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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 아저씨 Dec 10. 2019

커리어 다시 만들기

경력 전환을 위한 새로운 공부는 효과가 있는가?

요즘 중고등학교 과정을 보면 직업체험, 진로상담, 진로 분야 검사 등 직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일찍부터(예전에 비하면) 자신의 적성을 찾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이 생긴 것은 매우 바람직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잘 발견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의 효율성 보다, 필요성을 바라보고 잘 운영될 수 있는 투자와 실행을 고민하고 운영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직업 선택과 전공, 직장 등에 대한 고민은 많이 사라지겠지....라고 생각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이와 같은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프로그램들이나 커리큘럼이 실제적인 도움이 되고 있을까?     

 이 프로그램들의 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수많은 논문들에서 검증이 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글에서 나는 그 효과성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진로를 위해 결정을 내리게 되는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실제적인 적용에 있어서 느낀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때는 고3 때 일 것이다. 대학에 진학한다는 전제하에 전공을 선택하고, 그 전공에 따른 직업을 선택하는 출발점을 결정하는 시기이다. 이때 본인의 적성과 기호에 따라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다면 제일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진로에 대한 고민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업을 준비할 때 일 것이다. 이젠 이론이 아닌 실 생활의 문제가 되는 지점이다. 

이렇게 진로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고 직업을 갖게 되면 진로 걱정은 끝날까? 직장 생활을 몇 년 하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이 직업에 맞는 걸까? 흔히 1년, 3년, 5년, 10년 정도의 주기로 직장에 대한 회의를 생각한다고 한다. 그리고, 직장이 아닌 직업에 대해서까지 회의의 영역이 확대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진로에 대한 세 번째 고민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각각의 지점에서 어떻게 결정이 이루어질까? 고3 때.. 이때 진로 결정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존재는 부모님이다. 이는 직접적인 부모님의 권유( 거의 결정에 가깝겠지만) 뿐만이 아니고, 직업을 진지하게 생각한 자녀 본인의 결정을 포함해서이다. 내 아이들과 주변의 예를 보면(지극히 주관적이긴 하나), 부모의 직업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직의 경우에 일찍부터 그 분야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익혀야 하는 전공은 본인의 결정에 있어 자라온 환경과 유전자의 특성(적성과도 연관이 있을 듯 한)이 반영된다고 보인다.

이런 경우는 나중에라도 큰 부작용이 없을 것이지만, 문제는 본인의 의사가 상당히 적게 반영되거나, 잘 모르고 선택했거나, 전망이 있다고 해서-"취업이 잘된다고 해서"- 결정한 전공은 졸업과 취업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고민이 극대화된다. 다행히 본인이 흥미를 잃지 않고 유지한다면 절반 이상의 성공은 기대할 수 있지만, 그러한 고민을 뒤로한 채, 일단 취업이란 인생 목표를 이루는데 집중하여,  목표를 이루고 , 특히나 그것이 대기업 취업이라면 더더욱, 1,3,5,10의 숫자와 친해지는 상황이 일어날 확률은 급격히 늘어난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이미 결정했고 시간은 흘렀는데, 나보고 어쩌라고..

 

여기서 잠깐 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위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들 이야기처럼 썼지만 사실 나의 경험담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학교 전공은 아버지의 의견을 많이 수용했고, 졸업할 때 정말 운 좋게 중견기업(지금은 대기업군이라고 하지만)에 입사할 수 있었고, 8년을 일했다, 아, 위의 1,3,5는 나에게는 해당이 없었다. 그런데, IMF가 고민할 겨를 없이 다가왔고, 나는 위기는 기회라고 새로운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 새로운 선택이 위에서 말한 세 번째 지점과 맞닿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외부 환경의 상황으로 인해 새로운 선택을 모색한 것이 다를 뿐, 요즘 본인의 회의와 고민으로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경우, 또는 약간 다른 길로 가보고자 하는 선택을 하는 것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이 경우 가장 많은 선택은 학업이다. 단기간에 집중해서 새롭거나, 조금 변형된 분야로의 접근은 학업을 통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선택은 역시 MBA 과정인 것 같다. 아니면 본인이 생각하는 분야의 대학원, 나 같은 경우는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기술학교(외국의)를 택했지만, 역시 교육기관에 몸과 생각을 맡겨보게 되었다. 


