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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트라 Mar 18. 2020

가정용 정수기를 사용하는 이점

지구를 위한 작은 움직임





하루에 나는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사용할까? 나는 대체로 언제, 어떤 플라스틱을 주로 사용할까? 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일회용컵도, 비닐봉투도 아닌 바로 물, 페트병에 담긴 생수였다.

결혼 전 십년 가까이, 긴 시간 혼자 살다보니 정수기를 설치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당연하게 페트병에 담긴 물을 사서 마셨었다.

플라스틱을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도 물 만큼은 끓여먹지 않는 이상 시판생수를 사마시는 것엔 별다른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끓여먹는 시도를 안해본 건 아니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라 그런지, 매일 물 끓이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500ml에 담긴 생수를 하나씩 들고 다니며 마시고 버리는 것에서 2L 생수를 사서 텀블러에 옮겨담거나, 머무르는 곳에 혹 정수기가 있다면 그 곳에서 물을 담는 것이다.



그러던 작년 어느날, 우연찮게 SBS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플라스틱> 편을 보았고, 이전까지는 ‘내가 지구를 위해서 무언가 하고 있구나.’ 라는 감수성으로 접근했던 플라스틱 문제가
이제 내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라는 두려움과 지난 날들에 대한 반성, 나아가 일말의 사명감을 가지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부분은 나도 매일 먹는 페트병에 든 생수병 안에서 일어나는 플라스틱의 변화였는데, 해양생태계를 파괴하고 많은 동식물을 변형과 죽음으로 몰고갔던 그 무서운 미세플라스틱이 우리가 흔히 마시는 시판 생수의 90프로 이상에서 검출되었다는 점,
특히나 여름철에는 그 페트 안에 생수가 장기간 보관되고, 운반되는 과정에서 열을 받아 플라스틱은 더욱이 빠른 속도로 더 작은 입자로 분해가 되고  환경호르몬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였다. 지구를 위해 플라스틱을 쓰지 말아야 하는 일이 나를 위해서도, 라고까지 확장된 것은.
그러자 더욱이 박차를 가해서 플라스틱을 쓰지않고, 그 어떤 것에도 해끼치지 않고 살고 싶었다.

 /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들, 무지에 의해 다양한 위험 요소들을 떠안고 살았던 시간들, 그것들을 알아차리고 변화하겠다라는 마음을 가지는 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래서 정수기 설치를 알아보던 차에 만원정도 하는 필터만 한달에 한번 교체해서 사용하면 전기료도 들지않고 매일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브리타정수기’ (BRITA) 를 알게되어 지금까지 쭉 사용하고 있다.

독일제품이지만, 한국형 필터가 있어서 한국수질에 맞춰 정수되며, 용량도 다양해서 선택의 폭도 넓다.
내가 사용하는 제품은 비교적 최근 출시된 모델인 ‘마렐라쿨’ 인데, 2.4L라 냉장고에 쏙 들어가는 크기라 불편함이 전혀 없이 사용하고 있다. (정말 강추!)

매주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페트병을 버리는 수고로움도, 플라스틱을 매일 배출해내는 죄책감도 덜 수 있어 정말 좋다.

참고로 아침에 눈뜨자마자 콜라를 벌컥벌컥 마시던 내 남동생은 이제 브리타 정수기에 담긴 시원한 물을 마신다. 이유를 묻자, 물 맛이 좋으니 굳이 콜라가 생각이 안난다고. 신혼집에도 당연히 브리타를 쓴다.
⠀⠀
신기하게도 브리타 정수기 필터 교체 주기가 1개월이 넘어가는 순간, 정수기능이 되지 않는지 수돗물 맛이 나기시작한다. 필터는 미리미리 쟁여두기를!


이전까지는 플라스틱을 쓰지않는다는 건 어쩐지 멀게만 느껴지는 지구를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지구를 포함한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현명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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