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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원쌤 Jul 18. 2021

믿음 그리고 도전!

#배움 #믿음 #도전

나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는?


지금 나에게 있어 믿음직한 사람이 있나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항상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사람 말이지요.

그런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결코 외롭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나에게 믿음을 주는 사람을 넘어 믿음을 주는 존재로 생각을 확장해 보면 어떨까요? 나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가 꼭 사람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믿음의 의미


우리에게 믿음이 필요한 것은 여러 가지 측면의 이유들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저의 경우엔 믿음이 있기에 그것에 기댈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하답니다. 즉, 제가 믿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믿음에 기댈 수 있다는, 그래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말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믿음이라는 말은 안정감이나 마음의 평화와 관련된 것 같았어요. 그런데 배움에도 이 믿음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최근 깨닫게 되었답니다.


새로운 하이패스 구입


최근 하이패스가 너무 오래되어(11년째 사용 중) 오작동하는 일이 생겼어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이젠 보내줘야 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어서 인터넷으로 다른 하이패스 기계를 주문했지요. 11년 전 제가 구입할 때와 비교해서 요즘은 너무 좋은 기계들이 많더군요. 가격도 예전에 비해선 싸기도 했어요. 그래서 인터넷 쇼핑으로 하나를 구입했답니다. 구입 후 배송받은 하이패스를 앞에 두고 이젠 등록절차만 하면 된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이패스를 등록하기 위해선 컴퓨터와 연결해야 하는데 단순히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케이블로 연결해야 된다는 내용이 있는 거예요. 순간 당황했답니다. '데이터 케이블은 또 뭐지?' 하는 의문과 함께 검색을 해 보았어요. 다행히 집에 비슷한 모양의 케이블이 있길래 연결해 보았죠. 연결은 된 것 같았는데 계속해서 연결되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뜨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어요.

'아! 이 케이블은 데이터 케이블이 아닌가 보다!'

라고 말이죠. 그 생각이 나의 지금 행동을 멈추게 했고 그저 데이터 케이블을 구입하기 위한 생각과 행동으로 옮겨가게 하였어요. 그래서 데이터 케이블도 구입을 하였답니다.


데이터 케이블도 샀는데...


자! 드디어 데이터 케이블까지 구해서 연결하니 당연히 하이패스 등록이 되어야 했어요. 그런데...

"하이패스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상태를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메시지가 또 뜨는 것 아니겠어요! 그 순간 당황할 수 밖엔 없었어요. 분명히 데이터 케이블을 사서 연결했는데 왜 이러지라는 생각과 함께 말이지요. 자, 여기서 중요한 행동의 변화가 시작되었어요. 그 전엔 연결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보자마자 지금 하던 행동을 바로 멈추고 다른 행동 즉 데이터 케이블을 구입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과 행동이 옮겨졌다고 했지요. 그런데 이번엔 그러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분명 내가 가지고 있는 케이블이 데이터 케이블이라는 믿음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혹시 내가 놓친 부분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어요. 연결하는 방법도 바꿔보고 말이지요. 한참을 그렇게 씨름하다가 작은 글씨로 쓰인 안내문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음량 조절 버튼을 5초 정도 누르면 새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말이지요.


2900원의 믿음


음량 조절 부분을 누르고 있으니 경쾌한 목소리로 연결되었다는 내용이 나오더군요. 무척 기뻤어요. 그리고 그 순간 스스로에게 놀랐답니다. 왜 처음부터 이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지 않았는지를 생각했어요. 처음 연결했던 케이블도 이렇게 했다면 되었을 수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저를 놀라게 했답니다. 그리고 왜 두 번째 케이블을 연결할 땐 다양한 시도를 해 보았는지를 생각해 보았어요. 그 이유는 바로 그 케이블이 분명히, 확실하게 데이터 케이블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2900원을 주고 산 데이터 케이블이라는 믿음 말이지요.

2900원 데이터 케이블


배움에서 믿음은 무척 중요해요!


우리 삶에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한 순간이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배움에도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되었지요. 믿음이 있을 때라야 그 믿음을 붙잡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볼 테니 말이지요. 