현재 나는 헤드헌터,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일의 특성상 가끔 취업과 관련된 상담이나 강의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대학 졸업반 취준생이나 경력직 이직을 위한 컨설팅 등. 최근 몇 년은 국내 최고의 MBA 졸업생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컨설팅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들 졸업(예정) 생을 만나고 상담을 할 때, 많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실효성, 또는 효과성이라는 단어이다. 커리어 컨설팅을 신청한 그들에게 꼭 물어보는 질문은, MBA 가 의미가 있었는지? 처음 입학할 때와 지금 졸업을 앞두고 MBA에 대한 생각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이다. MBA에 대해서는 각자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시간을 통해 배운 것의 가치를 생각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나름대로의 의미부여에도 불구하고, 입학할 때와 지금의 차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많은 기대를 안고 시작했으나 현실의 벽은 높은 것 같다'가 거의 비슷하게 나온 결론들이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고의 대학에 속하는 이들 MBA 과정은 입학하기도 쉽지 않고, 등록금 또한 만만치 않은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학 당시에는, 이 과정을 마치고 나면 성공적인 커리어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졸업할 때 실제로 커리어 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을 인식하게 된다. 이런 현상의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의 수요가 어떤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경력직 인재에 대한 기대는 '전문성'이다. 전문성의 평가를 위한 기본적인 구성요소는 '경험(경력)'+ 해당분야 전문지식' 이 있는가 일 것이다. 그 분야에서의 능력은 이 전문성을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 냄으로서 증명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경력을 고민하고, 전문지식의 습득을 위해 더 많이 학습하려 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커리어를 바꾸려고 하는 고민하는 그때,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해당분야의 전문 지식이란 것이다. 새로운 분야를 해보려고 한다면 우선 학습이 필요하니까 최고의 MBA 과정이나 석사과정을 통해 전문지식을 습득하면 새로운 분야로의 전환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결론부터 이야기해보자. 이런 과정을 겪으면 경력 전환이 쉬워질까? 나의 대답은 쉽지 않다이다. 절대 안 된다도 아니고 분명히 된다 라고도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결코 쉽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면 어쩌라고?.. 그래서, 몇 가지 풀어갈 방법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경력 전환의 기회는 기존 경력과 반비례한다. 이 말은 아니다 싶으면 빨리 결정하고 새로운 plan으로 옮겨 타라는 것이다. 경력이 쌓이면 쌓일수록 선택지는 줄어든다.  대학 졸업 때의 선택이 안 맞는다고 심각하게(?) 고민이 된다면, 그래서 '이산이 아니가벼.. '라고 한다면, 빨리 다른 길로 결정하라는 것이다. 물론, 이 선택의 전제는 정말 심각한 고민의 결과여야 한다는 것이다. 커리어 측면에서 첫 직장은 최소 3년 이상 다니라고 이야기하는 내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인생을 놓고 이 일이 안 맞는다고 결단을 해야 할 정도의 진지함이 있는 경우이다. 1년 해보니 생각보다 힘들고 재미도 없어서 이 일이 안 맞는다고 결론을 내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이다. 힘들고 재미없는 이유는 수십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기대치가 컸을 수도 있고, 좋은 회사가 아니어서일 수도 있고, 성격이 문제일 수도 있고, 상사가 이상한 사람이어서 일 수도 있다. 그것과 구분하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첫 직장은 최소 3년..!!


'그래서 3년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 5년이 되었다. 대리 달고 보니 이제 익숙해져서 예전 같은 열정이 없어졌다. 아. 참고 다녔는데 '이 일이 안 맞나? ' 회사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데.. 이 일보다 뭔가 나를 깨우는 일을 하고 싶은데, 더 늦기 전에..'

물론 경력 전환을 생각하는 경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단순하게 생각하고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무언가 새로운 분야로 바꾸고 싶다는 경우, 

그 목표한 방향이 명확한지, 그 분야(직업 또는 직무)에 대한 시장조사가 되어있는지, 내가 그 분야를 잘해나갈 근거는 무엇인지, 단순히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어서는 아닌지 등을 '막연하게'가 아닌, '현실적으로' 자신에 대해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으로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 찾기가 필요하다. 물론 이과정에서 MBA 도, 대학원도, 학원도, 상황에 따라 우선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단, 이들이 다른 선택지와 비교했을 때 그중 한 가지라고 생각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경력 전환을 이야기함에 있어 일반적인 경우, 180도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를 하다가 요리사가 되고 싶다던지. 공학 전공의 경력자가 재무분야의 일을 하고자 한다던지 등등), 지난 경력보다 좀 더 확대된 영역이나, 유사 직무군으로의 이동이 주를 이룬다. - 회계담당업무에서 회계사나 재무 기획으로의 업무 확장이나 전환, 영업업무에서 마케팅으로 전환, 마케팅 업무에서 컨설팅 업무로, 인사나 지원업무에서 영업업무로 등등 - 이러한 경력 전환의 기회와 방법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나올 수 있다. 순환보직이 가능한 회사에 근무하는 경우,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경우, 순환근무 없이 이동이 어려운 조직에 근무하는 경우 등에 따라 'PLAN B'는 달라져야 한다. 

평소 데이터에 관심 있는데 관련 마케팅 업무를 해보고 싶다면, 데이터 마케팅 관련 자격증을 노려보는 것도 '옵션 중의 하나' 일 수 있다. 프로그래밍에 관심 있는 문과생이라면 전문 교육기관에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ROI를 생각해보자.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OPTION 중에 시간과 노력과 비용의 모든 '인풋'을 계산해보고 그 일정기간 이후의 '아웃풋'을 생각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이 '아웃풋> 인풋'인 옵션에 '투자'해야 함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아, 한 가지.. 여기서의 '아웃풋'에 대한 정의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다를 것임을 이야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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