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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사진관 Feb 04. 2021

제주살이 12월 시작/잘가요, 내사랑

요근래 화두는 '편안' 이라는 단어. 타인에게 '난 네 옆에 있어서 편하다' 라는 말을 해보지 않아 그 단어가 주는 결이 어떤지 몰랐다.


며칠전 유리랑 이야기를 나누다가 '편해졌나봐!' 라는 말이 나왔다. 같이 셀카를 찍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사진을 찍지만 찍히는 행위에 어색하기에 그 벽을 넘은 관계에서 느끼는 온기는 분명다르다. 같이 셀카를 찍을 때, 티비켜 놓고 쇼파에 누워 티비만 봐도 아니 어쩌면 침묵이 어색하지 않는 사이. 까칠하고, 다정하진 않아도 편안 사람이 되고 싶어,

네가 내게 한 거절들로 배운게 있다면 세상은 좋아한다는 마음으로도 안되는게 있다는 것과 상처 받은 마음을 상처 받았다고 울고 있는게 아닌 울고 싶을땐 울고, 다시 건강해진 마음으로 더 괜찮은 사람이 되는법. 관계는 쌍방이라 생각한지만 더 좋아하는 사람있고, 아슬아슬한 관계에 선을 당기려고 하면 끊어진다는 것. 무슨말을 하는거지. 잘 먹고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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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전, 운전하다 생각나는 글들은 꼭 나중에 노트에 적으려고 하니 생각이 나지 않는다.

‘데리러 갈게’

말투나 태도가 다정하고, 따뜻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보니 저 문장은 내가 표현하는 문장 중에 어쩌면 다정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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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이 사람이 날 배려해', '따뜻해 그 사람' 느끼는 마음이 다르다. 내가 했던 말에 별거 아닌 취급을 하거나 마음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 있지만 그건 상대의 잘 못이 아닌 각자의 기준에서 느끼는 배려와 다정함, 상대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는 다르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진심을 보여준 나 자신이 어리석었던 거겠지

그런데 오늘도

'퇴근하고 데리러 갈게'

샤이니가 부릅니다. 데리러가

운전을 좋아하지 않는데 제주도에서는 차만큼 편한게 없다. 드라이브를 하며 듣는 노래가 신난나고, 네가 부르면 언제는 달려 갈 수 있어

어릴때 물에 빠져서 바다를 좋아하지 않는데 날씨가 좋으면, 일몰을 보러, 드라이브를 하다가도 바다에 들린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묘하게 바라보게 된다.

여러 노래를 듣는편이 아닌데, 좋아하는 노래 픽하면 노래 하나만 한달 내내 질릴때까지 듣는데 추천곡을 한번쯤 들어보게 되네

어차피 내려올건데 왜 올라가는지 몰랐는데 일주일에 한번은 등산화를 신게된다.

거참 까다롭게 별로 안 좋아하는게 많구먼,

모든 뒷모습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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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한 장 남았다고 시작부터 뒤숭숭했던 11월. 생각보다 길고, 포근했던 제주도 가을. 가을이라는 계절이 이랬었나 싶다. 이사 와 뒤숭숭했던 관계들을 정리하면 또 한 살 먹겠네. 마음을 덜어 낸 만큼 채우지는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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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깊은 어둠에 빠져 있어

브로콜리 너마저 '졸업' 앨범이 플레이리스트로 가득 찬 시간

사람 마음을 얻는건 어려워도 잃긴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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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이 갔던 금능. 언제나 좋아. 여기만 오면 편안해져서 잘 웃고, 잘 울지. 각자의 방식으로 안녕이라는 인사로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던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었으니 실컷 아파하고 시간을 갖다보면 보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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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년전 제주도에 집구한다고 서울과 제주를 주말에 오가며 집구했던 일기들을 보니 그땐 그랬나 싶다. 엉엉 울며 화둥이한테 전화 하고, 집구 하는게 힘들 다라는걸 알았지

막상 꿈꾸고 시작 했던 곳에서 드림스컴트류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일년동은 주말과 내 시간을 온전히 쏟 았던 것에 결과는 아쉬워서 짜증나지만 인생에 값진 경험을 했다. 늘 대학도, 취업도 늦게 시작해 나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 났는데 역시나 스트레스 였다.

힘들었는데 아이러니하게 행복했다. 처음에 적응 못했는데 돌아보니 금능해변이 보고 싶으면 퇴근해서 훅 가서 바다를 보고, 카메라 하나들고 제주도 골목길을 걷고, 오름도 올라가고, 사계절 예쁜 제주도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사실 근데 나 진짜 뭘 어느 방향으로 살아야할지 잘 모르겠다. 에이씨 될때로 되라 하다가도 또 어디론가 빠져버린다. 누군가 답 좀 줬음 좋겠다. 반숙과 완숙사이. 온탕냉탕.

에라이. 똥싸고 출근이나 하자.

오늘 점심은 뭘 먹지.

어머 출근인데 드라이가 너무 잘 됐네.

나는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 굉장히 후회하는 성격이 있어 이번만큼은 후회를 덜하자 생각했다. 충분히 일 년 동안 행복했고, 좋았던 시간이었다. 해결할 수 없고, 스스로 치부라 생각했던 것을 친구, 가까운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게 곪아 터졌을 때. 아 잘 못됐다는 걸 느꼈다.

타인이 보는 나의 세상과 내가 보는 나의 세상은 분명 다르다. 혼자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 나이쯤 되면 적어도 이쯤이면. 근데 나도 나를 모르겠다. 스스로 솔직해자고 생각했던 다짐들이 무뎌 지 시작했을 때 모든 결정을 미루고 또 미뤘다.

돌이켜보면 이렇게 될 줄 알았겠냐. 그니까 조금 더 힘을 내보련다.

20대에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들을 해보려고 하는데. 또 힘들어서 찡찡거리고, 혹여나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고 해도. 늦지 않았을 거라 믿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네가 있으니까. 너만 지금 내 옆에 있으면 힘이 될 것 같으니까. 내가 얼마나 많은걸 버리고. 어찌 내려왔는데. 등치는 산만한데 생각만 많아 병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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