹시나 과학자분들이 보고

이런 게 과학책이냐!! 하실까봐 팩트체크도 열심히 하고 ㅎㅎ

(사실 이 고민을 예일대 지인 교수님께 털어놓으니....

과학자들 입장에선 오히려 반기고 응원해줘야 할 책!!!!이라고 응원해주시긴 했지만)


어느 정도 완성된 후에는

함께 방송했던 전공자들에게 토막토막 읽어봐달라고 부탁하고..

그렇게 힘겹게 힘겹게 완성한 책이에요.


결론은



저는 힘들었지만

여러분은 누워서 과학을 편안하게 즐기시길 바랍니다.


많은 노력을 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을 지 모릅니다.


 과학자분들 특히 전공자분들이 쓰신 책과 비교하면

지식의 깊이가 얕을 수도 있고

좀 더 풍성하게 표현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과학을 문화로 생각하고

그 문화를 같이 즐기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 생각하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과학을 접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을 생각하며

최대한 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고

제가 과학을 공부하고 접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감동을 그대로 담기위해

많이 노력했어요.


실제로 전 책 쓰면서 괴롭기도 했지만 많이 행복했거든요.


제가 과학책을 쓴다니 주위에서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그 어려운 걸 어찌하냐면서...

겁도 없고 무모하다고도 하시더라고요.


과학....정말 그렇게 문과들에겐 넘사벽인 학문으로

남아 있어야만 할까요?

예전에는 과학자가 곧 철학자이고 역사학자이고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죠.

우리 모두가 과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경제학자

경계 허물고

이 아름다운 행성 지구를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간으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

그게 과학이었으면 좋겠습니다 ^_____^


마지막으로 예전에 방송을 하면서 하버드대 김필립 교수님과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제가 그 때 교수님께 여쭤봤었죠.


'교수님~저도 좋은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을까요?'

교수님께서 기억하실 지 모르지만 그 때 교수님께서

'그럼요. 충분히요~'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책을 쓰는 내내 교수님의 그 한 말씀 덕에 버텼습니다.ㅎㅎㅎ

세계적 석학의 말씀이니 기대고 싶었나봐요.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본 이 책.

아마도 겁 없는 그녀의 과학에 대한 사랑이

짝사랑으로 끝날 지

아니면 서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이 책이 이정표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브런치에 처음으로 이렇게 주절주절 글을 남겨봅니다.

네, 책 광고에요!


앞광고, 셀프광고입니다^^ㅎㅎ

많은 응원, 용기, 사랑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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