"선생님, 이거 분명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예요?"

"그럼, 분명 그렇게 결과가 나온단다. 그리고 선생님이 해 보았을 때도 그런 결과가 나왔고."

"네, 그러면... 야. 우리 방법을 바꿔보자. 아마 우리 방법이 잘못되었나 봐. 다른 방법에 대해 의견을 모아보자!"


배움엔 여러 가지 경우들이 있어요. 어떤 경우엔 우리가 스스로 결론을 만들어내는 배움도 있지요. 하지만 어떤 경우엔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것에 대해 그 결론까지 다가가는 과정을 공부하고 익히는 배움도 있답니다. 아마 대부분의 지식들이 뒤의 경우처럼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경우가 많을 거예요. 전 둘 다 의미 있는 배움의 모습이고 아직 학생일 땐 이미 만들어진 다양한 지식들의 결론들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생각해요. 물론 그 결론들을 무작정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결론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생각하고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할 때 그 결과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믿음을 주는 것이 될 수 있어요. 결과가 분명 그렇게 나올 것을 알기에 과정상의 잘못된 부분들을 점검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런데 이런 다양한 시도나 도전은 단순히 이미 결론 내려진 것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거예요.


믿음이 있기에 도전이 가능하다!


많은 교사들이 걱정하고 있어요. 우리 교육이 진정 교육적으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질 말이지요. 사회는 빠르게 변해가고 학교에 온갖 것을 요구해요. 그 속에서 교사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기엔 충분치 않아 보이나 봐요. 그러다 보니 교사들에 대한 불신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이것이 학교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 이런 상황 속에서 교사는 교육에 대한,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릴 수 있어요. 그리고 이 흔들림은 그대로 배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생각이에요.


"선생님과 지내면 왜 그런지 모르지만 이것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하는 거예요. 왜 그런진 진짜 모르겠어요."

아이들이 저에게 가끔 하는 말이랍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제가 아이들 앞에서 나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그리고 일관되게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저를 믿고 다양한 것을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우리는 모두 다 비슷하지 않나요? 교사건 학생이건 학부모이건 모두 다 믿음직한 무엇인가 있을 때 그 믿음에 기대고 다양한 것을 시도해 보는 것 말이지요.


지금의 나를 만든 수많은 믿음들


어린 시절을 어렵게 보냈어도 저에겐 다양한 존재들이 믿음을 주었던 것 같아요. 믿음이 꼭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제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많은 존재들이 저에게 크고 작은 믿음들을 주었고 그 믿음들을 붙잡고 전 다양한 도전들을 했고 앞으로도 할 생각 해요.

지금도 저를 믿고 응원하는 가족들, 제 마음속 믿음의 원천이 되는 신앙, 제 주변의 모든 지인들이 보여주는 믿음 등 제 주변엔 이렇게 저에게 믿음을 주는 존재들이 많아요. 전 그래서 행복하게 제가 할 일을 할 수 있고 제가 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일에도 도전해 본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그리고 아마도 이런 믿음은 서로 주고받고 있다는 생각이에요.


내가 줄 수 있는 믿음은?


그렇다면 지금 나는 누구에게 믿음직한 사람일까요? 아마 분명 누군가에게는 제가 믿음의 존재로 인식되었을 수도 있어요. 특히 교사들의 경우엔 그 대상이 좀 더 분명하겠지요. 그래서 교사라는 직업이 가진 특수성이 있다 생각해요. 교사가 만나는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믿음의 존재가 되기도 해야 할 테니 말이지요. 믿음의 존재가 된다는 것이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 있어요. 하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꼭 그렇진 않아요. 

당당하게 서 있는 모습만으로 너무 믿음직스럽다는

길을 걷다가 만나는 작은 풀꽃이 저에게 믿음을 주는 이유는 그 풀꽃이 저에게 무엇인가를 해 주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모습 그대로 당당하게 살아가기 때문이거든요.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교사로 살아간다면 충분하다 생각해요.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는 모든 교사들을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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