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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트라 Mar 30. 2020

소비를 줄이는 무해한 방법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친환경 라이프는

나의 삶, 아주 많은 부분을 변화하게 만들었다.



생각과 가치관과 같은 정서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건강과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화했고,

무엇보다 정말 많이 변한건 나의 주머니 사정이다.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접하기 전엔,

물건이 많아서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야할만큼

나는 굉장한 맥시멀리스트였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작은 습관들이 모이고 모여 지출을 매우 많이 줄일 수 있었다.

2017년보다 2018년에 소비가 30프로 가량 줄었다면, 2018년대비 2019년에는 반이상 감소했다.

지난 2020년 1,2월은 내가 경제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지출이 적은 날들이지 않았나 싶다.


너무나 자연스런 과정이었고, 결과였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작은 습관들인지,

그리하여 무엇이 얼마나 줄었는가를 크게 의식주로 나누어서 한번 소개하고자 한다.








1. 입고 쓰는 것




1. 옷소비 줄이기



환경오염의 주 원인 중 하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최신 유행을 반영하여 상품 회전율이 빠른 '패스트패션 (fast-fashion)' 이라고 한다.


그 옷들을 이루는 폴리에스테르나 레이온 같은 섬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옷들을 세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은 고스란히 바다로 흘러들어가 해양생태계를 위협한다.


그래서 내가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사야한다면 유기농, 재생폴리소재의 옷을 고르며

무엇보다 '옷 사지 않기' 를 실천하고 있다.

갖고싶은 옷이 생길때마다 옷장을 한번 열어본다. 아마 비슷한 옷,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방법으로 매달 평균 30만원의 지출을 줄였다.





2. 화장품 / 욕실용품 간소화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화장품과 욕실용품에는 많은 화학성분과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다. 꼭 필요한 것들로 간소화하고, 가급적 플라스틱을 피했다.


플라스틱 대신 종이스파우트에 들어간 맞춤형 화장품을 사용하고 샴푸바와 천연비누만으로 온 몸을 씻는다.


(좌) 샴푸바& 천연비누 (우) 종이스파우트 용기의 올인원 화장품



주기적으로 구입해야했던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 (화장품 금액의 70%이상이 용기값이라고 한다.)

그리고 불필요하게 많이 사용했던 욕실제품들이 줄어드니 소비는 물론

욕실과 화장실이 정말 호텔처럼 깨-끗하다. 청소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3.위생용품 : 생리팬티 / 면생리대


여성이라면 한달에 한 번 꼭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일회용 생리대.

몇 해전 생리대에서 유해화학물질이 검출되었고,

일회용 생리대가 썩는데 450년이라는 세월이 걸린다는 정보에 생리팬티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처음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을 제하면, 돈들일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걸 떠나서 착용감이 좋은 것은 물론 샐 걱정이 없어 마음까지 몹시 편하다.





나는 생리팬티 6장과 교체용 라이너 두개, 면 팬티라이너 3장으로 충분히 보낸다.

손세탁 해야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환경적으로나 개인 건강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이로운 점이 훨씬 많다.





4.생활용품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들이 있다. 자연유래제품 혹은 천연제품을 선택한다.


주방세제는 '천연주방비누' 로 쓰는데, 성분이 착해서 설거지는 물론 과일,채소까지 세척한다.

세탁세제는 '소프넛' 이라는 열매를 사용하는데, 세탁력+섬유유연효과는 물론 표백효과까지 무척뛰어나다. 5~8번 재사용이 가능함은 물론, 생분해까지되니 정말 신세계가 따로없다.

욕실청소는 '구연산' 을 주로 사용한다.


섬유탈취제나 공기탈취제로는 '편백수' 를 사용하는데, 탈취는 물론 향균효과까지 있으며 화학성분이 없어 부담없이 쓴다.







(좌)소프넛 (중간)편백수 (우)주방비누




친환경 라이프를 실천하기 이전에는 용도별로 무척많은 화학성분 가득한 생활용품들을 써왔다.

약 4~5가지 제품만으로 모든 청소와 세탁을 하는 지금에서야 드는 생각은 '과연 그 많은 기능의 제품들이 정말 필요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아마도 우리는 수많은 마케팅, 광고에 노출됨으로써 필요 이상의 것들을 꼭 필요하다고 속는 것일지도 모른다.








2. 먹고 마시는 것


1. 음료 : 물 & 개인텀블러 지참



매일 먹는 물, 아주 오랜 시간 2L 생수를 사마셨다.

돈도 많이 들고, 매번 분리수거 하는 것도 일이었다.

친환경정수기 '브리타'를 쓰고부터는 경제적임엔 물론

매번 분리배출해야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지고,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다는 뿌듯함도 엄청나다!


(좌) 브리타정수기 마렐라쿨 (2.4L) / (우) 텀블러, 하이드로플라스크




뿐만 아니라 개인용 텀블러를 늘 소지하고 다니면서 일회용컵의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음료값도 대폭 줄였다.

외출 시 습관처럼 사먹었던 커피, 생수. 모두 아끼니 매달 8만원 가까이 줄일 수 있었던 것, 실화!

심지어 많은 카페에선 텀블러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2.채식 위주의 식사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자동차와 공장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13%)이다.

그보다 더 큰 원인이 가축사육을 하는데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라고 한다. 무려 18%!


환경운동가들은 말한다. 채식위주의 식사는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며,

한명의 채식주의자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주1회 채식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나 역시 채식지향 식단을 지키며 식습관이 정-말 많이 바뀌었고, 그만큼 몸도 변화했다.



교토의 채식식당 'Veg Out'에 쓰여있던 슬로건



또 음식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며, 가급적이면 집에서 해먹는 밥, 도시락을 선호하게 되었다.

채식위주의 식습관, 내가 해먹는 식사를 하며 외식이 줄고, 식비가 정말 많이 줄었다.

아마 가장 지출이 줄어든 항목이 식비일 것이다.





3.에코쇼핑 : 직거래 & 제로웨이스트




(좌) 마르쉐 (우) 다회용기와 소창에 포장해온 빵



먹거리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며, 음식이 내게 오게될 때까지의 '생산 - 포장 - 운송' 전과정을 그려보게 되었다.


가급적이면 온라인보다는 직접 눈으로 보고 소량구입하는 직거래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비닐, 포장들을 최소화 하기위해 장바구니와 다회용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곧 그것들은 계획적인 장보기로 이어졌고, 충동구매나 대량구매를 하지 않음으로써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약간의 번거로움은 수반되지만) 신선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했다.







3.살아가는 일, 활동






1.이동수단 :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직장과 집이 멀어진 지금은 불가피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작년까지는 한겨울을 제외하곤 늘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길은 시간을 마련해 자주 걸어다녔다.


오랜 시간 나의 두다리가 되어준 자전거 Scott Sub 40


택시나 자가용 대신 이러한 방법은 당연히 교통비를 감소시킨다.

실제로 나는 자전거 출퇴근을 하며 한달에 10만원의 교통비를 아낄 수 있었다.


정말 놀라운 혜택은 교통비는 물론, 걷고 자전거를 타는 시간들이 기분전환에도 좋고 많은 영감들을 줄 뿐더러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것이다.




2.아나바다 운동


친환경 라이프를 지향하며 무언가를 소비해야 할 때 항상 미리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IMF시절 전국민이 함께했던 #아나바다운동 이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


소비를 근절하는데 굉장히 많은 도움을 준다.

소비하고자 하는 많은 것들이 아마 필요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3. 리사이클 & 업사이클


리사이클, 재활용의 기본은 분리배출 아닐까 싶다.

잘 세척해서 용기에 붙어있는 비닐이나 종이등은 떼서 배출한다.

많은 지역에서 우유곽을 일정량 모아가면 롤휴지로 교환해주기도 한다!


버려지는 물건을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는 것!

식물키우기를 좋아하는 내겐 화장품 용기, 요거트 용기가 모두 다육이 화분이 돼주었다.






4. 소비할 거라면 고품질의 오래 쓸 수 있는 것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소비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나의 경우 최근 결혼을 하며, 집에 들이는 많은 가구와 가전제품이 그러했다.

디자인만 고려해서 그때 그때 인테리어 유행따라 살 수도 있었지만,



나는 '오래 쓸수 있는 것, 나의 생활습관에 어울리는 내구성이 좋은 것' 으로 구입했다. 최소 십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당장엔 지출이 크지만 길게 봤을 때엔 그것이 오히려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팁이 있다면,

한가지 물건이 꼭 하나의 기능을 할 필요가 없다라는 선입견을 내려놓으면

이미 갖고 있는 물건의 역량이 무척이나 확장될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너 하나 그렇게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다고 해서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온실가스가 얼마나 줄어들 것이며, 지구가 달라지긴 하겠냐고.



하지만 나는 안다.

요가 수련을 하면서 별 다를 것 없는 매일 한 동작, 한 호흡, 땀방울이 모여

신체가 변하고 그리고 정신이 변화하는 것을 끊임없이 경험한 나는 티끌의 힘이 얼마나 큰지 안다.


그리고 아마 당신도 경험을 통해 알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그저 주어지지 않았고, 매일 나의 노력과 의지가 모인 결과임을.


한 사람 한사람의 의지가 모인 촛불집회로 정치 개혁이 일어나고, 그로인해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음을.

우리 모두 티끌의 힘,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어찌보면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며 자연스레 파생된 지출의 감소는

내가 얻은 혜택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명쾌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지출의 감소는 내게 덜 일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그로인해 온전한 나와의 시간, 또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더 많이 갖을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이 사색하고, 더 많이 읽고, 많이 쓰며,

하루의 많은 순간들을 여유롭게 음미하고자 눈을 감는 시간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그런 시간들은 놀랍게도 내게 아주 많은 영감을 준다.


그러자 내가 진짜 추구하는 일이 무엇인지, 나의 성향과 상황에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이 일어난다.

나의 신념과 가치관이 명료해짐이 느껴지고, 삶의 주도권을 내가 꽉 쥐고 있다라는 확신은 일과 삶을 열정과 사랑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러므로 티끌의 힘은 실로 엄청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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